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빙 희망 봤다 … ‘수영의 꽃’ 경영서 개최도시 위상 보여야
2019년 07월 19일(금) 04:50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1주일 중간 결산
성적도 흥행도 저조 … 노쇼 대책 세우고 수영 저변확대 시급

18일 오후 광주 광산구 남부대학교 시립국제수영장에서 2019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경영 종목에 참가하는 한국의 김서영이 훈련하고 있다. /특별취재단=김진수 기자 jeans@

‘2019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가 중반전에 접어들면서 ‘수영 강국’ 들 간 메달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지만, 정작 개최국인 대한민국은 ‘구경꾼’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나마 김수지(21·울산시청) 선수가 여자 1m 스피링보드 다이빙 종목에 출전해 동메달을 획득해 간신히 개최국 체면치레는 했지만, 이번 대회를 통해 수영 인구 저변 확대와 경기시설 확충 등은 시급한 해결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대회 운영에서 있어서는 대회 개막 7일째인 18일 현재까지 큰 안전사고 없이 대회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지만, 여전히 각 경기장에 ‘노쇼’ 로 빈 좌석들이 크게 눈에 띄는 등 대회 중반까지의 흥행성적은 저조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월드컵, 올림픽과 달리 이번 대회는 중계권 문제로 인해 국내 공중파 방송 한 곳이 중계를 독점한데다, 생중계 편성 시간마저 적어 대회 분위기가 좀처럼 고조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수영 선수 저변 확대, 경기장 확충 시급=이번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도 여전히 ‘수영 강국’ 들의 메달 싹쓸이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다이빙은 중국이, 아티스틱은 러시아가 ‘독주’하고 있고 오픈워터 경기는 독일이 강세를 보였다. 중국은 다이빙에서만 금메달 13개 중 현재 9개를 차지했고, 러시아는 아티스틱수영에서 10개 금메달 가운데 현재까지 절반인 5개를 획득했다. 아티스틱은 19일과 20일 프리콤네이션과 팀프리 경기 결승이 열릴 예정이어서 러시아의 금메달 사냥은 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과 러시아가 일부 종목에서 초강세를 보이는 이유는 두터운 선수층과 함께 ‘선택과 집중’의 투자 결과로 분석된다.

반면, 개최국인 대한민국은 이번 대회에서 박태환 이후 8년만에 여자 1m 스프링보드 다이빙에서 김수지 선수가 다이빙 사상 첫 메달을 획득한 것을 제외하고는 이렇다 할 만한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 대한민국 수영 대표팀은 비인기 종목인 다이빙에서 세계 수준으로 도약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수구 종목과 이름도 생소한 오픈워터 수영 종목에서 ‘낯선 도전’을 해온 대표팀은 세계의 높은 벽을 실감하면서도 매 경기마다 최선을 다하는 모습으로 선전을 펼쳐 불모지에서 ‘희망’을 발견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수구와 오픈워터는 그동안 대표팀조차 없었지만, 대회 개최국으로서 참가 자격을 얻으면서 대회 개막을 1∼3개월 앞두고 대표팀이 꾸려졌다. 이처럼 대한민국이 개최국인데도 불구하고 대회 중반까지 두드러진 성적을 내지 못하고 일부 종목에서는 ‘무한도전’을 하고 있는 것은 수영 인구가 많지 않은데다, 경기장 시설 등이 크게 부족해 수영에 대한 관심이 크지 않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대한수영연맹에 따르면 올해 기준 등록 수영선수는 총 3340명에 불과하다. 이 가운데 비인기 종목으로 꼽히는 다이빙 선수는 5%에 불과한 168명 뿐이다.

◇흥행 저조…수영연맹 준비 부족 지적=대회 개막 일주일째를 맞고 있지만, 여전히 대회 흥행은 저조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경기장에 빈 좌석이 많이 눈에 띄고 있다. 이번 대회 입장권 판매는 100%를 넘어서는 등 개막 전부터 흥행이 기대됐지만, 대부분의 입장권이 기업과 기관들의 단체 구매였다는 점에서 각 경기장마다 입장권 ‘노쇼’가 속출하고 있다.

특히 사전에 대회나 종목에 대한 홍보 및 안내가 정확하게 이뤄지지 않으면서 낯선 종목을 대하는 일부 관람객들의 비매너 응원도 지적되고 있다. 학생과 주민들의 단체 관람 등으로 일부 경기장은 어수선한 분위기를 보이고 있고, 각 경기장 주변을 제외하고는 대회 분위기가 고조되지 않는 점도 대회 흥행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밖에 대한수영연맹이 후원사와의 계약 차질로 인해 다이빙 대표팀이 ‘KOREA’라고 쓴 테이프를 부착한 유니폼을 입고 출전하고, 오픈워터 수영 대표팀이 매직펜으로 ‘KOR’이라고 적은 수영모자를 쓰고 출전하는 등 대회 준비 부족이라는 지적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특별취재단=최권일 기자 ck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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