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달가슴곰 인공수정 출산 세계 최초 성공
2018년 06월 11일(월) 00:00
구례 종복기술원 지난해 4마리 시도 올 2월 2마리 출산
도전 3년만에…8~9월 자연 적응 훈련 후 가을 방사
구례군에 있는 환경부 국립공원관리공단 산하 종복원기술원이 세계 최초로 반달가슴곰 인공수정 출산에 성공했다.

국내 연구진들은 이번 인공수정 성공으로 반달가슴곰들이 유전적 다양성을 확보해 건강하게 자연에 적응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구례 종복원기술원 증식장에 있는 반달가슴곰 어미 2마리(RF-04, CF-38)가 올해 2월에 각각 출산한 새끼 2마리의 유전자를 최근 분석한 결과, 인공수정으로 태어난 개체로 확인됐다”고 10일 밝혔다. 다만 CF-38이 출산한 새끼 1마리는 올해 5월 알 수 없는 원인으로 폐사했다고 종복원기술원은 덧붙였다.

국립공원관리공단 연구진은 지난해 7월 증식장에 있는 4마리(RF-04, CF-38, CF-37, RF-109)의 암컷 곰을 대상으로 인공수정을 시도했다. 올해 2월 태어난 새끼들이 자연 교미로 태어난 것인지 인공수정으로 태어난 것인지 유전자를 분석한 결과 인공증식으로 태어났음을 최종 확인했다. 이는 전세계에서 처음이다.

곰은 생리·환경적, 그리고 영양상태에 따라 최적 조건이 됐을 때 수정란이 자궁에 착상하는 ‘지연착상’을 거친다. 또한 동면을 하면서 새끼를 출산하기 때문에 새끼를 출산하고 양육하는데 필요한 영양상태가 유지되지 않으면 사산 또는 유산 가능성이 높아 인공 증식에 어려움이 있다.

세계적 희귀종인 팬더의 경우 중국 등 전 세계 과학자들이 수십년 동안 인공수정을 시도하고 있으나 성공률이 25% 미만에 불과하며 지난 2006년에야 최초로 인공수정을 성공했다. 미국의 대표적 동물연구기관인 신시내티동물원과 스미소니언연구소에서도 각각 북극곰과 말레이곰을 대상으로 2008년부터 인공수정을 시도하고 있으나 성공하지 못했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2015년부터 반달곰 인공증식 기술을 개발해 왔으며 3년 만에 성공시켰다.

2020년까지 ‘최소 존속개체군’(유전적 다양성을 확보해 자연 번식이 가능한 최소 개체 수) 50마리를 복원한다는 계획이었던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지난 4월 목표를 조기 달성했다. 하지만 몇몇 우수한 개체만 새끼를 낳고 있어 유전적 다양성이 떨어진다는 우려가 있었다.

이번에 인공수정으로 출생한 새끼 1마리는 오는 8~9월께 증식장 인근의 자연적응훈련장으로 옮겨 야생 적응 훈련을 받은 후 올해 가을에 방사될 예정이다.

반달곰 보호단체인 (사)반달곰친구들 윤주옥 이사는 환경부 차원에서 인간과 반달곰이 공존할 수 있는 사회적 공감대 형성에 노력해야한다”고 당부했다.

/김용희 기자 kimyh@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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