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군의회, 제 역할 다했나?
2012년 05월 11일(금) 00:00
화력발전소 유치를 놓고 6개월 동안 빚어졌던 찬·반 갈등이 지난 7일 해남군의회의 부결로 종지부를 찍었다.

그러나 주민들은 해남군의회의 이번 표결 결과에 많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상임위와 본회의의 표결 과정에서 석연치 않은 궁금증이 노출됐기 때문이다.

지난 4일 열렸던 산업건설위원회에서는 집행부가 제출한 화력발전소 유치 동의안을 두고 4시간 이상의 심의와 토론 끝에 4:1로 가결시켰다. 상임위에서 동의안이 통과되자 대부분의 주민은 본회의에서도 가결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본회의 표결 결과는 찬성 3, 반대 5, 무효 3표로 뒤집어졌다.

이같은 결과는 해남군의회 사상 초유의 일이다. 상임위에서 찬성이 4표였는데 무슨 곡절이 있었길래 본회의에서 1표가 줄었던 것일까?

이를 두고 일부에서는 4일 상임위 표결 후 몇몇 의원들의 소신이 꺾였거나, ‘보이지 않는 큰 힘’에 의해 누군가 굴복했지 않았겠느냐는 추측이 흘러나오고 있다.

의혹이 사실이라면 해남군의회는 ‘식물의회’라는 오명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주민 대표인 의원이 외풍에 따라 소신을 바꾼다면 진정한 민의의 대변자라고 어느 누가 믿음을 가질 것인가? 또, 무효 3표는 책임감없이 의원의 권리를 포기한 것으로 비난받아 마땅하다.

화력발전소 유치 문제는 일단락됐다. 주민들은 그동안 찬·반으로 갈렸던 갈등을 씻고 화합에 노력해야 한다. 해남군의회 역시 무소신에서 벗어나 주민의 신뢰회복이 급선무다. 화력발전소 유치 과정의 잘못을 되돌아보고 성숙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박희석 서부취재본부 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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