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창고 '아트시네마' <4> 인천 남구 ‘영화공간 주안’
2016년 11월 15일(화) 00:00 가가
영화·심리학·평론 강좌 ‘인문학 사랑방’
전국 첫 자치단체 운영 예술영화관
남구청 극장 공간 매입… 4개관 운영
‘시네마프랑스·차이나 인천’ 등 인기
‘스크린 잉글리쉬’ 등 프로그램 다채
전국 첫 자치단체 운영 예술영화관
남구청 극장 공간 매입… 4개관 운영
‘시네마프랑스·차이나 인천’ 등 인기
‘스크린 잉글리쉬’ 등 프로그램 다채
영화만 보는 공간이 아니다. 영화 속 주인공의 심리에 대해 정신과 전문의와 이야기를 나누고, 영화 평론 쓰기 강좌도 듣는다. 프랑스 영화제, 중국 영화제 등 다양한 기획전은 즐거움 중 하나다. 로비 카페에서는 부담 없이 차 한잔을 마실 수 있다.
인천시 남구에 위치한 ‘영화공간 주안’은 지난 2007년 문을 열었다. 운영 주체는 남구청으로 전국에서 유일하게 지방 자치 단체가 운영하는 예술영화전용관이다. ‘예술영화’에 대한 인식이 미미했던 시절, 구청 차원에서 예술영화 전용관을 운영하다니 부럽기도 하고, 호기심도 일었다. 최근 다양성 영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영화공간 주안’은 수많은 자치단체의 벤치마킹 대상이 됐다.
‘영화공간 주안’이 자리한 남구는 타 지역에 비해 낙후된 동네였다. 남구가 미디어를 중심으로 다양한 사업을 꾸리기 시작했고, 2003년부터 주안미디어 축제를 시작했다. 영화관 개관은 2006년부터 준비했다. 초창기 1개관이었던 스크린은 현재 4개관으로 늘었고, 지금까지 9년간 다녀간 관객은 43만여명에 달한다.
영화관은 대형 상가 건물에 자리하고 있다. 남구청은 처음부터 영화관 공간을 임대하는 대신, 아예 매입을 해 하드웨어를 구축했다. 임대를 할 경우 자치단체장이 바뀌면 지원금이 삭감되고 사업이 유명무실화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지속성’을 갖기 위해 매입을 했고 단체장이 여당과 야당으로 계속 바뀌었지만 영화관은 줄곧 시민들과 함께하며 발전하고 있다.
주안은 대부분 단관으로 운영되는 여타 예술전용극장과 달리 98석부터 150석까지 모두 4개관을 보유하고 있어 최근 쏟아지는 다양한 영화들을 소개하는 데 유리하다. 여기에 다목적 소극장인 ‘컬쳐 팩토리’까지 갖춰 풍성한 행사를 열고 있다.
올해 영화관 운영비는 5억 3000만원 수준으로 관장을 포함한 직원(7명)들의 인건비를 포함한 액수다. 초창기에는 3억 5000만원 정도의 운영비가 책정됐으며 매출은 3억원 정도다.
‘영화공간 주안’의 정기 회원은 1만 2000여명에 달하고 관객 수도 매년 증가 추세다. 상영작은 예술영화 중에서도 ‘쇼킹하고 파격적인’ 작품 대신 좀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프로그램에 무게 중심을 두고 있다. 가족 영화와 종교 관련 작품을 자주 틀고 주 관객층으로 떠오른 50∼60대 여성 관객들의 눈높이에도 맞추고 있다. 올해 흥행작 중 하나인 ‘태풍이 지나가고’ 등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작품 등이 대표적이다.
또 관객들을 위해 영화 티켓 할인 혜택을 주는 ‘문화가 있는 날’ 행사도 한달에 한번이 아닌, 매주 수요일로 확장해 진행하고 있다.
다양한 기획전과 프로그램은 ‘영화공간 주안’의 핵심 콘텐츠다.
특히 42회 행사를 마친 ‘사이코 시네마 인천’(매달 네번째 주 토요일)은 독보적 프로그램이다. 김정욱 영화공간주안 관장과 정신과 전문의 홍상의 원장이 함께 정신 분석과 심리학을 바탕으로 영화의 깊이와 의미를 나누는 시간이다. 지금까지 데이비드 핀처의 ‘파이트 클럽’, ‘죽은 시인의 사회’ 등 다양한 영화가 분석 대상이 됐다.
그밖에 인천 알리앙스프랑세즈와 함께 매년 4차례씩 진행하는 ‘시네마프랑스 인천’ 행사는 영화 상영 뿐 아니라, 전시도 함께 어우러지는 문화예술축제다. 지난 7월부터는 주한중국문화원, 인천 남구청과 함께 ‘시네마차이나 인천’도 시작했다. 매주 화요일 오후 2시 다양한 중국영화를 상영한다.
그밖에 34회째를 맞은 ‘인천시네마테크’는 주안과 인천시네마테크협회가 공동 주최·주관하는 특별상영회로 일반 영화관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단편영화, 실험영화 등을 만날 수 있다.
