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박물관으로 떠나는 문화바캉스-박물관은 살아있다
2019년 08월 20일(화) 04:50 가가
손으로 만져보고 공룡 만나고…이름까지 흥미진진
나주 사매기 째깐한 박물관
민속품 손에 들고 사진 찍을 수 있어
목포 자연사박물관
공룡화석 등 세계 희귀 자료 전시
강진 와보랑께박물관
국내 최초 사투리 전시장
나주 사매기 째깐한 박물관
민속품 손에 들고 사진 찍을 수 있어
목포 자연사박물관
공룡화석 등 세계 희귀 자료 전시
강진 와보랑께박물관
국내 최초 사투리 전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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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 ‘와보랑께 박물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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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양 우표박물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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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양 우표박물관 |
‘나야나’ ‘사매기 째깐한’ ‘귀족호도’ ‘와보랑께’ ‘믿거나 말거나’ ‘비움’… 공통적으로 연상되는게 없을 것 같은 이 명칭들은 우리나라에 있는 이색박물관들의 이름이다. 과학관이나 미술관, 민속박물관, 역사박물관 등에만 익숙했던 이들에게는 다소 낯설거나 생소한 박물관들이 의외로 많다. 이름만으로도 궁금증을 갖게 하고 찾아가고 싶은 우리 동네 박물관들을 소개한다.
나주 ‘사매기 째깐한 박물관’은 그동안 보지 못했던, 박물관에 대한 편견을 깨트리기 좋은 이색 박물관이다. 박물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유리관 속 전시가 아닌, 눈 앞 가까이에서 실물을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손으로 만져보는 것도 가능하다. 유물을 손에 들고 의기양양하게 사진을 찍을 수도 있다.
생활용품 외에 흔히 볼 수 없는 희귀한 물건도 있다. 임진왜란 이전부터 군사훈련을 했던 장소(현 나주초등학교)에서 발견된 한자로 적힌 군사훈련 교범이라든지, 일제 식민지 치하때 사용하던 통장도 있다. 잊고 싶은 과거지만 이 또한 우리의 역사라는 생각에 버리지 않고 보관중이다.
◇어린이들에 인기 최고 공룡박물관
자연사 박물관이나 공룡박물관은 어린아이들에게 가장 인기를 얻는다. 가깝게는 해남 공룡박물관과 보성 비봉공룡박물관이 있으며 목포자연사박물관과 해남 땅끝해양자연사박물관도 많이 찾는다.
박물관 벽을 뚫고 탈출하는 초식공룡 말라위사우루스의 실물에 가까운 조형물로 강한 인상을 남기는 해남공룡박물관은 해남군 황산면 우항리에 있다. 1996년 호남 최초로 공룡발자국이 발견되면서 학계의 주목을 받았으며 이후 2007년 이곳에는 공룡들이 지구를 지배하던 까마득한 옛날로 시간여행을 할 수 있는 공룡박물관이 들어섰다.
내부 전시실은 우항리실과 공룡실, 중생대 재현실, 해양파충류실, 익룡실, 거대공룡실, 지구과학실 등으로 구분돼 있다. 백악기 시대 우항리 지역의 지층형성과 퇴적층에서 발견되는 다양한 변화과정을 디오라마를 통해 보여주고, 알로사우루스 진품화석도 만날 수 있다. 전시관 뒤쪽으로는 공룡들과 함께하는 놀이터도 마련돼 있다.
보성의 공룡박물관은 비봉공룡공원으로 검색하면 찾을 수 있다. 2002~2004년 득량면 비봉리 바닷가에서 두 발로 걷는 초식공룡과 공룡시대에 살았던 세계에서 가장 큰 육상 도마뱀 화석이 발굴됐다. 발굴지에 건립된 보성 비봉공룡공원은 진품 공룡알 화석뿐만 아니라 공룡모형과 멀티미디어 쇼를 통해 공룡의 이모저모를 다각적으로 접할 수 있는 테마파크다.
2004년 개관한 목포자연사박물관은 어린 자녀를 두고 있는 부모들이라면 한번쯤은 방문한 적이 있을 정도로 지역 내에서는 많이 알려진 곳이다. 지구 46억년 자연의 역사를 인증하는 공룡화석과 광물, 곤충식물, 조류, 포유류, 어류, 해양생물 등 세계적 희귀자료는 물론 서남권의 역사와 문화를 대표할 수 있는 자료를 수집 전시하고 있다.
눈여겨 볼 것은 지난 2012년 천연기념물 제535호 국가지정문화재로 등록된 육식공룡알둥지화석이다. 2009년 목포와 신안 압해도를 연결하는 압해대교 건설현장 주변 지표 지질 조사과정에서 발굴된 화석 원본으로, 국내 최초 육식공룡알둥지 화석이기도 하다. 세계적으로 그 산출지가 희귀하다고 전해진다.
◇이름부터 재미난 우리동네 희귀박물관
이름이 독특하거나 흔히 만날 수 없는 희귀품을 전시하는 이색박물관도 가볼만 하다.
강진군 병영면의 ‘와보랑께박물관’은 국내 최초 사투리 전시장이다. 사라져가는 사투리와 우리말이 안타까웠던 김성우 관장이 문을 연 곳이다.
‘달걀 폴아 색우지름 삿당께’ ‘고 가스나그를 우짜면 조까이’ ‘글먼 자네가 그돈 돌려 줄랑가’ ‘심 닿는대로 해야지라우’. 입구부터 재미난 사투리를 적어놓은 간판이 웃음을 준다.
전시관 안으로 들어서면 지게와 맷돌 등 옛날 농기구부터 나막신, 짚신, 고무신, 70년대 TV, 석유곤론, 작두 펌프, 미싱, 1940년대 초등학교 가사 교과서 등 김 관장이 수집한 민속생활용품 3000여 점도 함께 전시되어 있다.
담양군 대전면 ‘담양우표박물관’은 우표를 주제로 한 민간 최초의 우표전문박물관이다. 이진하 관장 부부가 평생을 수집한 우표를 활용해 주민들과 담양을 찾은 관광객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지난 2015년 개관했다.
우리나라 최초 문위우표부터 1946년에 발행된 해방기념우표, 1948년 발행된 대한민국 헌법공포우표 등 정치·역사테마를 비롯해 문학·만화·캐릭터·한국의 미·의상·예술·스포츠 등의 우표시리즈가 전시돼 있다. 손편지가 사라져가는 시대에 작은 네모 속에 담긴 역사와 문화 등 다양한 이야기를 알아가는 재미가 쏠쏠하다.
장흥군 장흥읍의 ‘귀족호도박물관’은 조선시대부터 장흥군에서만 자생하는 귀족호도를 다양한 품종으로 육종하고, 명품호도를 관리하기 위해 김재원 관장이 2002년 설립한 사립박물관이다. 표준어는 ‘호두’지만 장흥에서는 ‘귀족호도’라는 상표를 등록해 사용하고 있다. 전시관에는 국내외에서 수집한 500여점의 다양한 호두가 전시돼 있는데 특히 100년에 한 번 나온다는 희귀 육각 귀족호도는 한 쌍에 1억원을 호가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7각 귀족호도 한 벌아 나와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보람 기자 boram@kwangju.co.kr
/사진=나명주 기자 mjna@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