사상 초유 수능성적 사전 유출…수험생 혼란
312명 발표 이틀전 성적 조회
평가원 “모의 테스트 중 유출”
예정대로 내일 공식 성적 발표
대입전략 형평성 문제 불거져
2019년 12월 03일(화) 04:50
수능 성적 공개 전 한국교육과정평가원 홈페이지에서 수험생이 성적을 확인하는 사태가 발생하면서 광주·전남을 비롯한 전국의 수험생들이 혼란에 빠졌다.

온라인상에서 일파만파 확산된 성적표를 토대로 등급컷과 원점수, 표준점수 등을 비교해 대입 전략을 바꾸는 등 공식 성적 발표전부터 수험생들의 움직임이 분주해지고 있다.

2일 교육계에 따르면 지난 1일 밤 11시께 16만여 명이 이용하는 수험생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에 ‘수능 성적표를 미리 발급받았다’고 인증하는 글이 게시됐다.

게시글 작성자는 “웹 브라우저의 개발자 도구 기능을 이용해 클릭 몇 번 만에 가능하다”며 실제 설명하는 글을 올렸고, 이후 1∼2시간 만에 주요 수험생 커뮤니티 사이트는 수능 성적을 확인했다고 인증하는 글이 도배가 됐다.

이들이 이용한 방법은 웹 브라우저 개발자 도구 기능을 통해 기존 성적 이력의 연도를 ‘2020’으로 바꾸는 방식이었다. 이 때문에 기존에 수능을 보고 성적을 받아 봤던 재수생 등 ‘n수생’만 가능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성적이 공개되면서 수험생들은 서로 표준점수와 등급을 비교해 ‘공식 등급컷’을 유추하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실제 광주지역 고교생들도 이렇게 유추된 등급컷을 친구들과 나눠보면서 평가원이 실제 점수를 발표하기 전부터 대입 전략 세우느라 분주하게 움직이는 등 혼란스러운 분위기다.

올해 수능을 치른 광주의 한 고교 3학년 김모(19)군은 “친구들에게 SNS 메신지로 등급컷을 받아 봤다”며 “수학 나형 2등급컷이 기존 알려진 75점보다 높은 76점으로 나타나 급히 대입 전략을 바꾸고 있다”고 귀띔했다.

현재까지 온라인상에서 집계된 원점수 1등급컷은 국어 91점·수학 가형 92점·수학 나형 84점으로 확인되며, 2등급컷은 국어 85점·수학 가형 85점·수학 나형 76점으로 알려졌다.

이들 점수는 실채점 결과가 발표된 뒤 일부 수정될 수 있으나, 수험생과 교육현장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다는 점에서 평가원의 허술한 보안관리를 질타하는 여론도 만만치 않다.

광주의 또 다른 수험생은 “일부 수험생은 수능성적을 미리 알면 수시모집에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했는지도 미리 알 수 있어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평가원은 성적을 미리 공개해 형평성에 문제가 없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평가원은 수능 성적 사전 유출 사실을 공식 인정했다. 성적 공개를 앞두고 사전 모의 테스트를 하는 과정에서 수능 성적증명서 발급 서비스와 올해 수능 성적 데이터가 연결돼 있었는데, 이 사실을 발견한 한 수험생이 성적을 조회했다는 것이다.

이번 사태로 인해 지난 1일 밤 9시 56분부터 이날 새벽 1시 32분까지 3시간 36분간 수험생 312명이 본인 성적을 사전 조회하거나 출력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평가원은 수능 성적은 당초 예정대로 4일 오전 9시에 제공하기로 했다. 성적을 사전에 조회한 312명과 온라인에 최초 유포한 수험생에 대한 법적 조치는 법률 전문가 자문 등을 통해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박기웅 기자 pboxer@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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