무료로 진행되는 예술영화 워크숍도 인기가 높다. 지금까지 ‘예술영화 수입·배급과 홍보 마케팅’, ‘예술영화관과 작은 영화제’룰 주제로 강좌를 열었으며 전체 강의를 영어로 진행하는 ‘스크린 잉글리쉬’,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영화 평론 쓰기’ 등이 주요 프로그램이다. 지난해에는 ‘영화공간 주안 다양성 영화평론집’도 발간했다. 단순히 영화 감상을 넘어 ‘영화공간 주안은 ‘인문학이 흐르는 공간’으로 그 외연을 확장하고 있는 중이다.
영화관은 청소년들 ‘교육’ 공간으로도 활용된다. 취재를 간 날은 남구청 환경보존과 주관으로 청소년들에게 환경 관련 영화 상영과 교육이 진행중이었다.
“각 영화관마다 자신만의 독특한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게 중요합니다. 기획이 성공하려면 우선 자신들의 개성을 살릴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야하고, 무엇보다 꾸준히 진행하는 게 필요합니다. 자치단체가 운영하고 있지만 영화관 상영작은 노터치입니다. 남구청과 협약을 맺을 때도 상영작은 프로그래머가 선정한다고 못을 박았습니다.”
개관 준비부터 참여한 김정욱 관장은 “지자체가 영화관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단체장의 성향에 따라 극장 운영이 변하지 않을 장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글·사진=김미은기자 mekim@kwangju.co.kr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원을 받았습니다.
‘영화공간 주안’이 자리한 남구는 타 지역에 비해 낙후된 동네였다. 남구가 미디어를 중심으로 다양한 사업을 꾸리기 시작했고, 2003년부터 주안미디어 축제를 시작했다. 영화관 개관은 2006년부터 준비했다. 초창기 1개관이었던 스크린은 현재 4개관으로 늘었고, 지금까지 9년간 다녀간 관객은 43만여명에 달한다.
올해 영화관 운영비는 5억 3000만원 수준으로 관장을 포함한 직원(7명)들의 인건비를 포함한 액수다. 초창기에는 3억 5000만원 정도의 운영비가 책정됐으며 매출은 3억원 정도다.
‘영화공간 주안’의 정기 회원은 1만 2000여명에 달하고 관객 수도 매년 증가 추세다. 상영작은 예술영화 중에서도 ‘쇼킹하고 파격적인’ 작품 대신 좀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프로그램에 무게 중심을 두고 있다. 가족 영화와 종교 관련 작품을 자주 틀고 주 관객층으로 떠오른 50∼60대 여성 관객들의 눈높이에도 맞추고 있다. 올해 흥행작 중 하나인 ‘태풍이 지나가고’ 등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작품 등이 대표적이다.
또 관객들을 위해 영화 티켓 할인 혜택을 주는 ‘문화가 있는 날’ 행사도 한달에 한번이 아닌, 매주 수요일로 확장해 진행하고 있다.
다양한 기획전과 프로그램은 ‘영화공간 주안’의 핵심 콘텐츠다.
특히 42회 행사를 마친 ‘사이코 시네마 인천’(매달 네번째 주 토요일)은 독보적 프로그램이다. 김정욱 영화공간주안 관장과 정신과 전문의 홍상의 원장이 함께 정신 분석과 심리학을 바탕으로 영화의 깊이와 의미를 나누는 시간이다. 지금까지 데이비드 핀처의 ‘파이트 클럽’, ‘죽은 시인의 사회’ 등 다양한 영화가 분석 대상이 됐다.
그밖에 인천 알리앙스프랑세즈와 함께 매년 4차례씩 진행하는 ‘시네마프랑스 인천’ 행사는 영화 상영 뿐 아니라, 전시도 함께 어우러지는 문화예술축제다. 지난 7월부터는 주한중국문화원, 인천 남구청과 함께 ‘시네마차이나 인천’도 시작했다. 매주 화요일 오후 2시 다양한 중국영화를 상영한다.
그밖에 34회째를 맞은 ‘인천시네마테크’는 주안과 인천시네마테크협회가 공동 주최·주관하는 특별상영회로 일반 영화관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단편영화, 실험영화 등을 만날 수 있다.
무료로 진행되는 예술영화 워크숍도 인기가 높다. 지금까지 ‘예술영화 수입·배급과 홍보 마케팅’, ‘예술영화관과 작은 영화제’룰 주제로 강좌를 열었으며 전체 강의를 영어로 진행하는 ‘스크린 잉글리쉬’,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영화 평론 쓰기’ 등이 주요 프로그램이다. 지난해에는 ‘영화공간 주안 다양성 영화평론집’도 발간했다. 단순히 영화 감상을 넘어 ‘영화공간 주안은 ‘인문학이 흐르는 공간’으로 그 외연을 확장하고 있는 중이다.
영화관은 청소년들 ‘교육’ 공간으로도 활용된다. 취재를 간 날은 남구청 환경보존과 주관으로 청소년들에게 환경 관련 영화 상영과 교육이 진행중이었다.
“각 영화관마다 자신만의 독특한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게 중요합니다. 기획이 성공하려면 우선 자신들의 개성을 살릴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야하고, 무엇보다 꾸준히 진행하는 게 필요합니다. 자치단체가 운영하고 있지만 영화관 상영작은 노터치입니다. 남구청과 협약을 맺을 때도 상영작은 프로그래머가 선정한다고 못을 박았습니다.”
개관 준비부터 참여한 김정욱 관장은 “지자체가 영화관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단체장의 성향에 따라 극장 운영이 변하지 않을 장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글·사진=김미은기자 me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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