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지호 전남대 경영학부 교수]사과 3개 반, 바나나 반 조각
2016년 11월 07일(월) 00:00 가가
한마디 말이 천 냥 빚을 갚는다는 말도 있지만 말의 토씨 하나만 바꿔도 세상을 달라지게 할 수 있다. 유튜브 검색창에 ‘the power of words’라는 검색어를 입력하면 영국의 온라인 광고 컨설팅 업체인 퍼플페더(Purple Feather)가 제작한 유명한 동영상(6년 전 기준으로 조회 수 2500만)이 나온다.
앞을 못 보는 걸인이 동냥을 하고 있다. 피켓에는 “나는 장님입니다. 도와주세요”(I’m blind. Please help)라고 쓰여 있지만, 다들 못 본 척 지나간다. 이 모습을 유심히 지켜보던 한 여성이 맹인의 피켓 문구를 고쳐 적는다. 갑자기 너도나도 걸인을 도와주기 시작한다. 바뀐 문구는? “아름다운 날입니다. 그러나 저는 그것을 볼 수 없네요.”(It’s a beautiful day, and I can’t see it)
사과나 바나나가 함유된 음료의 경우 ‘사과 함유량 몇 %, 바나나 약간’이라고 표시된 걸 볼 수 있다. 이런 성분 표시는 사실 무슨 소리인지 이해하기 어렵다. 이를 ‘사과 3개 반, 바나나 반 개’와 같이 좀 더 고객 지향적으로 바꿔 보면 이해가 쉬워진다. 유통기한도 ‘며칠까지 사용하세요(use)’가 아니라 ‘며칠까지 즐기세요(enjoy)’라고 표현하는 것이 고객 지향적인 자세이다.
이러한 자세를 좀 더 적극적으로 갖추면 고객의 마음을 얻게 된다. 어떤 유리병 라벨에는 글이 거꾸로 쓰여 있다. 뒤집어서 읽어 보니 ‘잘 흔들어서 마시라’는 내용이 나온다. ‘피식’ 하고 입가에서 웃음이 새어 나오면서 마음이 가게 된다. 작은 배려이지만 진정성 있는 소통이다.
그러면 행정 서비스는 어떨까? 지하철에서 열차를 기다리고 있다. “열차가 들어오고 있으니 안전선 밖으로 한 발 물러서 주시기 바랍니다.” 고객은 안전선 안에 있고, 고객의 입장에서 밖은 철로이다. 고객 기준이 아닌 열차 기준이다. 물론 이 방송대로 하는 고객은 없다.
관광지에 가면 매표소가 있다. 표 파는 곳은 파는 사람 기준이다. 표를 사는 사람이 고객이기 때문에 표 사는 곳으로 하는 것이 고객 지향적인 것이다. 물론 이 경우도 표 파는 곳이라고 해서 표를 사지 않는 고객은 없다. 그러나 이런 작은 것들이 모여서 혹은 이런 작은 것에서부터 출발하는 것이 미래에 강력한 차별적인 경쟁 우위를 가져올 수 있게 한다.
공공서비스에 이런 사례들은 주변에 널려 있다. 주민들이 별 불만이나 불편 없이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고 해서 그냥 지속되는 공급자 위주의 서비스와 이를 끊임없이 주민의 입장에서 개선하는 고객 지향적인 서비스는 시간이 지나면서 큰 차이를 가져온다. 매년 주민 만족도 조사가 발표되고, 이러한 결과는 다시 경영평가에 반영시킨다.
그러기에 지자체는 주민의 행정 서비스 강화를 위해 많은 것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큰 것도 좋지만 크기에 관계없이 주민의 눈으로 보고 주민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 고객 지향성은 바로 그런 것이다.
지자체의 경우 서비스를 제공하는 직원들은 내부 고객이다. 외부에서 우리 지역에 투자하고 싶은 기업이나 지역을 방문하는 사람들은 외부 고객이다. 지역민은 서비스 제공자이면서 동시에 고객이기도 하다. 단체장은 직원에게, 직원은 주민에게, 주민을 포함한 지역은 투자 의향 기업이나 지역 방문객에게, 각각 자신의 고객의 눈으로 보고 고객의 입장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각자의 위치에서 작은 것부터 고객 지향성을 실천하는 것이 지역의 미래 경쟁력이다.
※이 칼럼은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원을 받았습니다.
사과나 바나나가 함유된 음료의 경우 ‘사과 함유량 몇 %, 바나나 약간’이라고 표시된 걸 볼 수 있다. 이런 성분 표시는 사실 무슨 소리인지 이해하기 어렵다. 이를 ‘사과 3개 반, 바나나 반 개’와 같이 좀 더 고객 지향적으로 바꿔 보면 이해가 쉬워진다. 유통기한도 ‘며칠까지 사용하세요(use)’가 아니라 ‘며칠까지 즐기세요(enjoy)’라고 표현하는 것이 고객 지향적인 자세이다.
관광지에 가면 매표소가 있다. 표 파는 곳은 파는 사람 기준이다. 표를 사는 사람이 고객이기 때문에 표 사는 곳으로 하는 것이 고객 지향적인 것이다. 물론 이 경우도 표 파는 곳이라고 해서 표를 사지 않는 고객은 없다. 그러나 이런 작은 것들이 모여서 혹은 이런 작은 것에서부터 출발하는 것이 미래에 강력한 차별적인 경쟁 우위를 가져올 수 있게 한다.
공공서비스에 이런 사례들은 주변에 널려 있다. 주민들이 별 불만이나 불편 없이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고 해서 그냥 지속되는 공급자 위주의 서비스와 이를 끊임없이 주민의 입장에서 개선하는 고객 지향적인 서비스는 시간이 지나면서 큰 차이를 가져온다. 매년 주민 만족도 조사가 발표되고, 이러한 결과는 다시 경영평가에 반영시킨다.
그러기에 지자체는 주민의 행정 서비스 강화를 위해 많은 것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큰 것도 좋지만 크기에 관계없이 주민의 눈으로 보고 주민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 고객 지향성은 바로 그런 것이다.
지자체의 경우 서비스를 제공하는 직원들은 내부 고객이다. 외부에서 우리 지역에 투자하고 싶은 기업이나 지역을 방문하는 사람들은 외부 고객이다. 지역민은 서비스 제공자이면서 동시에 고객이기도 하다. 단체장은 직원에게, 직원은 주민에게, 주민을 포함한 지역은 투자 의향 기업이나 지역 방문객에게, 각각 자신의 고객의 눈으로 보고 고객의 입장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각자의 위치에서 작은 것부터 고객 지향성을 실천하는 것이 지역의 미래 경쟁력이다.
※이 칼럼은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원을 받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