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일자리는 우리 내부에 있다
2014년 07월 28일(월) 00:00 가가
이 상 면
광주대 교수
광주대 교수
이태리 협동조합의 수도라 불리는 볼로냐는 에밀리아로마냐의 주도(州都)이다. 에밀리아로마냐는 이태리 20개 주(州) 중의 하나로, 2만2000㎢의 면적에 430만여 명이 거주하고 있다. 그다지 크지 않은 규모임에도, 이 주에는 무려 40만 개의 기업이 운영되고 있다. 노인과 학생층을 제외하면 결국 평균 5∼6명의 구성원이 하나의 기업을 구성하고 있는 셈이다.
에밀리아로마냐의 인구는 이태리 전체 인구의 7%지만 GDP의 9%를 생산한다. 2010년 이곳의 1인당 GDP는 4만 달러로 이태리 국가 평균보다 훨씬 높다. 종업원 10인 이하로 구성된 다양한 중소기업들이 다층 네트워크를 형성, 시장과 수요 변화에 유연하게 반응하면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독특한 경제구조를 ‘에밀리안 모델’이라 부르기도 한다.
지금 세계적으로 가장 큰 경제 현안이 ‘일자리 창출’이다. 특히 우리 광주·전남지역에는 주민들이 선호하는 좋은 일자리가 절대 부족하다. 그래서 많은 지자체가 일자리 창출 방안으로 기업 및 투자유치를 중점적으로 추진해 왔다. 그러나 일자리를 찾아 고향을 떠나는 행렬은 여전히 멈추질 않는다.
지역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 눈을 차디찬 외부에만 돌릴 필요가 없다. 이젠 눈을 내부 시장에 돌려야 한다. 지역 내부의 틈새시장을 찾아 창업을 하면 좋은 일자리가 무한히 있다는 얘기다.
영국의 데본 카운티가 지역 로컬푸드 사업을 지원한 것이 좋은 예다. 데본 카운티는 먼저 지역 내 농식품의 생산과 소비 흐름을 분석, 정책에 반영했다. 데본 카운티는 첫째, 지역에서 생산하는데 지역에서 소비하지 않았던 상품을 서로 연결해 판매할 수 있도록 했다.
둘째, 지역에서 소비하지만 생산하지는 못하는 농산물은 정책지원을 통해 지역 내에서 생산할 수 있도록 했다. 셋째, 생산하지 못하는 가공품도 지역에서 생산하도록 지원했다. 이 같은 정책을 실행하기 위해 10억 원을 투입한 데본 카운티는 결국 160억 원에 이르는 농식품 구입액의 외부 유출을 차단한 것은 물론, 지역 내에서 150여 개의 일자리를 만들어냈다.
창업하는데 기발한 아이디어나 혁신적인 기술이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다. 지역 내에서도 좋은 사업모델이 무진장 많다. 바닷가 횟집이 많은 충남 서천에서는 군청 직원의 제안으로 지역 횟집들이 공동으로 미나리를 계약 재배, 외지에 유출되던 미나리 구입대금만큼의 지역 부가가치 증대 효과를 거뒀다.
에밀리아로마냐에는 ‘코프 아드리아티카’라는 소비자 협동조합이 있는데 매출액만 무려 20억 유로(약 2조 8000억 원)에 이른다. 조합마트에 진열된 제품의 70% 이상이 지역 내에서 자체 생산된 것들이다. 주민들이 조합마트에서 지출한 돈이 다른 곳으로 빠져나가지 않고 다시 지역 기업으로 환류하는 구조가 만들어짐으로써 지역 영세·중소기업들이 안정적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창업문화가 정착되지 못하는 것은, 지나치게 안전을 추구하기 때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주위에 창업 실패 사례가 너무나 많다 보니 모두가 창업을 무서워한다. 이 때문에, 창업문화 확산을 위해서는 위험을 완화해 줄 수 있는 여건 조성이 반드시 필요하다.
창업생태계가 가장 잘 조성된 나라 중의 하나가 이스라엘이다. 유태인들은 의사, 변호사, 언론인 등 전문인으로서 직장을 잡는 것 외에는 모두가 창업을 선호한다. 돈을 벌려면 자기 사업을 해야지 남의 돈을 벌어주면서 고생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또 우수한 창업지원 시스템도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도 정부의 창업육성책에 힘입어 좋은 창업지원 제도를 많이 보유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창업지원 정보를 보유하고 있는 곳이 공공기관이요, 지역 경제의 흐름을 가장 잘 파악할 수 있는 곳도 공공기관이라는 점이다. 지역의 경제구조가 취약해 좋은 일자리가 부족한 지금, 지자체 등 공공기관들의 적극적인 창업 친화적 노력이 필요한 이유다.
