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바로 알기- 조선대병원 외과 신민호 교수] 간이식
2018년 09월 20일(목) 00:00 가가
간암 재발 막고 간 기능 회복 위한 유일한 방법은 간이식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프로메테우스는 인간에게 불을 건네주었다는 이유로 코카서스의 바위에 쇠사슬로 묶여 독수리에게 간을 쪼여 먹히는 형벌을 받습니다. 매일 밤사이 회복된 간을 매일 낮 독수리에게 다시 먹히는 영원한 고통을 겪는 것입니다. 간은 이토록 회복 능력이 뛰어난 장기이지만 자가 회복 능력을 넘어설 정도로 망가진 경화된 간을 가지고 사는 것은 매일 간을 쪼이는 영원한 고통 속에서 사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경화된 간 암 발생위험 높아=우리나라 간암 환자의 대부분은 B형 간염(72%), C형 간염(12%), 알코올성 간염(9%)에 의한 간경화를 동반합니다. 즉 90% 이상은 간암 발생 전부터 기저 간질환에 의한 만성간염, 간경화를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경화된 간은 정상 간보다 간암발생위험이 30~100배 정도 높습니다. 흡연자가 폐암에 걸릴 위험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은 확률입니다.
따라서 간암에 걸렸을 때 간암 병변을 잘라내는 수술을 받는다하더라도 남아있는 간 또한 간암발생위험이 높아, 이는 마치 흡연에 의해 폐암에 걸린 암환자가 폐 절제 수술 후에도 하루 3~4갑의 흡연을 계속하고 있는 것과 같습니다.
◇간 절제술과 간 이식=간암 병변이 포함된 간 일부를 잘라내는 수술인 간절제술 후의 5년 생존율은 33.6%(2011~2015년, 보건복지부)로 예전에 비해 나아지기는 했으나 다른 암들의 수술 후 생존율에 비해 아직 많이 낮은 편입니다. 이는 남아 있는 간에서의 암 재발과 말기 간경화로의 진행에 의한 사망 때문입니다.
진행된 간경화의 경우에는 간 회복 능력이 심각하게 감소되어 간절제술 조차 불가능하기 때문에 치료 효과가 더 적은 색전술이나 고주파열치료 등 차선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간경화가 있는 간에서 발생한 간암을 국소적으로 치료하는 것은 이처럼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는데, 간암이 포함된 병든 간 전체를 제거하고, 건강한 간으로 대체하여, 간암의 재발 위험을 없애고 정상 간 기능 회복하게 하는 근본적인 치료는 간이식 수술이 유일한 방법입니다. 간암의 치료로서 간이식을 받은 환자의 이식 후 3년 생존율은 90%, 5년 생존율은 80% 이상입니다.
간이식이 가장 이상적인 경우는 ‘진행된 간경화에서 발생한 조기 간암’입니다. 진행된 간암에서는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는데, 평생 복용해야할 면역억제제 때문입니다. 아무리 가까운 가족에게 기증받는다 하더라도 유전적으로 동일한 일란성 쌍둥이가 아닌 이상 우리 면역체계는 이식된 장기를 이물질이나 병균으로 생각하고 공격해 거부반응을 일으킵니다. 따라서 이식된 장기의 기능 회복 및 유지를 위해서는 면역체계를 어느 정도 억제 시키는 것이 불가피한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 몸에서 정상 세포와는 다른 모양과 기능을 보이는 암세포가 발생했을 때 이를 알아차리고 파괴하는 역할을 하는 곳 또한 면역체계입니다. 즉, 면역억제제를 복용하는 상태에서 간암이 재발했을 때에는 아주 공격적이며 광범위하게 발생하게 됩니다. 따라서 재발의 위험성이 낮은 조기 간암에서의 간이식만이 높은 생존율을 보장하게 됩니다.
◇간 이식의 기준=첫째로, 다른 장기로의 전이가 없어야 합니다. 간암이 이미 폐나 뼈로 전이가 되어 있는 상태에서는 병든 간을 때어내더라도 간암 세포를 모두 제거 할 수 없으므로 이식수술이 불가능합니다. 둘째로 간문맥, 간정맥 등의 간으로 들어가고 나가는 큰 혈관에 직접 침범이 없어야 합니다. 큰 혈관 침범이 있는 경우 이미 몸을 돌고 있는 혈액 속에도 간암세포가 돌아다니고 있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이식 수술이 불가능합니다. 세 번째로 간암 병변이 하나인 경우에는 그 크기가 5㎝ 이하여야 하며, 간암 병변이 여러 개인 경우는 개수가 3개 이하이고 그중 가장 큰 것의 크기가 3㎝ 이하여야 합니다.
