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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배우는 어르신들 도우미 광산구 박수현·김민애·윤선주양
“가르쳐드린 글자 할머니께서 읽으실 때 너무 신나요”

2017. 09.12. 00:00:00

왼쪽부터 윤선주, 박수현, 김민애 양. 〈광산구청 제공〉

한글을 배우는 동네 할머니들을 위해 도우미를 하고 있는 초·중학생들의 이야기가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주인공은 박수현(어등초 4년), 김민애(어등초 6년), 윤선주(하남중 1년)양. 이들은 하남종합사회복지관에서 한글을 배우고 있는 할머니들의 ‘과외선생님’이다. 할머니들의 손주 또래인 이들은 친할머니처럼 어르신들을 따르며 ‘과외’를 한다.
하남사회복지관은 3월부터 관내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한글교실을 진행중이다. 매주 화요일, 수요일, 목요일 오후 1시30분부터 3시30분까지 진행하는데 모두 17명이 교육을 받을 만큼 반응이 좋다. 환경이나 다른 사정으로 배움의 기회를 놓친 할머니들에게 한글교실은 가장 행복하고 뜻있는 시간이다.
수현양은 “가르쳐드린 글자를 할머니께서 읽을 때면 너무 신이 난다”며 “누군가에게 도움을 준다는 것이 이렇게 뿌듯한 일인지 몰랐다”고 말했다.
수현 양을 비롯한 학생들이 할머니들 공부를 돕기 시작한 것은 지난 7월이었다. 복지관은 한글교실을 열고 처음으로 받아쓰기 대회를 열었다. 어르신들의 위축감을 없애고 자신감을 키워주고자 마련한 이벤트였다.
대회를 앞두고 어르신들은 자발적으로 모여 공부를 했지만, 금방 난관에 부딪혔다. 선생님 없이는 도무지 ‘시험공부’가 잘 되지 않았던 것이다.
“어떻게 읽지? 수업을 들은 게 기억이 안 나네…”, “받침을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 모르겠는데 이게 맞나? 과외선생님이 있다면 좋을 텐데…”
복지관측은 할머니들의 사정을 알고는 같은 건물 3층에 있는 지역아동센터에 다니는 아이들을 찾아가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그러자 수현양, 민애양 그리고 선주양이 할머니들께 과외선생님이 되어주겠다고 자원했다.
그때부터 3명의 학생들과 할머니들의 인연이 시작되었다. 아이들은 받아쓰기 시험 직전까지 매 수업이 끝나는 오후시간에 할머니들을의 공부를 도왔다. 과외는 주로 약 40분∼50분간 할머니들이 어려워하는 받침이 있는 단어나 긴 문장들을 복습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3개월 여간 할머니 공부를 봐드린 민애양은 “공부를 가르쳐 드린 할머니가 지난번 받아쓰기 대회에서 1등을 했다”며 “장래 희망이 초등학교 선생님인데 이번 경험을 계기로 꿈에 더욱 확신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복지관 오옥진 담당자는 “어르신들은 반복학습을 해도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아이들 덕분에 할머니들이 배움에 대한 열정을 이어갈 수 있어서 좋았다”며 “아이들도 한글교실 강좌가 없어질 때까지 할머니들을 가르쳐드리고 싶다고 한다. 모두에게 좋은 기회와 경험이 된 것 같아 보람을 느낀다”고 밝혔다.
/전은재기자 ej6621@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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