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 봉화산 출렁다리 설치 찬·반 논란
2017년 11월 15일(수) 00:00
정책토론회서 나온 양측 입장 차 살펴보니

순천시가 추진중인 봉화산 출렁다리 설치 사업을 둘러싼 갈등이 3년 넘도록 해결되지 않고 있다. 지난 13일 열린 정책토론회는 찬·반측 입장 차이를 확인하는 자리로, 향후 어떻게 진행될 지 주목된다. 〈순천시 제공〉

순천 봉화산은 지역민들이 즐겨 찾는 휴식 공간이다. 특히 둘레길은 지난해 ‘전국 도시숲 이용자 만족도’ 조사에서 1위를 차지했을 정도로 지역민들에게 사랑받는 공간이다.

순천시가 여기에 출렁다리를 만들어 대표적 명소로 키우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순천만과 도심을 조망할 수 있는 봉화산 계곡에 24억5000만원을 들여 184m 길이로 출렁다리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환경단체를 중심으로 반발 의견이 터져나왔다. 생태 도시에 역행하는 환경 파괴 정책이라는 취지의 반발 성명서가 발표됐고 공개 토론을 요구하는 등 반대 목소리가 잇따랐다. 정책 추진 과정에서 시민들이 참여, 함께 고민하는 절차가 미흡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3년 전인 2014년 처음 정책이 추진됐지만 여태껏 현장 공사는 이뤄지지 못했다.

지난 13일 순천시 연향도서관에서 열린 ‘봉화산 출렁다리 설치 정책토론회’는 이같은 찬·반 양측의 입장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출렁다리가 생길 경우 봉화산에 찾아올 변화는 긍정적인 걸까. 환경 훼손을 불러온 대표적 정책이라는 비판을 받을까. 양측 입장을 살펴봤다.

◇“더 많이 찾는 명산이 될 것”=이천식 순천시 공원녹지사업소장은 출렁다리가 설치되면 봉화산이 시민들이 더 가깝게 다가설 수 있게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특히 봉화산의 경우 도심과 가까워 순천만국가정원을 찾는 관광객, 지역민들을 도심으로 끌어들이는 효과도 클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또 봉화산 출렁다리에 대한 시민 설문조사 결과, “출렁다리가 있으면 좋겠다”는 찬성 의견이 81%에 달했다고 언급했다.

시민 대의기구인 시의회도 지난해와 올 해 본예산과 추가경정예산안 심사를 통해 관련 예산을 확보하도록 했다는 점에서 사업 추진의 당위성을 인정받았다는 게 순천시 설명이다.

환경 훼손을 우려하는 시각과 관련, 1년 이상 방안을 모색해 애초 계획을 변경해 주탑 높이와 규격을 낮추고 공법을 바꿔 환경훼손이 없도록 조치했다는 입장도 덧붙였다.

이 소장은 “국가정원을 만들었던 경험을 살려 단순한 철 구조물이 아니라 자연과 교감하는 정원 도시를 나타내고 시민들에게 사랑받는 출렁다리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자연 그대로 보전하는 방안부터 마련해야”=김옥서 순천환경운동연합 의장은 ‘순천 봉화산 출렁다리는 어떻게, 왜 탄생했을까”라는 제목의 발표를 통해 조목조목 반대 사유를 제시했다.

그는 “순천시가 추진한 설문조사는 객관성, 공정성이 부족한 조사로, 출렁다리 등 인공시설물이 없어도 사업 예정지에서 순천만정원과 도심, 순천만 습지를 조망하기에 어려움이 없다”며 사업 추진의 부적절성을 지적했다.

김 의장은 생태 수도 이미지와 어울리지 않고 후손에게 물려줘야할 자연 경관을 훼손할 수 있는 점을 들어 자연 그대로 유지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또 이번 기회에 봉화산 종합계획을 마련하고 출렁다리 대신 지속가능한 사업을 발굴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9억원을 들였지만 동천 주변 경관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은 장대공원 인공폭포나 수억원을 투입하고도 순천 브랜드 가치에는 도움을 주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는 서면 삼거리 두루미상 등을 언급하며 예산 낭비 우려도 언급했다.

이외 오관영 좋은예산 상임이사는 시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좋은’ 예산이 되려면 사업 추진 과정에서 주민 참여의 확대나, 민주적 토론과 조정을 통한 합의과정 등을 확보해야 한다는 점을 들어 봉화산 출렁다리 정책의 문제점을 꼬집었다.

/순천=김은종기자 ejkim@

실시간 핫뉴스

많이 본 뉴스

오피니언더보기

기사 목록

광주일보 PC버전
검색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