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돈의 '바른 소리'] 안철수 의원의 새로운 도전
2015년 12월 18일(금) 00:00 가가
안철수 의원이 새정치연합을 탈당하고 새 정당을 창당하겠다고 선언했다. 창당 작업을 도중에 접고 민주당과 합당을 한 과거가 있는 안 의원이 이번에는 성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안 의원이 신당을 만들기 위한 치밀한 준비를 하고 탈당을 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이제 그런 문제는 중요하지 않다.
문제는 안 의원이 만들 신당이 어느 정도의 지지를 받을 것이며 총선에 나갈 수 있는 좋은 인물을 얼마나 확보할 수 있는가에 있다. 신당의 성공 여부는 ‘새 정치’ 이미지에 부합하는 정치 신인을 얼마나 확보할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창당 작업이 순탄하게 진행되어서 안 의원이 이끄는 신당이 내년 총선에서 의미 있는 의석을 확보한다면 일단은 성공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김종필 전 총리가 만들었던 자민련, 이회창 전 총리가 만들었던 선진당의 결말에서 보듯이 소선구제하에서 제3당이 성공하기는 매우 어렵다. 김종필 전 총리와 이회창 전 총리는 충청 출신으로 이렇다 할 대권 주자가 없었던 충청도 민심을 기반으로 자민련과 선진당을 만들었다.
반면에 안 의원은 호남에서의 새정치연합과 문재인 대표에 대한 비호감에 기반을 두고 정당을 발족시키는 것이니 지역 기반은 취약한 편이다. 한국 정당이 지역 기반을 무시할 수 없음은 엄연한 현실이기에 이러한 우려는 결코 기우가 아니다.
안 의원이 ‘새 정치’라는 새로운 가치를 내걸고 있다는 점에서 과거의 김종필 전 총리나 이회창 전 총리가 시도했던 정당보다는 좋은 명분을 갖고 있다. 그렇다면 이제부터라도 안 의원은 자신이 내세우고 있는 ‘새 정치’를 보다 구체화하고 이에 부응하는 행보를 해야 한다. 그러면서도 정치는 원래 ‘이상 반, 현실 반’임을 도외시해서는 안 된다. 안 의원이 지금까지 돌고 도는 행보를 하게 된 근본 이유는 정치 현실을 지나치게 낭만적으로 보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또한 안 의원은 혹시 자신에게 어떤 한계가 있었던 것은 아닌가 하고 성찰을 해야만 작은 성공이나마 기약할 수 있다고 본다. 안 의원은 한때 ‘안철수 현상’이라고 불릴 정도로 정치개혁을 향한 대중의 열망과 기대를 한 몸에 받았었다. 안 의원 주변에 이름 석 자로 알 만한 학식과 소신을 갖고 있던 교수들이 모였던 것도 모두 그 같은 대중의 열망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제 새로운 출발선에 서 있는 안 의원은 기존 정당의 구태를 비난하기에 앞서 자신을 지지했던 많은 사람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부족함을 되돌아보는 겸허한 자세를 가져야 한다.
무엇보다 안 의원은 호남 유권자들이 자신에게 높은 지지를 보내는 이유를 직시해야 한다. 오늘날 호남의 정서를 아전인수(我田引水)로 해석한다면 자신에 대한 지지가 하루아침에 꺼져버릴 수 있음도 알아야 한다. 이와 관련해서는 호남의 여론 주도층이 민심과 정서를 올바르게 이끌고 또 표출해야 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하고자 한다.
호남의 여론 주도층이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고 여론을 조성하는 역할을 했다면 정치인들이 저마다 ‘호남 민심’을 대변한다면서 나서는 일은 없었을 것이고, 선거를 통해 비로소 민심을 파악하는 모습도 생기지 않았을 것이다.
호남 민심을 떠나서는 동력을 얻지 못할 상황이라면 안 의원은 호남에서부터 ‘새 정치’를 실천에 옮겨야 할 것이다. 민심을 존중하고 이념과 지역을 내세운 할거주의와 패권주의를 거부하면서 한국 정치를 바꾸어 나가는 실험을 호남에서 시작해야 한다는 말이다. 쉽지 않은 일이이지만 새로운 정치 실험이 성공하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할 과정이라고 하겠다.
