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적 교육의 실천을 기대하며 …
2015년 04월 27일(월) 00:00
이 승 권
조선대 아시아문화교류사업단장
반세기에 걸친 대한민국의 발전은 경이로움 그 자체이다. 주변국은 우리의 정신문화를 왜곡시켰고, 이어진 내전은 금수강산을 황폐화시켰다. 경제발전 프레임 속에서 개인의 자유가 철저히 억압당하였지만 민주화에도 성공하였다. 이와 같이 세계가 경탄하는 대한민국의 성장을 견인한 바탕에는 우리의 뜨거운 교육열이 있었다.

국제적인 학업성취도 평가(TIMSS or PISA)에서 대한민국은 여전히 최상위에 위치한다. 그러나 이와 같은 화려한 외양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의 교육과 미래에 대한 비관적 전망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다시 말해, 현재의 교육시스템으로는 세계화, 정보화, 다원화로 대변되는 21세기의 미래 인재, 즉 도구적 지식과 기술, 이질적 집단과의 소통능력, 다문화적 감수성, 자기주도 학습역량, 세계 시민의식, 창의성 개발능력 등을 갖춘 인재를 교육하기가 어렵다는 의미이다.

전통적인 교육 방식으로는 폭증하는 지식을 효율적으로 전달하기도 어렵고, 첨단 지식도 몇 년이 못가서 무용지물이 되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불필요하게 많은 지식을 전수하기 보다는 창의적 사고를 통해서 미래사회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교육이 필요하게 되었다.

이러한 시대적 요청에 부응이라도 하듯이 제도권과 제도권 밖에서 미래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다양한 교육 실험이 시도되고 있지만 교육계 전체가 창의적 교육시스템으로 전환되기 까지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5월은 ‘어린이달’이다. 5월이 되면 ‘오늘은 어린이날 우리들 세∼상’이라는 노래 가사가 절로 생각난다. 그러나 어른들이 5월을 ‘어린이의 세상’으로 만들어 주고 있는지 의문이다. 지구촌의 주역이 될 우리의 미래 세대에게 적합한 지식과 기술을 가르치고 있는지 자문해 볼 때다.

과학기술의 진보가 상상의 범주를 벗어나서 발전하고 있지만 기본적인 원리는 20세기를 전후해서 거의 다 완성되었다고 할 수 있다. 새로운 지식 개발과 교육보다는 기존의 지식을 창조적으로 활용하는 융합인재교육(STEAM)의 필요성이 대두하는 이유이다.

오늘날, 창의융합교육의 가치와 중요성에 대해서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있다. 교육현장에서도 창의적 교육방법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지만 우리의 교육이 비판적 사고를 기르는 교육에 치중되어 있기 때문에 변화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교육의 틀을 하루 아침에 바꿀 수 없듯이 창의융합교육도 많은 준비와 노력이 필요하다.

문화예술체험을 통해서 창의적 사고를 키우는 프랑스, 색채교육을 통해서 표현력을 향상시키는 영국, 일상의 문화예술체험을 통해서 창의교육을 실천하는 핀란드 등의 교육방식은 우리가 참고해야 할 창의성 교육의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들 나라에서 창의성 개발에 활용된 문화예술교육이 어린이의 창의성 발달에 도움을 준다는 것은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러나 어떠한 교육방식이 자기주도 학습을 가능하게 하고, 어떠한 감성을 자극할 때 어린이의 창의성이 개발되는지를 구체화하기는 쉽지 않다.

창의성에 대한 정의도 혼란스럽기 그지없다. 창의성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향한 개인의 잠재적 능력이다. 다시 말해, 창의성은 개인의 자질을 기반으로 새로운 생각이나 참신한 통찰력을 이끌어 내는 능력을 말한다. 따라서 창의융합교육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문화예술의 창의성이 개인의 창의성을 자극하는 접점을 찾는 노력이 선행되어야 한다.

국내에서도 어린이의 창의성 교육을 위한 유의미한 노력들이 진행된 사례가 있다. 서울문화재단을 중심으로 예술가교사(TA: Teaching Artist)를 양성하는 교육이 실시된 바 있다. 예술가교사는 교육현장에서 창의성 개발을 위한 통합예술교육을 실천하게 된다. 예를 들어, 연극, 시각예술, 무용, 음악 등 다양한 예술장르를 결합하여 아이들의 발달단계에 적합한 미적, 창의적 예술체험을 제공한다.

이러한 시각에서 예술가교사는 설득력 있는 창의융합교육의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할 수도 있다. 교사인지 예술가인지, 예술가교사의 정체성에 대한 논란이 있지만 이러한 시도들을 기반으로 창의성 교육을 위한 실천 활동이 교육현장에서 더욱 가속화되기를 기대하며 2015년 5월을 맞이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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