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 공화국
2017년 02월 06일(월) 00:00 가가
인류 역사의 발전에서 ‘공화국’이라는 단어처럼 혁명성을 지닌 말은 찾아내기 힘들다. 멀리 가지 않고 동양으로 좁혀 보더라도 수천 년 동안 왕조 전제국가이던 중국은 1911년 신해혁명을 통해 왕조국가에서 공화국이라는 혁명적인 나라로 새롭게 태어날 수 있었다. 인간 해방의 찬란한 빛이자 중국이 혁명되던, 확실한 역사의 대장정이었다. 공화국이라는 이름이 나라 이름에 붙여지면서 압제와 탄압의 사슬에 매여 있던 중국인들은 새로운 천지를 밟을 수 있는 세상을 만나게 되었다.
1910년 조선은 일제의 식민지로 전락했지만 1919년 민족 독립운동의 거대한 물결에 힘입어 그해 4월 13일 해외에서 ‘대한민국 임시정부’라는 이름으로 최초의 공화국으로 출범하였으니 왕조국가에서 혁명적인 변화를 통해 새로운 국가가 탄생한 셈이었다. 반만년 역사로 보면, 공화국의 이름을 얻어 내기가 얼마나 어렵고 힘든 일이었더라는 설명을 더 요하지 않는다, 공화국 앞에 ‘민주’라는 두 글자가 더해져 민주공화국으로 발전해 오기까지 이제 100년에 가까운 세월이 흘렀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라고 선포된 이래로 ‘민주’라는 두 글자에 얼마나 많은 오욕이 덧씌워졌으며 ‘민주’라는 글자는 힘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숨겨지고 감춰지면서 우리 국민은 시달리고 괴롭힘을 당해야만 했던가.
친일파들이 주도권을 쥐고 애국자나 독립투사들이 설 자리가 없이 탄압만 받아야 했던 자유당 치하의 ‘친일공화국’, 민주공화국의 이름을 부활시키려던 장면 정권은 군사 쿠데타로 무너져 ‘쿠데타 공화국’으로 또 얼마나 긴 세월을 고통 속에서 보내야 했던가. 한국적 민주주의라는 ‘유신공화국’은 우리를 얼마나 비탄에 빠지게 했던가. 군홧발이 인권과 자유를 무참하게 짓밟아 버렸던 5공화국과 6공화국은 공화국 이름을 달고 전제 국가보다 더 혹독한 독재국가로 자리매김했으니 ‘민주’는 또 얼마나 더럽힘을 받았던가. 21세기에 들어왔으나 부정과 부패로 찌든 대한민국은 나라 이름으로 ‘부패 공화국’이자 ‘뇌물 공화국’이라는 별명을 벗어나지 못했음은 우리가 모두 익히 알고 있는 일이다.
이명박·박근혜 정권의 특징 또한 ‘민주’를 붙이기에는 너무나 부끄러운데 딱 알맞은 말은 바로 ‘거짓말’이라는 세 글자이니, 두 정부 모두 ‘거짓말 공화국’임에 한 치의 여지가 없다. 더구나 요즘 탄핵정국에서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이 터져 나오는 ‘거짓말’을 접하다 보면, 이렇게 거짓말로만 유지되는 공화국이 세상 어디에 또 있을 것인가라는 물음을 말하지 않을 수 없다.
현직 대통령의 위대한 거짓말을 눈으로 멀쩡하게 바라보고, 귀로 역력히 듣고 있노라면 이게 도대체 ‘나라인가’라는 질문을 물을 수밖에 없다. 대통령의 지시를 받아 실행에 옮긴 장차관들이 대통령의 지시로 실행한 일이라고 분명하게 말하고 있는데도 그러한 지시를 한 적이 없다고 뻔뻔하게 말하는 대목을 접하면 참으로 말문이 막힌다. 부끄러운 마음이 없지 않아 얼굴이라도 붉히고, 입에 침이라도 발라야 거짓말이 가능한데, 표정 하나 바꾸지 않고 눈 하나 깜박거리지 않고 태연자약하게 진실처럼 말하는 모습을 보면 인간에게는 본디 수치심이 없는 것인가라는 생각도 들게 한다.
거짓말의 극치는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제대로 연출해 주었다. 국회 청문회에서 답변하던 김 실장의 그 찬란한 거짓말을 기억해 보자, 블랙리스트 문제로 그 많은 질문을 받으면서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빤히 바라보면서 답변하던 거짓말의 연속을 우리가 어떻게 그냥 봐 줄 수 있겠는가. 미얀마 대사로서 거짓말을 늘어놓다가 특검에서 증거를 제시하자 최순실의 면접을 보고 추천을 받아 대사로 임명되었다는 진실을 말하는 작태를 보면, 그들의 인간성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 것인가. 참으로 궁금하다. ‘법꾸라지’라는 우병우 전 민정수석의 거짓말이 백일하에 드러날 날도 멀지 않았다. 연일 밝혀지는 거짓말에 그의 감옥행도 가까워 옴이 느껴진다.
거짓말, 참으로 훌륭한 방편이다. 한순간은 통할 수 있고 몇 사람쯤이야 금방 속이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진실은 영원히 감출 수 없고 뭇사람을 속일 방법은 없다. 지위가 높고 이름을 크게 떨친 사람일수록 거짓말에 능통하니, 도대체 이 나라가 거짓말 공화국이 아니고 무엇이란 말인가. 참다운 민주공화국이 너무나 그리울 뿐이다.
현직 대통령의 위대한 거짓말을 눈으로 멀쩡하게 바라보고, 귀로 역력히 듣고 있노라면 이게 도대체 ‘나라인가’라는 질문을 물을 수밖에 없다. 대통령의 지시를 받아 실행에 옮긴 장차관들이 대통령의 지시로 실행한 일이라고 분명하게 말하고 있는데도 그러한 지시를 한 적이 없다고 뻔뻔하게 말하는 대목을 접하면 참으로 말문이 막힌다. 부끄러운 마음이 없지 않아 얼굴이라도 붉히고, 입에 침이라도 발라야 거짓말이 가능한데, 표정 하나 바꾸지 않고 눈 하나 깜박거리지 않고 태연자약하게 진실처럼 말하는 모습을 보면 인간에게는 본디 수치심이 없는 것인가라는 생각도 들게 한다.
거짓말의 극치는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제대로 연출해 주었다. 국회 청문회에서 답변하던 김 실장의 그 찬란한 거짓말을 기억해 보자, 블랙리스트 문제로 그 많은 질문을 받으면서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빤히 바라보면서 답변하던 거짓말의 연속을 우리가 어떻게 그냥 봐 줄 수 있겠는가. 미얀마 대사로서 거짓말을 늘어놓다가 특검에서 증거를 제시하자 최순실의 면접을 보고 추천을 받아 대사로 임명되었다는 진실을 말하는 작태를 보면, 그들의 인간성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 것인가. 참으로 궁금하다. ‘법꾸라지’라는 우병우 전 민정수석의 거짓말이 백일하에 드러날 날도 멀지 않았다. 연일 밝혀지는 거짓말에 그의 감옥행도 가까워 옴이 느껴진다.
거짓말, 참으로 훌륭한 방편이다. 한순간은 통할 수 있고 몇 사람쯤이야 금방 속이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진실은 영원히 감출 수 없고 뭇사람을 속일 방법은 없다. 지위가 높고 이름을 크게 떨친 사람일수록 거짓말에 능통하니, 도대체 이 나라가 거짓말 공화국이 아니고 무엇이란 말인가. 참다운 민주공화국이 너무나 그리울 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