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다, 여성 시인보 백년 100인보 한경용 지음
2019년 10월 04일(금) 04:50
우리 민족 최초의 서정시인은 고대국가의 ‘공무도하가’를 부른 여성이다. 그러한 관점에서 보면 ‘여성 시인은 한류문화의 원천’으로 볼 수 있다.

시집 ‘빈센트를 위한 만찬’의 시인 한경용이 ‘넘다, 여성 시인보 백년 100인보’를 펴냈다. 100명의 인물을 소재로 출간한 시집은 1910년대부터 2000년대 시인까지를 아우른다. 시집 제목 속의 ‘넘다’라는 말은 “필자 자신의 곤경을 넘다, 여성 시인들의 역경을 넘다, 독자와 사회 모두가 처한 언덕을 넘다”를 뜻한다.

한경용 시인은 여성 시인 100년 100명에서 “남녀가 아니라 을의 입장, 소수자, 약자에 대한 인간애를 노래했다”며 “현대가 잃어버린 감성을 찾아서 100년을 뒤돌아보는 것이다. 100년 시인 모두가 곡기처럼 함께 울어보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작품집에는 신여성 시인들과 홍윤숙, 김남조, 문정희, 고정희, 김승희, 황인숙, 정끝별, 나희덕, 이경림, 박정이, 강영은 시인 등을 모티브로 한 시가 수록돼 있다. 특히 남도 출신의 고정희, 문정희, 김승희 시인에 대한 시들도 눈에 띈다. 시대를 아파하고 예술을 노래했던 시인들을 통해 문학사적 위치뿐 아니라 예향의 가락 속에 움텄던 생명과 감성을 주목한다.

정과리 연세대 국문과 교수는 “한국의 여성 시인 100인의 생애를 전달하고 있으며 자주적 삶을 신장시키는 방향으로 길게 이어져 온 한국 여성의 고난과 투쟁의 역사를 한 걸음 한 걸음 산을 올라가는 형상으로 그리고 있다”며 “백 사람은 모두를 암시하고 시인은 삶을 상징하니, 한국의 여성사 전체를 압축하고 있다”고 평한다. <시담포엠·2만5000원>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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