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 아니다, 아쉽지만 다시 시작”
2012년 10월 29일(월) 00:00
나로호 발사 연기에 연구원도 지역민도 허탈
“성공 할 때까지 지지 성원 보낼 것” 한목소리
“나로호 발사를 위해서는 600단계의 과정이 필요한데, 이번 문제는 240번째 단계에서 발견된 문제입니다. 발사 연기는 아쉽지만 한·러 양국 기술진은 발사 성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28일 나로호 3차 발사가 연기된 나로우주센터 관계자들은 “아쉬움 속에서도 성공 발사를 위해 모든 작업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고 있다”고 밝혔다. 발사 5시간여를 앞두고 문제가 발견돼 우주센터 관계자들의 아쉬움은 그 어느 때보다 컸다.

발사 예정일을 하루 앞둔 지난 25일 오전 9시 10분부터 오후 3시 40분까지 진행된 최종 리허설(예행연습)에서도 1단(하단)과 2단(상단), 레인지시스템(추적시스템), 충돌회피분석(COLA·Collision Avoidance) 등에 특별한 이상 징후는 없었다.

또 지난 24일 나로호의 발사대 이송과 기립 과정도 순조로웠고 발사 예정일이었던 26일 변수였던 날씨마저 쾌청해 모든 준비가 물 흐르듯이 진행됐기 때문에 우주센터 관계자들의 실망은 더했다.

우주센터 한 관계자는 “그동안 잠도 못 자고, 심지어 약을 먹는 연구원들도 많았다”면서 “발사가 최종 연기됐다는 소식에 모두가 말문이 막혔지만,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힘을 내 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흥에서 ‘우주의 문’이 열리는 순간을 기대했던 지역민들의 실망도 컸다.

나로우주센터 건립으로 삶의 터전을 옮겨야 했던 고흥군 봉래면 예내리 옛 하반마을 이장 김동민(77)씨는 “앞서 2번 실패를 했지만, 이번에는 수월하게 일이 진행되는 것 같아서 잔뜩 기대를 했었다”면서도 “발사 연기가 됐지만 이달에 못하면 다음달, 그 다음달까지라도 성공할 때까지 끝까지 기다리며 나로호에 대한 성원을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우주쇼’를 지켜보기 위해 고흥을 찾은 관람객들도 아쉬운 발길을 되돌려야 했다. 발사가 연기된 지난 26일 고흥 우주발사전망대와 남열해돋이해변 등 나로호 관망지점을 찾은 관람객들은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재경고흥향우회 정의종(58) 회장은 “발사 연기는 실패가 아니다”면서 “‘고흥의 꿈’을 더 높이 더 멋지게 날리기 위한 하나의 과정이라고 여기고 있고, 다음 발사 때는 재경 고흥향우회원들을 모아 성공을 기원하러 고향을 찾겠다”고 말했다.

/오광록기자 kroh@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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