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들어가는 ‘지구의 허파’ 아마존
2019년 08월 29일(목) 04:50
올해 산불 8만6천건 발생…축구장 4453개 넓이 숲 파괴
지구의 산소 20% 생산…범죄·부패 얽혀 벌목·방화 난무
브라질 정부, 산불 진화 재원 부족에도 국제사회 도움 거절

브라질 혼도니아 주(州) 아마존 열대우림의 산불 피해 지역을 26일(현지시간) 한 농부가 반려견과 함께 걸어가고 있다. 브라질 정부가 군병력을 동원해 산불 진화 작업에 나선 가운데 아마존 열대우림의 대형 산불은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남미대륙의 북부와 중부 지역에 걸쳐 있는 아마존 열대우림은 지구 산소의 20%를 생산한다. 아마존 열대우림이 ‘지구의 허파’로 불리는 이유다.

아마존 열대우림은 브라질, 볼리비아, 콜롬비아, 에콰도르, 가이아나, 페루, 수리남, 베네수엘라 등 남미 8개국(프랑스령 기아나까지 합치면 9개국)에 걸쳐 있다. 전체 넓이는 750만㎢에 달하며, 지구 생물 종의 3분의 1이 사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마존 열대우림 산불이 국제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일(현지시간)께부터지만, 브라질 정부는 지금까지 구체적인 피해 상황을 발표하지 못하고 있다. <관련기사 22면>

브라질 국립우주연구소(INPE) 등의 자료를 기준으로 아마존 열대우림 산불은 9천500㎢ 규모로 번진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1월 이후 현재까지 브라질에서 발생한 산불은 8만600여 건으로 2013년 이후 가장 많다.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이 아마존 열대우림에서 일어났다.

환경 관련 비정부기구(NGO)들은 아마존 열대우림에서 이뤄지는 농경지·목초지 확보를 위한 무분별한 벌목과 목재 반출에는 어김없이 범죄조직과 정치인·경찰 간의 ‘어두운 거래’가 개입된다고 지적한다.

아마존 열대우림을 사실상 ‘무주공산(無主空山)’으로 간주한 외지인들이 서류를 허위로 꾸며 토지를 강탈하는가 하면 다이아몬드·금 등을 캐려는 불법 광산업자들이 숲을 마구 파헤치고 있다고 NGO들은 증언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정치인과 경찰, 단속 공무원들에게 막대한 뇌물이 제공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환경 훼손 행위에 대한 단속 자체가 어려울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브라질 사법당국이 지난해 8월에 설치한 ‘아마존 열대우림 태스크포스(TF)’가 1년간 벌인 조사에서만 축구 경기장 4453개 넓이인 3천180㏊의 숲이 파괴된 것으로 나타났다.

아마존 열대우림 훼손에 이처럼 범죄 행위가 연루되면서 환경운동가들은 수난을 겪고 있다.

영국 환경단체 글로벌 위트니스(Global Witness)가 지난달 말에 발표한 보고서를 보면 2002년 이래 브라질에서 활동하다가 살해된 환경운동가는 최소한 653명에 달한다. 환경운동가들에게 브라질은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국가 가운데 하나로 인식되고 있다.

브라질 정부는 지난 주말부터 군병력 4만4천여 명을 투입해 산불 진화에 나섰고, 국방부 장관은 “상황은 점차 통제되고 있다”고 말했으나 정확한 피해 실태와 진화 상황을 공개하지 못하고 있다.

브라질 정부가 지난 수년간 재정위기를 겪어온 탓에 산불 진화에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못한다는 비난도 제기되고 있다.

환경부 장관이 산불 진화 작업에 필요한 재원 부족을 인정한 가운데 아마존 열대우림 지역 주지사들은 보우소나루 대통령에게 국제사회의 재정지원을 받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나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아마존 산불과 관련한 논의를 주도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갈등을 빚으면서 G7의 지원을 거부한 상태다. /연합뉴스

실시간 핫뉴스

많이 본 뉴스

오피니언더보기

기사 목록

광주일보 PC버전
검색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