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 DREAM 프로젝트] 제1부 - 저출산의 덫<19>출산장려금 허와 실
셋째 낳으면 1300만원(완도) vs 70만원(무안) … 태어나자마자 차별인가요
전남 5월까지 110억9338원 지급…지자체별 천양지차
지원금 출산율 증대효과 미비…정책 포퓰리즘·먹튀 우려
2018년 07월 17일(화) 00:00
완도에 사는 A씨는 지난 3월 다섯째 늦둥이를 낳아 군으로부터 출산장려금 2030만원을 지원받았다. 조례에 따라 완도에서 1년 이상 거주한 주민이 다섯째를 낳으면 군 장려금 2000만원에 전남도 장려금 30만원을 지원받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2월에는 B씨가 여섯째를 낳아 A씨보다 100만원 많은 2130만원을 받았다.

반면 담양에 사는 C씨는 다섯째를 출산했는데 장려금으로 170만원을 받았다. 담양군이 지원하는 장려금 140만원에, 전남도가 지원하는 30만원을 추가한 금액이다.



◇전남 시·군따라 출산장려금 최대 14배 격차

같은 전남이라도 시·군에 따라 출산장려금이 천차만별이다. 셋째를 기준으로 출산가정이 받는 장려금은 거주지역(완도군 1300만원-무안군 70만원)에 따라 아이 1인당 최대 1230만원의 차이가 난다. 완도군이 무안군보다 무려 18.5배 많이 준다.

아이가 늘어나면 지원금의 격차는 더 커진다. 다섯째에 지원하는 출산장려금은 완도군과 광양시는 2000만원이다. 반면 담양군은 140만원에 그쳐, 1860만원(14.2배) 차이다.

전남 22개 시·군에서 출산장려금을 가장 많이 지원하는 곳은 완도군이다.

완도군은 첫째아이를 낳으면 100만원, 둘째아이는 500만원, 셋째는 1300만원, 넷째는 1500만원, 다섯째는 2000만원, 여섯째는 2100만원, 일곱째는 2200만원을 출산장려금으로 지원한다.

지원금이 가장 적은 곳은 무안군이다. 첫째에게는 지급하지 않고 둘째는 20만원, 셋째는 70만원, 넷째는 120만원, 다섯째이상 170만원이다. 담양군도 상대적으로 적다. 첫째가 40만원, 둘째 90만원, 셋째이상 140만원씩이다.

출산장려금은 시(市) 단위보다 군(郡) 단위가 많다.

셋째를 기준으로 완도군 1300만원, 영광군 1200만원, 광양시 1000만원으로 3곳이 1000만원 이상을 지원하고 있다.

고흥군과 강진군은 각각 720만원, 구례군과 화순군은 690만원, 함평군 670만원, 보성군 600만원, 해남군 570만원, 장흥군·진도군 500만원 등 9개군이 500만원 이상을 출산장려금으로 주고 있다.

상대적으로 적게 지원하는 지자체는 무안군 70만원, 담양군 140만원, 곡성군 290만원, 순천시와 나주시 각각 300만원, 신안군 350만원, 장성군 420만원, 여수시·영암군 470만원 등 9개 시·군은 500만원 이하였다.

◇1년새 출산장려 지원금 13.5% 줄어

물론 출산장려금을 많이 준다고 아이를 낳지는 않는다. 그러나 얼마나 답답하면 지자체들이 앞다퉈 출산장려금을 확대하고 나섰을까 안타깝다.

16일 전남도의회 우승희 교육위원장이 전남도로부터 제출받은 ‘전남도 출산장려금 지원 현황’ 자료에 따르면 전남지역 22개 시·군은 올들어 5월말까지 총 1만5533명에게 출산장려금 110억9338만원을 지급했다.

2016년에는 3만9393명, 226억4069만원, 지난해에는 3만5719명, 211억2136만원 이었다.

해가 갈수록 지원자 수와 지원금액이 줄어들고 있다. 그만큼 신생아가 태어나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

시·군의 출산정책, 재정 여건에 따라 출산장려금의 차이가 있지만, 전남도는 아이가 태어나면 무조건 30만원씩을 지원한다.

전남도가 지원하는 출산장려금은 곧 신생아 수다. 2016년 신생아 1만4190명에게 42억5700만원을 지원했는데, 지난해에는 1만2276명, 36억8280만원을 지원, 1년새 13.5%(1914명, 5742만원) 급감했다.

◇‘먹튀’ 부작용도 속출

전문가들은 “무조건 출산장려금을 확대하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며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출산지원금이 출산율 증대와 직결되지 않는 데다 정책 포퓰리즘으로 흐를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지원금이 커지면서 돈만 챙긴 뒤 다른 지역으로 떠나는 ‘먹튀’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최근 2년5개월간(2016~2018년 5월말) 전남 22개 시·군에서 지원된 출산장려금은 548억여원이었다. 하지만 이같은 지원에도 1122명의 수혜자가 출산 후 다른 지역으로 떠난 것으로 나타났다.

2016년 531명, 지난해 467명이었고 올들어서도 124명이 다른 지역으로 전출했다. 특히 이 중 696명은 전남을 아예 떠났고, 나머지 426명은 전남 관내이지만 장려금을 받은 지역을 벗어났다.

이에 따른 환수 대상금액은 1490만원에 달했다. 여수시가 690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출산정책 모범 지자체로 꼽히는 해남군이 450만원, 화순군이 180만원 등이다.

우승희 전남도의회 교육위원장은 “자치단체 차원의 출산지원금 정책은 각 지역의 소득수준이나 생활형태를 면밀하게 고려할 수 있다는 점에서 효율성이 높다”며 “하지만 금전이나 물품 지원 또는 인센티브에 의존하는 방식의 인구대책은 인구감소를 막는데 한계가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신생아 수에 따라 지원액을 늘리는 출산지원 방식에서 육아·교육 등 성장과정별 지원을 함께 하는 방식으로 정책을 전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정욱 기자 jw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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