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추워진 날씨는 사람들의 몸을 움츠러들게 만들고, 새벽의 차가운 공기는 사람이 다니는 길과 도로 곳곳에 빙판을 만들기도 한다. 이런 시기에 가장 조심해야 할 것이 있는데, 바로 낙상이다.

낙상은 넘어지거나 떨어져서 몸을 다치게 되는 현상을 의미하는 것으로 모든 연령층에서 발생하지만 노인층에서 환자가 유난히 많다. 특히 겨울철에 눈이 오거나 낮은 기온으로 빙판길이 생기면 평소보다 환자 수가 급증하게 된다.

이렇게 낙상으로 병원을 찾아온 환자를 살펴보면 가볍게 삔 환자부터 디스크가 터진 경우, 뼈가 부러진 경우 등 증상이 다양하다. 우리가 주의해야 할 질환은 척추 뼈에 금이 가거나 부러지는 경우로 의학적으로는 ‘척추 압박 골절’ 이라고 한다.

이러한 ‘척추 압박 골절’은 낙상 외에도 다양한 원인이 있는데, 간단히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심한 운동이나 갑작스런 충격을 받았을 때, 창문을 열거나 물건을 들어 올릴 때, 가벼운 엉덩방아를 찧었을 때, 어린이를 업을 때, 거실이나 욕실에서 미끄러졌을 때, 골다공증 등의 원인으로 오는 압박 골절 등을 들 수 있다.

척추는 ‘대들보’처럼 우리 몸을 받쳐 주는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하지만 척추 뼈에 ‘골절’이 발생하게 되면, 약간의 움직임이나 체중에도 척추에 부담이 되고, 결국 심한 통증이 생겨 거동이 불편해진다.

여기서 끝나면 다행이지만 거동이 불편하다는 점은 여러 합병증을 동반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대표적으로 심부정맥 혈전증이나 폐렴, 욕창 등이 있다. 또 시기를 놓쳐 치료가 늦어질 경우 점점 척추가 굽게 되는 후만증이 발생해 방치하면 만성 요통으로 남게 된다.

일차적으로 가장 중요한 건 ‘낙상’을 예방하는 것이다. ‘낙상 주의’ 경고문을 눈에 띄는 곳에 붙여두는 것도 좋지만 이러한 방법은 일반적으로 가정집에서 할 수 있는 방법이 아니니 제외하고 살펴보고자 한다.

그렇다면 가정집에서 할 수 있는 낙상 예방 방법에는 어떤 방법들이 있을까? 첫 번째로 집안의 조명을 밝게 하는 것이다. 삼대가 함께 지내는 집이면 몰라도 독거노인이나 노부부가 사는 집은 대체로 집안을 어둡게 해놓고 지내는 경우가 많다. 노화로 인해 눈이 침침한데다 조명까지 어두우면 사고 가능성이 높아진다.

두 번째는 집 안의 전기 줄이나 문지방을 없애는 것이다. 요즘 새로 짓는 집들은 문지방이 없는 경우가 많지만 오래된 집들은 대부분 문지방이 있는데 어린 시절 문지방에 걸려 넘어지거나 발가락을 찍은 경험 정도는 누구나 있을 것이다.

세 번째는 화장실의 낙상 사고를 예방하는 방법으로 타일 자체를 미끄럽지 않는 제품으로 까는 게 좋지만 당장 실행하기 힘들다면 환기를 잘 시켜서 물기를 없애거나 미끄럼 방지 매트를 까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차적으로 중요한 것은 골 감소를 예방하고, 골 밀도를 증진시키는 골다공증 치료이다. 골다공증은 뼈 속에 구멍이 많이 생긴다는 뜻으로, 뼈의 양이 줄어들어 뼈가 얇아지고 약해져 잘 부러지는 병이다. 여성은 50세 전후 폐경이 되면서 빠른 속도로 골량이 줄어들어 폐경 후 3~5년 내에 골 밀도 소실이 가장 빠르게 일어난다. 골 밀도 검사를 해 간단하게 골감소증과 골다공증을 진단할 수 있다.

진단받은 후에는 골 소실을 방지해 현재 골량을 유지해야 한다. 먼저 규칙적인 운동과 뼈를 튼튼하게 하는 칼슘이 풍부한 식사를 하면 도움이 된다. 그리고 자주 햇볕을 쬐는 등 일광욕을 해 비타민D 합성을 도와야 한다.

마지막으로 음주, 흡연, 카페인, 인스턴트 식품, 패스트푸드, 청량 음료 등의 가공식품은 피하고 저염 식사를 하는 것이 좋다. 이 밖에 의사와 상의 후 여러 약물치료를 받을 수도 있다.

더욱 중요한 것은 사고 이후 가벼운 통증일지라도 무시하지 말고 반드시 병원에 가는 것이다. 또한 척추 부위에 압박 골절이 발생했다 하더라도 척추 성형술(척추뼈 내에 특수 제작된 골시멘트를 주입하는 방법)이라는 간단한 시술을 통해 통증에서 빨리 벗어날 수 있으니 걱정하지 말고 의사와 상담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