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시사철 연례행사 된 AI, 언제까지 살처분만 할건가
2017년 12월 05일(화) 00:00 가가
‘겨울 전염병’ 봄·여름에도 발생 … 15 년간 피해액 1조원
축산농가 예방백신 시범적용 등 근절대책 촉구 목소리
순천만 2주 지나도록 유전자변형 발표 안해 불안감 확산
축산농가 예방백신 시범적용 등 근절대책 촉구 목소리
순천만 2주 지나도록 유전자변형 발표 안해 불안감 확산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으면서 피해가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지난 2003년 처음 발견때는 겨울철 전염병이었지만, 2015년부터는 봄·여름·가을할 것 없이 연중 발생하고 있다. 바이러스도 변형을 거듭해 치명성이 강화되고 있다.
하지만 검역당국은 근절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닭·오리와 철새를 분리·차단하고, 바이러스에 감염된 닭·오리는 살처분하는 것이 기본 대책이지만 이것만으로는 AI를 막을 수 없다는 것에 모두가 공감하고 있다. 예방백신 시범 적용 등 새로운 대책에 대한 요구가 나오는 까닭이다.
◇15년간 피해액 1조원=우리나라에서 AI 바이러스가 처음 발견된 때는 2003년이다. 나주를 비롯해 전국 10개 시·군에서 19건이 발견됐다. 이로 인해 392농가에서 528만마리의 닭과 오리가 살처분돼 874억원의 피해가 발생했다. 이후 잠잠하던 AI는 2006∼2007년 5개 시·군에서 13건이 발생했고, 다음해부터는 거의 매년 반복되고 있다.
특히 겨울철에만 발견되던 AI 바이러스는 2008년에는 봄에 찾아왔다. 2015년엔 전년 9월에 발생했던 AI가 다음해 6월까지 260일간 지속됐다가 가을에 또 다시 발생했다. 계절성이 아닌 연중 감염병으로 확대된 것이다.
피해 규모도 커지고 있다. 2006∼2007년 겨울 339억원이던 피해액은 2008년 1817억원으로 1000억원을 돌파했다. 2014∼2015년 2975억원, 2016∼2017년 3107억원으로 급증했다. 2003년 최초 발생 때부터 올해까지 15년간 피해액은 무려 1조원(9919억원)에 육박한다.
◇늦어지는 결과 발표에 불안=바이러스는 변형을 거듭하며 더욱 강력해졌다. 2003년부터 10년간 H5N1형만 발견되던 바이러스는 2014년 H5N8형이, 지난해엔 H5N6형이 새로 나왔다. 올해 전북 고창 오리농가에서 발견된 유전자는 H5N6형이지만 한 단계 더 변형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유전자 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순천만 AI 바이러스는 고창 오리농가의 것과 동일한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환경부와 농식품부가 상호 검토를 하느라 시간이 걸려 발표가 지체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창 오리농가 AI 바이러스는 작년 말 유럽에서 유행한 H5N8형 AI와 유럽지역의 야생조류 저병원성 H3N6형 AI가 재조합돼 형성된 새로운 H5N6형이다. 검역본부는 두 개 바이러스가 재조합해 새로운 유형의 H5N6형 AI가 형성됐고, 올해 10월 이후 겨울 철새를 통해 국내에 유입되었을 개연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했다.
순천만 AI도 철새에 의해 유입된 것이어서 동일한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하지만 확정 판정 후 2주가 지났는데도 유전자 검사 결과를 발표하지 않아 지역주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특히 ‘새로운 유형의 바이러스’ 출현과 ‘인체 감염’이라는 공포가 결합하면서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발표 지연은 정부 부처의 이원화 때문으로 알려졌다. 가금류는 농식품부가, 철새는 환경부가 담당하다 보니 양 기관의 검증 교류 절차가 시간을 끌고 있다는 것이다.
◇오리농가 25호 추가 휴업=전남도는 AI 차단을 위해 휴업보상을 통한 가금농가 사육제한 조치를 확대했다.
지난달 오리농가 27호에 이어 이달부터 오리농가 25호를 추가해 사육을 제한한 것이다.
2차 제한 대상은 철새도래지 3㎞ 이내 농가, 최근 3년 이내 1회 이상 발생 농가 및 주변 500m 이내 농가다. 지역별로는 나주 7농가, 장흥 6농가, 무안 5농가, 구례 3농가, 해남 2농가, 영광·순천 각각 1농가 등이다. 이들 농가에는 4개월간 휴업 보상을 위해 과거 1년간 평균 사육 마리당 510원(2회분)의 보상금을 지원한다. 앞서 전남도는 지난달 21일 순천만 등 전남 주요 철새도래지 10곳을 폐쇄했다.
/박정욱기자 jwpark@kwangju.co.kr
◇15년간 피해액 1조원=우리나라에서 AI 바이러스가 처음 발견된 때는 2003년이다. 나주를 비롯해 전국 10개 시·군에서 19건이 발견됐다. 이로 인해 392농가에서 528만마리의 닭과 오리가 살처분돼 874억원의 피해가 발생했다. 이후 잠잠하던 AI는 2006∼2007년 5개 시·군에서 13건이 발생했고, 다음해부터는 거의 매년 반복되고 있다.
◇늦어지는 결과 발표에 불안=바이러스는 변형을 거듭하며 더욱 강력해졌다. 2003년부터 10년간 H5N1형만 발견되던 바이러스는 2014년 H5N8형이, 지난해엔 H5N6형이 새로 나왔다. 올해 전북 고창 오리농가에서 발견된 유전자는 H5N6형이지만 한 단계 더 변형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유전자 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순천만 AI 바이러스는 고창 오리농가의 것과 동일한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환경부와 농식품부가 상호 검토를 하느라 시간이 걸려 발표가 지체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창 오리농가 AI 바이러스는 작년 말 유럽에서 유행한 H5N8형 AI와 유럽지역의 야생조류 저병원성 H3N6형 AI가 재조합돼 형성된 새로운 H5N6형이다. 검역본부는 두 개 바이러스가 재조합해 새로운 유형의 H5N6형 AI가 형성됐고, 올해 10월 이후 겨울 철새를 통해 국내에 유입되었을 개연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했다.
순천만 AI도 철새에 의해 유입된 것이어서 동일한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하지만 확정 판정 후 2주가 지났는데도 유전자 검사 결과를 발표하지 않아 지역주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특히 ‘새로운 유형의 바이러스’ 출현과 ‘인체 감염’이라는 공포가 결합하면서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발표 지연은 정부 부처의 이원화 때문으로 알려졌다. 가금류는 농식품부가, 철새는 환경부가 담당하다 보니 양 기관의 검증 교류 절차가 시간을 끌고 있다는 것이다.
◇오리농가 25호 추가 휴업=전남도는 AI 차단을 위해 휴업보상을 통한 가금농가 사육제한 조치를 확대했다.
지난달 오리농가 27호에 이어 이달부터 오리농가 25호를 추가해 사육을 제한한 것이다.
2차 제한 대상은 철새도래지 3㎞ 이내 농가, 최근 3년 이내 1회 이상 발생 농가 및 주변 500m 이내 농가다. 지역별로는 나주 7농가, 장흥 6농가, 무안 5농가, 구례 3농가, 해남 2농가, 영광·순천 각각 1농가 등이다. 이들 농가에는 4개월간 휴업 보상을 위해 과거 1년간 평균 사육 마리당 510원(2회분)의 보상금을 지원한다. 앞서 전남도는 지난달 21일 순천만 등 전남 주요 철새도래지 10곳을 폐쇄했다.
/박정욱기자 jwpark@kwangju.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