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태구 "판소리와 복싱의 만남, 유일무이한 영화죠"
영화 '판소리 복서' 주연 "온몸 불사르며 연기했어요"
2019년 10월 02일(수) 16:47

'판소리 복서' [CGV아트하우스 제공]

휘모리장단에 맞춰 주먹을 내뻗고, 스텝을 밟는 복서라니. 듣도 보도 못한 소재다. 오는 9일 개봉하는 영화 '판소리 복서'(정혁기 감독) 이야기다. 영화는 '펀치드렁크'(뇌세포손상증)를 앓는 전직 복서가 자신을 응원해주는 민지(이혜리 분)를 만나 오랜 꿈인 판소리 복싱에 다시 도전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주연을 맡은 엄태구(36)를 2일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났다. 그는 "지금까지 한 번도 시도되지 않은 소재인 만큼, 온몸을 불사르며 연기했다"고 떠올렸다. 그는 전직 복서 역할을 위해 실제 선수들의 동계훈련 강도와 비슷한 훈련량을 소화했다. 석 달 가까이 하루 5시간씩 맹연습을 한 덕분에 영화 속에서 프로 선수 못지않은 복싱 실력을 선보인다. "매일 복싱 훈련을 하기가 쉽지 않았어요. 선수들이 대단하게 느껴졌죠. 선수들이 링 위에 올라가는 심정이 제가 촬영 현장에 나가는 기분과 비슷할 것 같아요.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고, 떨리는 그런 기분 말이죠." 영화는 코미디 장르지만, 질감이 굉장히 독특하다. 소재 자체가 이색적인 데다, 스포츠, 로맨스, 판타지, 휴먼 드라마 요소까지 다 들어있다. '피식'하는 웃음을 끌어내면서도, '사라져 가는 것들'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엄태구는 "유머 코드도, 진한 감동도 들어있다"면서 "(복싱 전설) 조지 포먼을 아는 사람들은 포먼과 복싱에 대한 향수도 느낄 수 있다"고 소개했다. 그가 연기한 병구 역시 한마디로 규정하기 어려운 캐릭터다. 말투는 어눌하고, 어리숙하면서도 할 말은 다 한다. 소년 같으면서도, 순정남 매력도 보여준다. 흥과 한을 분출하며 판소리 복싱을 하는 대목에서는 예술인처럼 보이기도 한다. 엄태구는 그런 병구를 정형화한 리듬이 아닌, 재즈 같은 자유로운 리듬으로 연기했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병구를 표현하려고 했어요. 병구는 과거 자신의 실수 때문에 오랫동안 사람들을 만나지 못한 채 체육관에 딸린 방에 고립돼 살았을 거라 생각했어요. 만나는 사람이라고는 아버지 같은 관장님과 체육관 선수 교환 그리고 아이들밖에 없죠. 그런 병구에게 병까지 찾아오게 됐을 때 어떤 모습일까 생각했죠. 무엇보다 병에 대해 진지하게 접근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엄태구는 이 작품에서 연인으로 출연한 걸스데이 출신 이혜리에게서 "밝은 에너지를 많이 받았다"고 회상했다. 영화 '안시성'에서는 AOA 출신 설현과, 드라마 '구해줘'에서는 시크릿 출신 한선화와 함께 연기한 그는 '아이돌 출신 연기자들과 자주 호흡을 맞춘 것 같다'고 말하자 쑥스러워하며 웃었다. "아이돌 출신이라는 선입견은 전혀 없어요. 오히려 제가 그분들의 연기에 많은 도움을 받으면서 연기합니다." 엄태구는 낮고 허스키한 목소리가 트레이드 마크다. 귀에 착착 감기지는 않지만, 대사에 집중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기독교 신자인 그는 "오랫동안 성경책을 소리 내서 또박또박 읽는 훈련을 해왔다"고 말했다. 데뷔 13년 차인 엄태구는 영화 '밀정'(2016)에서 조선인 출신 일본 경찰 하시모토 역으로 강한 인상을 남겼고, 몇 달 전 종영한 OCN 오리지널 드라마 '구해줘2'에서 주연을 맡아 열연했다. 현재는 박훈정 감독 신작 '낙원의 밤'을 찍는 중이다. "배우로서 다양한 연기에 도전하고 싶다"는 그에게 개인적인 소망을 물었다. "가족들이 건강했으면 좋겠고, 신앙생활도 열심히 잘하고 싶어요. 결혼도 하고 싶고요. 이상형이요? 제가 말이 없는 편이어서, 성격이 밝은 분이었으면 좋겠어요. 하하" /연합뉴스
오피니언더보기

기사 목록

광주일보 PC버전
검색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