위 세가지 조건을 충족하는 간암 환자가 간 이식을 받았을 때 간암이 재발하지 않고, 완치될 수 있습니다. 매일 독수리에게 간을 쪼이던 프로메테우스는 영웅 헤라클레스에 의해 독수리가 사살됨으로써 그 고통에서 해방됩니다. 간이식은 간암이 발생하는 원인인 간경화를 함께 없애버릴 수 있는 간암의 가장 근본적인 치료입니다.
한편 조선대병원 장기이식센터는 지난 1999년 광주·전남지역 최초로 간이식 수술에 성공했다. 이어 충청·호남권 최초로 혈액형 불일치 간이식(2013년), 충청·호남 최초 간·신장 동시 이식(2013년), 충청·호남 최초 소아 간이식 (2014년) 등을 성공시켜 장기이식 분야 지역 최고의 의료 기관임을 과시하고 있다.
/채희종 기자 chae@kwangju.co.kr
진행된 간경화의 경우에는 간 회복 능력이 심각하게 감소되어 간절제술 조차 불가능하기 때문에 치료 효과가 더 적은 색전술이나 고주파열치료 등 차선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간경화가 있는 간에서 발생한 간암을 국소적으로 치료하는 것은 이처럼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는데, 간암이 포함된 병든 간 전체를 제거하고, 건강한 간으로 대체하여, 간암의 재발 위험을 없애고 정상 간 기능 회복하게 하는 근본적인 치료는 간이식 수술이 유일한 방법입니다. 간암의 치료로서 간이식을 받은 환자의 이식 후 3년 생존율은 90%, 5년 생존율은 80% 이상입니다.
간이식이 가장 이상적인 경우는 ‘진행된 간경화에서 발생한 조기 간암’입니다. 진행된 간암에서는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는데, 평생 복용해야할 면역억제제 때문입니다. 아무리 가까운 가족에게 기증받는다 하더라도 유전적으로 동일한 일란성 쌍둥이가 아닌 이상 우리 면역체계는 이식된 장기를 이물질이나 병균으로 생각하고 공격해 거부반응을 일으킵니다. 따라서 이식된 장기의 기능 회복 및 유지를 위해서는 면역체계를 어느 정도 억제 시키는 것이 불가피한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 몸에서 정상 세포와는 다른 모양과 기능을 보이는 암세포가 발생했을 때 이를 알아차리고 파괴하는 역할을 하는 곳 또한 면역체계입니다. 즉, 면역억제제를 복용하는 상태에서 간암이 재발했을 때에는 아주 공격적이며 광범위하게 발생하게 됩니다. 따라서 재발의 위험성이 낮은 조기 간암에서의 간이식만이 높은 생존율을 보장하게 됩니다.
◇간 이식의 기준=첫째로, 다른 장기로의 전이가 없어야 합니다. 간암이 이미 폐나 뼈로 전이가 되어 있는 상태에서는 병든 간을 때어내더라도 간암 세포를 모두 제거 할 수 없으므로 이식수술이 불가능합니다. 둘째로 간문맥, 간정맥 등의 간으로 들어가고 나가는 큰 혈관에 직접 침범이 없어야 합니다. 큰 혈관 침범이 있는 경우 이미 몸을 돌고 있는 혈액 속에도 간암세포가 돌아다니고 있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이식 수술이 불가능합니다. 세 번째로 간암 병변이 하나인 경우에는 그 크기가 5㎝ 이하여야 하며, 간암 병변이 여러 개인 경우는 개수가 3개 이하이고 그중 가장 큰 것의 크기가 3㎝ 이하여야 합니다.
위 세가지 조건을 충족하는 간암 환자가 간 이식을 받았을 때 간암이 재발하지 않고, 완치될 수 있습니다. 매일 독수리에게 간을 쪼이던 프로메테우스는 영웅 헤라클레스에 의해 독수리가 사살됨으로써 그 고통에서 해방됩니다. 간이식은 간암이 발생하는 원인인 간경화를 함께 없애버릴 수 있는 간암의 가장 근본적인 치료입니다.
한편 조선대병원 장기이식센터는 지난 1999년 광주·전남지역 최초로 간이식 수술에 성공했다. 이어 충청·호남권 최초로 혈액형 불일치 간이식(2013년), 충청·호남 최초 간·신장 동시 이식(2013년), 충청·호남 최초 소아 간이식 (2014년) 등을 성공시켜 장기이식 분야 지역 최고의 의료 기관임을 과시하고 있다.
/채희종 기자 chae@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