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도내 어촌계는 837곳, 어민 수는 5만1000여명에 이른다. 전국(1992곳, 14만1300여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42.0%, 36.1%다. 우리나라 수산물 생산의 가장 큰 기반이자 중심인 셈이다. 하지만 힘들고 부가가치가 낮은 1차 생산에만 머물면서 전남 어민 수는 격감하고, 전남어촌의 고령화는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 가공시설, 관광편의시설 등을 갖추지 못하고 유통·판매 노하우 및 기술, 서비스 의식 등이 미흡한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지난 7월 개소한 전남어촌특화지원센터(이하 센터)는 6차 산업화 시범사업 대상마을로 선정돼 시설투자가 완료된 1차 여수 안포마을, 해남 송호마을, 사업이 추진중인 2차 고흥 신평마을을 집중 관리했다. 이들 마을은 이미 가공·판매시설을 갖췄거나 갖출 예정으로, 837곳(2014년 통계)에 이르는 전남도내 어촌계를 선도하는 모범사례로 거듭나야 하기 때문이다. 어촌 6차 산업화는 수산물의 단순 생산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이를 2차 산업(제조·가공), 3차 산업(서비스)과 상호 융·복합하면서 어민의 소득을 높이고, 어촌 삶의 질과 소비자·방문객의 만족도를 향상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센터는 가공·판매시설을 갖춘 여수 안포·해남 송호 마을에 대해서는 수산물 전문가공업체 CEO의 현장컨설팅, 대도시 기관 및 기업과의 1사1촌 협약, 대도시 유통업체 내 안테나숍 설치·운영, 유명 요리사와의 싱싱장터, 홍보물 발간·배포 등을 추진했다. 고흥 신평마을에 대해서는 1922년 건립된 어업조합 건물 등 근대어업유산 등 마을 자원을 파악해 홍보하고, ‘신평백반’을 시범적으로 선보여 인기를 끌었다. 특히 센터는 신평마을과 수협 전남본부와의 1사1촌 협약을 이끌어 수협 직원 연수 프로그램에 마을 방문을 포함시키고, 마을 내 남아 있는 근대문화유산을 보존하는데 고흥군, 전남도, 수협 등의 지원을 이끌어낼 방침이다.

과거 어촌특화역량강화교육을 이수한 뒤 시설 투자로 이어지지 못했던 영광 설도, 완도 척치, 무안 구로, 신안 한운·사치, 보성 명교 등 5개 마을들에 대해서는 특화할 자원을 발굴하고, 이를 알리는데 치중했다. 우선 무안 구로와 영광 설도의 경우 마케팅·집중컨설팅 대상마을로 선정해 마을 통합 CI 개발, 포장 및 스티커 제작 지원 등 어민들이 실질적으로 필요로 하는 사업을 진행했다. 이들 5개 마을 모두 홍보물을 제작해 광주·전남 곳곳에 배포함으로써 마을 자원에 대한 주민들 스스로 자신감을 갖도록 하고 외지인의 방문 및 특산품 구매를 이끌었다.

거차어촌계 외 10개 어촌계로 구성된 ‘순천만 행복공동체’와 영광 하낙월어촌계를 신규마을로 지정해 어촌특화역량강화교육에 나서기도 했다. 관련 전문가를 파견해 6차 산업화에 대한 주민의 이해를 높이고, 자원을 발굴해 제품 가공·유통·판매 전략을 수립하는 한편 관광객 증대를 위한 준비도 갖췄다. 특히 영광 하낙월어촌계는 지난 14일과 15일 경남 거제시에서 열린 해양수산부 주관 제11회 전국 어촌마을 전진대회에서 역량강화 사업부문 ‘최우수마을’로 선정되는 등 전국적으로 그 성과를 인정받았다. 센터는 이와 함께 보성 객산마을 등을 어촌특화사업 예비 후보군으로 발굴하고, 홈페이지를 정식 오픈하는 등 내년 사업도 준비중이다.

류재영 센터장은 “센터는 전남 어촌이 미래를 내다보면서 현재 부족한 부분들을 보완·지원하는 역할을 하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어민은 물론 해양수산부와 전남도, 각 시·군의 의견을 종합해 전남 어촌이 바람직한 방향으로 나아가는데 일조하겠다”고 다짐했다.

/윤현석기자chadol@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