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의 묘미는 술?’맞는 말일까
2018년 09월 04일(화) 00:00

[김아름 남부대 식품영양학과 2학년]

시간이 지나면서 시대가 변해가듯 대학가도 옛날과는 사뭇 다른 모습으로 변하고 있다. 사회에서 걱정했던 부정적인 캠퍼스 문화가 서서히 자취를 감춰가고 있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변하지 않은 것이 있다고 하면 바로 ‘술 문화’이다. 적지 않은 등록금을 내고 자신의 미래를 위해 써야 해야 할 시간에 술로 대학생활을 즐기는 모습은 그리 좋지만은 않다. 물론 술을 즐기는 것이 모두가 보기에 좋지 않거나 무조건 나쁘다는 것은 아니지만, 서로 기분 좋게 즐기자는 뜻에서 생긴 문화가 요즘에 갈수록 도를 넘어서고 있는 것 같다.

과도한 술 문화는 학교 축제 때 주로 볼 수 있다. 축제에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학과에서 같은 대학 학생들은 물론 타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여는 주점과 축제 뒷풀이다. 다함께 즐기자는 목적에서 시작한 주점은 갈수록 학과의 돈벌이 대상이 되어가고, 축제 일로 수고했다는 의미에서 갖는 자리인 뒷풀이는 그저 술판이 돼 버렸다.

사실 대학 축제보다 더 논란과 문제점이 많은 술자리는 MT 때이다. 모든 대학들이 MT 때 논란이 될 만한 일과 문제를 일으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MT 때 선배들이 신입생에게 ‘이제 입학했는데 술 이 정도는 먹어야 하지 않겠냐’면서 술을 권하고 마시게 한다. 절제하는 술자리가 되면 문제 없겠지만, 권주를 넘어서 입학 축하주 등 벌주를 마시게하는 일명 ‘똥 군기’가 예외 없이 등장한다. 이 정도면 술을 빙자한 폭력에 해당한다.

술을 강요해서 마시게 하는 것도 문제지만 그 후에 문제가 더 크다. 올해만 해도 한 여학생이 술을 강제로 마시고 만취 상태로 돌아다니다가 엘리베이터에 손가락이 끼어 절단된 사고가 있었다. 또, 최근 10년간 음주 사고로 숨진 대학생 수만 22명이다. 술을 강요해서 마시게 하는 것도 문제지만 술을 잘하지 못해 거부하면 ‘술을 빼는 거냐’며 그 자리에 함께 어울리지 못하게 만들곤 한다. 또 그 이후로 학과에서 소외당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과도한 술 문화가 낳은 사고들은 대부분 다시 되돌릴 수 없는 결과로 돌아온다.

이러한 술문화는 한 번 겪어 본 학생들이 그 밑 학번 학생들에게 넘겨주고 그 밑으로 또 넘겨주고 하는 순환을 반복하면서 지금까지 계속 이어져 왔을 것이다. 과연 우리는 앞서 말한 과도한 술 문화를 계속해서 이어가야 하는 것 일까. 이제는 정말 반성하고 되돌아 봐야 할 때가 되지 않았을까. 같은 학과 선후배나 동기끼리 서로를 소개하고 알아가며 친목을 다지는 적당한 선에서 즐기는 것은 괜찮지만, 도를 지나친 술 문화는 앞으로 자제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축제나 MT 등의 행사를 할 때 간단한 음주가무는 나쁘다고 만 할 수 없다. 하지만 학업과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함께 즐기는 행사이니 만큼 학생들이 서로 조금 더 알아가고 괜한 술 문화로 소외당하는 학생 없이 모두가 함께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면 어떨까? 전공과 관련된 현장 체험 학습, 교육 프로그램 등을 만들어 학교생활을 함께 즐기는 것도 나쁘지 않은 방법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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