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식 한국택시광주협동조합 이사장] 협동조합 택시의 미래
2019년 09월 25일(수) 04:50
지난 2016년 12월 29일 옛 전남도청 광장에서 조합원들의 출자금으로 택시 46대의 호남 최초 기업형 협동조합이 출범한 지 어느덧 3년이 가까워집니다. 열악한 택시 환경을 개선하고 조합원이 우리 사주가 되어 민주적 운영, 투명한 회계 처리, 공정한 분배로 자본에 의해 지배되는 기업이 아닌, 사람이 자본을 지배하는 쿱 택시(Coop Taxi)의 탄생은 빛고을 광주시민들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택시업계에선 전국 유일하게 장년 인턴제 및 광주 노인 일자리자금을 지원받아 조합원들에게 혜택을 주었습니다. 덕분에 택시를 처음 운행하는 조합원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조합원들 스스로 지역 사회 봉사를 위한 ‘사랑의 헌혈’과 ‘생명 존중 장기 기증’을 매년 시행하여 협동조합의 뜨거운 피가 지역 사회를 녹이는 뜻 깊은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어려운 이웃과도 함께 했습니다. 매월 카리타스 보호작업장 및 근로복지시설에 조합원들이 기부금을 전달하고 노력 봉사를 하며 미래에 사회적 협동조합으로 가는 밑거름이 되고자 했습니다.

출자금을 낸 우리 사주 조합원이기 때문에 다른 법인 택시에 비해 처우와 수입, 근무 환경이 월등히 차이가 납니다. 저희 조합은 존스턴 버첼의 저서 ‘사람 중심의 비즈니스 협동조합’의 협동조합 생애주기로 보면 초기 설립기에 해당합니다. 초기 설립기에는 ‘집단행동의 극복’이 과제가 되곤 합니다. 잘못되면 조직이 갈라지고 치명적인 상처를 입을 수 있으므로 갈등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하는 문제에 직면합니다.

스테파노 자마니 교수는 ‘협동조합으로 기업하라’라는 책에서 갈등을 해결하는 방법으로 하나는 전쟁을 벌이는 것, 다른 하나는 서로의 차이를 존중해서 더 성장하는 것을 제시합니다. 특히 근거 없는 의혹으로 선동하거나 내부적 민주주의를 무시하는 경우에 조합원 모두가 나서 단호하게 싸워야 한다고 기술합니다. 따라서 조합은 투명하게 회계 처리를 하고 조합원은 사고 없는 안전 운행을 함으로써 우리의 선택과 판단이 옳았음을 증명하도록 함께 힘을 모야야 합니다.

혼자 가면 빨리 갈 수 있지만 여럿이 가면 멀리 갈 수 있습니다. 힘든 삶의 현장에서 고단하게 운행하는 우리가 협동의 깃발을 높이 세우고 함께 나누는 삶의 공동 터전을 우리 손으로 웃으며 만들어 가자는 것입니다.

협동조합은 혼자 가는 길이 아닙니다. 조합원들이 서로 밀어주고 끌어주며 함께 가는 길입니다. 이 길이 쉬이 내달리는 길만은 아닐 것입니다. 이쯤에서 호흡을 가다듬고 우리가 진정으로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 살펴보며 어디로 어떻게 가야 하는지 모두의 뜻을 모아야 할 때입니다. 주인 의식과 공동체 의식을 바탕으로 서비스의 질을 높여 광주시민들에게 ‘노란색 쿱 택시는 다르다’는 인식을 확산시켜야 할 때입니다. 내일의 희망을 노래하며 우리의 존엄을 지켜갈 때 진정한 협동조합의 세상을 만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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