박원순 서울 시장은 ‘마을회사’라는 책에서 농담 반 진담 반으로 헌법 제1조를 “대한민국 모든 국민은 소기업 사장이 될 수 있다.”로 바꾸자면서 “소기업이 들꽃처럼 피어나고 강물처럼 흐르는 날이 올 것이며, 그것은 지역과 마을에서 시작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에서도 강원도 원주시, 전북 완주·진안군 등에서는 이미 이러한 창업을 통한 지역경제 선순환 구축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지역에서 창업이 활성화하려면 먼저, ‘창업이 그렇게 위험한 것이 아니며, 일자리 창출의 가장 훌륭한 대안’이라는 인식이 확산되어야 한다. 우리 광주·전남에서도 ‘에밀리안 모델’처럼 우리만의 고유한 경제 선순환 모델이 하루빨리 만들어지기를 기대한다.
영국의 데본 카운티가 지역 로컬푸드 사업을 지원한 것이 좋은 예다. 데본 카운티는 먼저 지역 내 농식품의 생산과 소비 흐름을 분석, 정책에 반영했다. 데본 카운티는 첫째, 지역에서 생산하는데 지역에서 소비하지 않았던 상품을 서로 연결해 판매할 수 있도록 했다.
둘째, 지역에서 소비하지만 생산하지는 못하는 농산물은 정책지원을 통해 지역 내에서 생산할 수 있도록 했다. 셋째, 생산하지 못하는 가공품도 지역에서 생산하도록 지원했다. 이 같은 정책을 실행하기 위해 10억 원을 투입한 데본 카운티는 결국 160억 원에 이르는 농식품 구입액의 외부 유출을 차단한 것은 물론, 지역 내에서 150여 개의 일자리를 만들어냈다.
창업하는데 기발한 아이디어나 혁신적인 기술이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다. 지역 내에서도 좋은 사업모델이 무진장 많다. 바닷가 횟집이 많은 충남 서천에서는 군청 직원의 제안으로 지역 횟집들이 공동으로 미나리를 계약 재배, 외지에 유출되던 미나리 구입대금만큼의 지역 부가가치 증대 효과를 거뒀다.
에밀리아로마냐에는 ‘코프 아드리아티카’라는 소비자 협동조합이 있는데 매출액만 무려 20억 유로(약 2조 8000억 원)에 이른다. 조합마트에 진열된 제품의 70% 이상이 지역 내에서 자체 생산된 것들이다. 주민들이 조합마트에서 지출한 돈이 다른 곳으로 빠져나가지 않고 다시 지역 기업으로 환류하는 구조가 만들어짐으로써 지역 영세·중소기업들이 안정적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창업문화가 정착되지 못하는 것은, 지나치게 안전을 추구하기 때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주위에 창업 실패 사례가 너무나 많다 보니 모두가 창업을 무서워한다. 이 때문에, 창업문화 확산을 위해서는 위험을 완화해 줄 수 있는 여건 조성이 반드시 필요하다.
창업생태계가 가장 잘 조성된 나라 중의 하나가 이스라엘이다. 유태인들은 의사, 변호사, 언론인 등 전문인으로서 직장을 잡는 것 외에는 모두가 창업을 선호한다. 돈을 벌려면 자기 사업을 해야지 남의 돈을 벌어주면서 고생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또 우수한 창업지원 시스템도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도 정부의 창업육성책에 힘입어 좋은 창업지원 제도를 많이 보유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창업지원 정보를 보유하고 있는 곳이 공공기관이요, 지역 경제의 흐름을 가장 잘 파악할 수 있는 곳도 공공기관이라는 점이다. 지역의 경제구조가 취약해 좋은 일자리가 부족한 지금, 지자체 등 공공기관들의 적극적인 창업 친화적 노력이 필요한 이유다.
박원순 서울 시장은 ‘마을회사’라는 책에서 농담 반 진담 반으로 헌법 제1조를 “대한민국 모든 국민은 소기업 사장이 될 수 있다.”로 바꾸자면서 “소기업이 들꽃처럼 피어나고 강물처럼 흐르는 날이 올 것이며, 그것은 지역과 마을에서 시작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에서도 강원도 원주시, 전북 완주·진안군 등에서는 이미 이러한 창업을 통한 지역경제 선순환 구축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지역에서 창업이 활성화하려면 먼저, ‘창업이 그렇게 위험한 것이 아니며, 일자리 창출의 가장 훌륭한 대안’이라는 인식이 확산되어야 한다. 우리 광주·전남에서도 ‘에밀리안 모델’처럼 우리만의 고유한 경제 선순환 모델이 하루빨리 만들어지기를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