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가-소비자 상생’ 로컬푸드 직매장 매출 급증
2019년 05월 13일(월) 00:00
전남 농협 19곳 지난해 564억원
광주 13곳 매년 50% 매출 신장
대형마트 독점 대안으로 떠올라

농가와 소비자를 직접 연결하는 로컬푸드 직매장 매출이 매년 수십 %대의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농협 전남지역본부가 운영하는 로컬푸드 직매장. <농협 전남본부 제공>

화순군 도곡면에서 오이, 상추, 대파 등 농사를 짓는 송경미(59)씨는 화순 도곡농협 ‘로컬푸드’(Local Food) 직매장에 5년 전부터 농산물을 출하하고 있다. 250평(826㎡) 남짓한 매장은 주말이면 도시에서 찾아온 소비자로 장사진을 이룬다.

송씨는 12일 오후에도 물량을 채우기 위해 자신의 농가에서 차로 10분 거리인 로컬푸드 직매장을 오가느라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었다. 그는 “로컬푸드 직매장에 꾸준히 참여하면서 농협으로부터 우수농가상도 받았다”며 “판매처를 유지하며 안정된 수입을 낼 수 있어 좋고 소비자에게 신선한 먹거리를 직접 전달할 수 있어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소비자는 신선하고 안전한 먹거리를 챙기고, 농가는 안정된 수익을 찾을 수 있는 로컬푸드 직매장은 이제 대형마트 독점구조의 대안으로 자리잡고 있다. 중·소농은 생산한 농산물에 대한 고정적인 판로를 확대할 수 있고 소비자는 다양한 농산물을 복잡한 유통구조를 거치지 않고 전달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도시와 농촌의 상생 우수사례로 꼽히고 있다.

로컬푸드 직매장의 선두주자는 단연 농도(農都) 전남이다. 전남에는 농협 전남지역본부가 운영하는 19곳 등 23개 매장이 지역 소비자들과 만나고 있다.

농협 전남지역본부에 따르면 5월 현재 전남에서는 담양 고서농협, 여수농협 등 총 19개 로컬푸드 직매장이 운영되고 있다. 이들 매장의 최근 3년 간 판매 실적은 ▲344억(2016년) ▲427억원(2017년) ▲564억원(지난해)으로 매년 상승세다. 2016년 2547명이었던 참여 농업인은 올해 4041명으로 증가해 참여가 2배 가까이 늘었다. 매장별로 보면 지난 2013년 9월 전남에서 가장 먼저 문을 연 담양 고서농협이 지난해 71억9500만원의 매출을 올렸고 ▲여천농협 67억9100만원 ▲여수농협 64억5500만원 ▲장성 남면농협 61억900만원 ▲화순 도곡농협 57억4700만원 등이 뒤를 이었다. 품목별로는 원예농산물이 300억원 넘게 팔려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고 축산물은 162억9300만원, 가공품은 96억9600만원 어치 팔렸다.

지난 3월에는 농림축산식품부가 선정한 로컬푸드 직매장 지원 대상 14곳 중 전남이 7곳으로 절반을 차지했다. 담양 봉산·고서농협, 강진농협, 영광농협, 나주 산포농협 등은 1곳 당 12억원을 지원받으며 분리형 매장·농가 레스토랑·교육시설·카페 등 부대시설을 갖추게 된다.

로컬푸드 직매장이 소비자에게 호응을 받는 이유 중 하나는 소바자의 참여기회를 확대한 데 있다.

담양 고서농협은 소비자가 직접 김치와 잼을 만들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을 수시로 운영하고 있고, 화순 도곡농협 역시 커피 내리기, 딸기케이크 만들기 등 온 가족이 함께 할 수 있는 여가행사를 꾸준히 열고 있다.

지난 2013년 10월 북구 두암동에 첫 로컬푸드 직매장을 낸 광주농협 역시 13곳까지 매장을 늘려가며 도시 소비자의 까다로운 입맛을 충족시키고 있다. 4년 전부터는 광산구청 1층 등 6곳에 무인 매장을 운영하며 동네 곳곳에 지역 120여 농가가 생산한 농산물을 전달하고 있다. 두암동 본점의 경우 최근 3년 동안 매출은 ▲1억7800만원(2016년) ▲3억2200만원(2017년) ▲4억9900만원(지난해)으로 껑충 뛰었다.

광주 로컬푸드 직매장 전체 매출은 ▲17억8300만원(2016년) ▲27억9400만원(2017년) ▲45억3800만원(지난해)로 매년 50%를 훌쩍 넘는 증가세를 보였다. 올해 역시 4월까지 19억7700만원의 매출을 올려 실적 전망이 밝다.

지난 달에는 광주·전남지역 로컬푸드 판매 활성화를 위해 광산구 수완동 농협광주유통센터 1층 매장에 50평(165㎡) 규모의 광주·전남 로컬푸드 직매장이 문을 열었다.

김석기 농협 전남지역본부장은 “지역 상생을 위한 로컬푸드 직매장의 운영원칙을 철저히 지킨 덕분에 농가가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며 “소비자 참여형 행사를 늘리는 등 농가 소득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시도를 하겠다”고 말했다.

/백희준 기자 bhj@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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