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창고 '아트시네마' <1> 부산 국도예술관과 창원 시네아트 ‘리좀’
공감하고 재능 나누고 … 함께 문화를 만들어 가는 곳
2016년 11월 03일(목) 00:00
2015년 기준 국내 영화관람객 수는 2억 1729명이었다. 극장 수는 333개, 스크린은 2184개에 달한다. 하지만 대형 멀티플렉스에서 볼 수 있는 영화는 극히 한정돼 있다. 특히 성수기 때는 1∼2개 작품이 스크린의 80%을 장악하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이런 상황에서 다양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예술영화 전용극장은 샘물같은 공간이다. 올해 광주의 예술영화 전용관인 광주극장이 개관 81년을 맞았다. 서울, 부산 등 국내와 프랑스 파리의 예술영화관 탐방을 통해 예술극장의 가치와 발전 방안 등을 살펴본다. 국내외 영화관 모두 경영이 원활한 편은 아니지만 각 극장마다 차별화된 기획 등으로 관객들을 붙잡고 있다.



부산의 대표적인 예술영화전용관인 국도예술관(cafe.naver.com/gukdo)은 부산 영화 메카인 남포동에 자리했던 국도극장에서 출발했다. 제한상영관, 애니메이션 전용관 등을 거쳐 지난 2006년부터 예술영화 전용관으로 자리잡아 올해 10년째다.

극장으로 들어서니 산뜻한 주황색 입구가 가장 먼저 눈에 띈다. 규모는 작지만 커피 등 간단한 먹을거리를 팔고 있는 공간도 보인다. 안재훈 감독의 ‘소중한 날의 꿈’ 포스터 등이 붙어있는 상영관 문을 열고 들어가니 반원 형태로 이뤄진 객석(130석)이 반긴다.

국도예술관의 관람객 수는 연 평균 약 2만명 수준. 최고치를 기록한 2011년에는 2만 5000여명이 상영관을 찾기도 했다. 영화의 전당이 문을 열면서 부산 씨네마테크가 옮겨가고 CGV가 3개관을 갖춘 아트하우스를 개관,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어 고전중이다.

국도예술관을 견인하는 건 고정 관객들이다. 꾸준히 극장을 찾은 이들은 600∼700여명 수준. 정기 회원(1년 2만원)이 되면 다양한 할인과 한국독립영화 3편을 무료로 관람할 수 있는 혜택도 제공한다.

국도예술관의 히트 상품은 ‘영화 티켓’이다. 영화명 등만 적힌 밋밋한 여느 극장 티켓과 달리 매번 ‘상영 영화’를 모티브로 디자인해 특별한 티켓을 만든다. 비용이 훨씬 더 들기는 하지만 재미있고 독특한 컨셉으로 인기를 독차지하고 있다. 티켓을 소유하기 위해 일부러 서울에서 오는 관객도 있다.

‘올빼미 상영회’도 꾸준히 열고 있다. 매월 마지막 주 토요일 밤 12시부터 첫차 다니는 시간까지 3편을 연속 상영하는 프로그램이다. 지금까지 제작된 수많은 영화 중 언제 봐도 좋은 작품들을 만날 수 있으며 상영작은 사전에 공개하지 않는다.

또 2013년 10월부터 ‘개봉하지 않은 한국 독립 다큐’를 초청해서 진행하는 ‘다큐 싶다’ 프로그램 역시 의미있는 행사로 영화 상영 뒤에는 감독과 함께 뒷풀이도 진행한다.

영화 뿐 아니라 문학 등 다양한 주제의 소규모 아카데미를 운영하며 창조적이고 문화를 즐기는 공간으로 모색도 시도하고 있다. 글모임 회원들은 ‘지하공작단 B1’이라는 책을 펴내기도 했다.

국도예술관의 힘은 ‘사람’에게서 나온다. 영화 관람객 뿐 아니라, 관객과의 대화를 위해 다녀가는 감독들은 물론이고 다양한 문화 장르에서 활동하는 이들이 극장과 인연을 맺고 있다. 또 지역의 많은 이들과도 함께 호흡한다. 지금은 바리스타를 꿈꾸는 이가 작은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국도예술관은 ‘소중한 날의 꿈’의 안재훈 감독과 인연이 깊다. 당시 ‘트랜스포머 3’가 개봉하면서 상영관 찾기가 어려웠을 때 국도예술관이 가장 먼저 손을 내밀었다. 안 감독은 무한한 애정을 보여준 극장을 위해 국도예술관의 이름이 들어간, ‘세상에서 하나 뿐인’ 포스터를 만들어주었고 영화를 언제든지 상영할 수 있는 권한도 줬다.

“저희처럼 자그마한 영화관에서는 한 사람이 영사기사도 하고, 매표도 하고 멀티 플레이어가 돼야합니다(웃음) 저희 극장이 GV(관객과의 대화)를 많이 하는 극장’으로 알려져 있어요. 극장에서 중요한 것은 관객이죠. 편안한 시설을 갖춘 극장 대신 이 공간을 찾는 이들은 문화운동을 하고 있는 셈이죠. 독립영화나 예술영화를 보는 건 행동이고 운동입니다. 이 공간이 단순히 영화만을 상영하는 공간을 넘어 함께 공감하고 재능을 같이 나누고 문화를 만들어가는 곳이 됐으면 합니다.”

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해 직접 영화 티켓 디자인을 하는 정진아 프로그래머의 말이 마음에 와닿는다.



◇창원 시네아트 리좀=시네아트 ‘리좀’(cafe.naver.com/cineart)은 경남 지역 유일의 예술극장이다. 요즘 각광받고 있는 마산 원도심의 창동 예술촌에 문을 열었다.

‘리좀’은 극장 뿐 아니라 갤러리 리좀, 비스트로 리좀, 게스트하우스 리좀 등을 갖춘 복합문화공간으로 파리 3대학에서 영화와 인류학을 공부한 마산 토박이 하효선씨가 대표를 맡고 있다.

‘리좀’은 지난해 12월말 문을 연 신생공간이다. 당초 작가 아뜰리에 등 레지던스 사업을 진행하던 곳으로 극장은 공연 연습장 겸 소극장으로 쓰던 공간을 활용했다. 지하 1층에 자리한 극장은 총 51석 규모다. 극장을 포함한 문화 공간은 연 10만원씩 납부하는 후원자 그룹과 연 2만원을 내는 소비자 조합원들이 함께 꾸려간다.

“예전에 원도심은 문화적 향유가 남부럽지 않은 곳이었는데 언젠가부터 그 흔적들이 사라져 버렸어요. 인구 110만명인 지역에 예술영화관 하나쯤은 있어야 하죠. 예술영화관은 수익성을 따져서는 안될 공간이예요. 레지던시를 하던 때보다 열린 공간으로 많은 사람들이 들락날락하는 장소로 만들 생각입니다. 다들 운영이 힘들거라 했는데 조금씩 나아지고 있습니다. ”

하 대표는 영화관을 열기 전부터 경남씨네마테크와 독립영화 상영회를 간간히 열고 프랑스영화를 무료 상영하는 행사를 진행하는 등 터를 닦아왔다.

신생 공간인 ‘리좀’은 영화관을 홍보하고, 아직 관객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예술영화’의 매력을 알리기 위해 여타 전용관에 비해 상영작 수가 많은 게 특징이다. 현재 한달 관객은 약 1000여명 수준이다.

갤러리를 보유하고 있는 ‘리좀’은 갤러리와 연계한 행사로 차별화를 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전시회에 참여한 다섯명 작가의 비디오 작품을 영화관에서 상영하는 등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글·사진=김미은기자 mekim@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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