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운동연합 “광주·전남 보 894개 파손 … 철거 대상”
2016년 06월 15일(수) 00:00
환경 악영향 실태 조사 시급
녹조유발 등 하천 생태 파괴
쓸모없는 보 철거 정책 세워야
광주·전남의 강과 하천에 설치된 4000여개의 보(洑·small dam) 중 19% 가량이 파손된 것으로 드러났다.

환경단체와 전문가들은 파손된 보를 철거해 환경에 끼치는 악영향을 최소화해야한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멀쩡한 보에 대해서도 정부가 그 기능을 면밀히 검토한 뒤 유지가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철거가 바람직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14일 환경운동연합이 최근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전남지역 하천에 설치된 4728개의 보 중 867개(18.3%)가 파손됐다.

보체(보 몸통)가 파손된 보는 446개, 에이프런(보 하류 수로에 설치하는 콘크리트 구조물)이 파손된 보는 172개, 보체와 에이프런 모두가 파손된 보는 249개로 파악됐다.

광주지역의 경우 전체 138개 보 중 27개(19.6%)가 파손된 것으로 조사됐다. 보체 파손 16개, 에이프런 파손 7개, 보체·에이프런 파손 4개다. 전국적으로는 3만3842개의 보 가운데 파손된 보는 5857개(17.3%)로 집계됐다.

보는 농업용수 등 관개용수를 끌어들이기 위해 하천을 가로막아 쌓아올린 작은 댐(저수시설)이다. 수위 5m 이상, 저수량 300만t 이상인 대형 댐을 제외하고는 모두 보로 분류된다.

환경운동연합은 용도 폐기된 보와 댐에 대한 정확한 실태 조사와 철거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파손된 보는 물론 외관이 정상적인 보 전체에 대해 경제적·환경적 영향을 검토한 뒤 철거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보와 댐 등 각종 구조물은 하천의 물 흐름을 막아 수질 오염과 생물종 축소를 야기시키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환경단체의 한 관계자는 “해마다 영산강에서 반복되는 녹조현상도 이명박 정부 당시 건설된 승촌보, 영산보의 영향이 크다”면서 “노후되고 파손된 보 뿐만아니라 멀쩡한 보도 꼭 필요한 곳이 아니면 철거하는 게 자연의 이치에 맞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농어촌공사와 농림축산식품부에서 발행한 ‘농어촌생산정비 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 1984년부터 2013년까지 30년간 전국적으로 폐기된 보는 1995개로 파악됐다.

환경운동연합이 전국 지방자치단체와 농어촌공사에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확인한 폐기 사유는 농업용수공급 대체시설로 인한 용도 상실, 댐건설로 인한 수몰, 수해로 인한 멸실, 기능상실 및 노화, 농지소멸에 따른 폐기 등이다.

그러나 폐기한 보의 83%가량은 행적적(문서상)으로만 폐기됐고, 실제로는 콘크리트 구조물은 하천에 그대로 방치돼 있다고 단체는 전했다.

환경운동연합 물하천팀 신재은 팀장은 “환경에 끼치는 악영향과 별개로 보에 관한 기초 현황자료조차 부실하게 관리고 있다”면서 “환경부가 적극적으로 보 철거 정책을 수립하고 수질개선과 생태계 회복에 나서야한다”고 말했다.

/김형호기자 khh@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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