안 의원이 이끌게 될 신당이 보다 큰 역할을 하기 위해선 안 의원 홀로 모든 것을 책임지고 끌고 가는 형태로는 한계가 있음도 알았으면 한다. 새정치연합은 문재인 체제로 안정되어 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현역 의원 평가가 끝나갈 즈음에는 또 다시 출렁임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 시점까지 얼마나 많은 의원들이 새정치연합을 떠날 것이며, 그 중 몇 명이나 안 의원과 함께 할 것인지도 관심의 대상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오만한 국정 운영에 염증을 느낀 무당파 및 온건 보수층 유권자들로부터 지지를 이끌어 내기 위해선 다른 정당에서는 볼 수 없는 정치 콘텐츠를 만들어 내야 할 것이다.
<중앙대 명예교수>
하지만 김종필 전 총리가 만들었던 자민련, 이회창 전 총리가 만들었던 선진당의 결말에서 보듯이 소선구제하에서 제3당이 성공하기는 매우 어렵다. 김종필 전 총리와 이회창 전 총리는 충청 출신으로 이렇다 할 대권 주자가 없었던 충청도 민심을 기반으로 자민련과 선진당을 만들었다.
또한 안 의원은 혹시 자신에게 어떤 한계가 있었던 것은 아닌가 하고 성찰을 해야만 작은 성공이나마 기약할 수 있다고 본다. 안 의원은 한때 ‘안철수 현상’이라고 불릴 정도로 정치개혁을 향한 대중의 열망과 기대를 한 몸에 받았었다. 안 의원 주변에 이름 석 자로 알 만한 학식과 소신을 갖고 있던 교수들이 모였던 것도 모두 그 같은 대중의 열망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제 새로운 출발선에 서 있는 안 의원은 기존 정당의 구태를 비난하기에 앞서 자신을 지지했던 많은 사람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부족함을 되돌아보는 겸허한 자세를 가져야 한다.
무엇보다 안 의원은 호남 유권자들이 자신에게 높은 지지를 보내는 이유를 직시해야 한다. 오늘날 호남의 정서를 아전인수(我田引水)로 해석한다면 자신에 대한 지지가 하루아침에 꺼져버릴 수 있음도 알아야 한다. 이와 관련해서는 호남의 여론 주도층이 민심과 정서를 올바르게 이끌고 또 표출해야 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하고자 한다.
호남의 여론 주도층이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고 여론을 조성하는 역할을 했다면 정치인들이 저마다 ‘호남 민심’을 대변한다면서 나서는 일은 없었을 것이고, 선거를 통해 비로소 민심을 파악하는 모습도 생기지 않았을 것이다.
호남 민심을 떠나서는 동력을 얻지 못할 상황이라면 안 의원은 호남에서부터 ‘새 정치’를 실천에 옮겨야 할 것이다. 민심을 존중하고 이념과 지역을 내세운 할거주의와 패권주의를 거부하면서 한국 정치를 바꾸어 나가는 실험을 호남에서 시작해야 한다는 말이다. 쉽지 않은 일이이지만 새로운 정치 실험이 성공하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할 과정이라고 하겠다.
안 의원이 이끌게 될 신당이 보다 큰 역할을 하기 위해선 안 의원 홀로 모든 것을 책임지고 끌고 가는 형태로는 한계가 있음도 알았으면 한다. 새정치연합은 문재인 체제로 안정되어 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현역 의원 평가가 끝나갈 즈음에는 또 다시 출렁임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 시점까지 얼마나 많은 의원들이 새정치연합을 떠날 것이며, 그 중 몇 명이나 안 의원과 함께 할 것인지도 관심의 대상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오만한 국정 운영에 염증을 느낀 무당파 및 온건 보수층 유권자들로부터 지지를 이끌어 내기 위해선 다른 정당에서는 볼 수 없는 정치 콘텐츠를 만들어 내야 할 것이다.
<중앙대 명예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