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의 흐름 읽기
2011년 10월 31일(월) 00:00 가가
다니엘 핑크는 그의 저서 ‘새로운 미래가 온다’에서 지난 수십년 간은 특정한 사고를 가진 특정한 부류의 사람들이 우대받는 사회였는데 이제는 다른 부류의 사람들이 대우받는 시대가 열렸다고 말했다. 예를 들면 이전에는 소프트웨어 코드를 짜는 컴퓨터 프로그래머, 계약서를 작성하는 변호사, 숫자처리에 뛰어난 MBA 등이 우대를 받았지만, 이제는 창작하는 사람, 타인과 공감하는 능력을 가진 사람, 패턴을 읽는 사람,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사람 등이 더욱 대접을 받는 시대가 되었다는 것이다. 즉 미래는 기술적 전문성보다는 다양한 사고를 가진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더욱 필요한 시대라는 말이다.
요즈음 새롭게 각광을 받는 사람들을 보면 예술가, 발명가, 디자이너, 스토리텔러, 남을 봐 주거나 위로해 주는 사람, 큰 그림을 그리며 전체적인 시각을 통해 사고하는 사람 등이 두드러지게 눈에 띈다. 이 두 그룹을 비교해보면 이전에 각광받던 사람들이 쉽게 말해 자기중심적이고 자기 잘난 맛에 살던 사람들이라면 앞으로 우대받는 사람들은 관계를 중시하고 소통을 할 줄 아는 사람들이라는 점을 발견하게 된다.
아마도 정치계에서 불고 있는 안철수 바람의 기저에는 바로 이러한 시대적 흐름이 자리 잡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한다. 새로운 시대가 요구하는 지도자는 모름지기 ‘노동의 종말’과 ‘양극화의 심화’ 같은 시대적 상황을 꿰뚫어보며, 그러한 문제를 보통사람들의 삶 속에서 감성적으로 소통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시대가 변하고 상황이 바뀌면 구태를 벗어나 시대의 흐름을 읽을 줄 알아야 한다. 이는 정치뿐만 아니라 모든 영역에 적용된다. 최근 광주에는 ‘창조도시론’의 창시자 찰스 랜드리가 와서 매우 유익한 두 가지 제언을 해주고 갔다. 그에 의하면 이제는 사람들이 일자리가 있는 도시로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 거꾸로 “사람들이 도시를 선택한 후에 일을 만드는 시대”가 됐다는 것이다. 특히 미래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계층인 ‘창조계층’이 더욱 그렇다 한다.
광주가 창조도시, 문화도시로 성공하려면 바로 이러한 시대적 흐름을 놓치면 안 된다. 이를 달리 풀이하면, 광주에 일자리를 만들어 사람들이 찾아오게 하는 방법도 있지만, 광주라는 도시를 외부인들이 와서 살아보고 싶은 도시로 만드는 작업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암시로 보인다.
그렇다면 사람들이 찾아와 살고 싶은 도시는 어떠한 특징을 갖는 것인가? 랜드리는 중요한 세 가지 요소로 ‘삶의 편의성‘, ‘꿈의 실현 가능성‘ 그리고 ‘독특한 도시를 추구할 것‘을 들었다. 물론 이 세 가지 요소도 도시가 만일 ’개방‘과 ’관용‘의 정신이 결여되어있다면 의미가 없을 것이다. 샌프란시스코 같은 도시에는 수많은 창조적인 사람들이 그곳에서 살고 싶어 스스로 찾아와 창의적인 일자리를 만들어 낸다. 샌프란시스코의 아름다운 도시환경뿐 아니라 샌프란시스코가 갖는 무한한 ’개방성‘과 ’포용성‘이 그들을 끌어들이기 때문이다.
또한 랜드리는 광주라는 도시가 외부에서 어떠한 모습으로 인식되고 있는지 귀를 열고 들어야할 것이라는 제언을 덧붙였다. 도시의 정체성이란 주민들이 인위적으로 주창하여 만들어지는 것이 아닌 만큼 자생적인 노력과 더불어 외부와의 소통 역시 중요하다는 말이라 해석된다.
광주의 미래는 앞으로 새로운 창조계층이 형성되어 사회발전의 중심세력이 될 수 있느냐에 따라 그 모습이 결정될 것이다. 긍정적 발전을 기하려면 앞에서 언급한 새롭게 우대받는 집단의 역할이 크게 성장할 수 있어야한다. 이는 구태를 벗어나 새로운 시대적 흐름을 읽어야 함을 뜻한다.
또 한편으로는 거대한 하나의 프로젝트에 매달리기보다는 도시 구석구석을 사람 냄새가 나게끔 다듬는 작업이 필요하다. 그리고 눈과 귀와 마음을 세계로 열어 놓고 소통하고 실천하는 개방과 포용의 정신이 생활 속으로 들어와야 한다.
‘평화’의 도시로 불리는 제네바에는 루소와 칼뱅의 정신을 실천하는 수 많은 종교단체들이 활동하고, 제네바사람 뒤낭이 창설한 ‘국제적십자연맹’의 본부가 있으며, 인구의 절반이 외국인이다.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에 세계는 제네바를 평화의 도시로 인정하고 부른다는 사실이 우리에게는 많은 참고가 될 것이다.
〈최협 아시아문화중심도시조성위원회 위원장·전남대 교수〉
광주가 창조도시, 문화도시로 성공하려면 바로 이러한 시대적 흐름을 놓치면 안 된다. 이를 달리 풀이하면, 광주에 일자리를 만들어 사람들이 찾아오게 하는 방법도 있지만, 광주라는 도시를 외부인들이 와서 살아보고 싶은 도시로 만드는 작업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암시로 보인다.
그렇다면 사람들이 찾아와 살고 싶은 도시는 어떠한 특징을 갖는 것인가? 랜드리는 중요한 세 가지 요소로 ‘삶의 편의성‘, ‘꿈의 실현 가능성‘ 그리고 ‘독특한 도시를 추구할 것‘을 들었다. 물론 이 세 가지 요소도 도시가 만일 ’개방‘과 ’관용‘의 정신이 결여되어있다면 의미가 없을 것이다. 샌프란시스코 같은 도시에는 수많은 창조적인 사람들이 그곳에서 살고 싶어 스스로 찾아와 창의적인 일자리를 만들어 낸다. 샌프란시스코의 아름다운 도시환경뿐 아니라 샌프란시스코가 갖는 무한한 ’개방성‘과 ’포용성‘이 그들을 끌어들이기 때문이다.
또한 랜드리는 광주라는 도시가 외부에서 어떠한 모습으로 인식되고 있는지 귀를 열고 들어야할 것이라는 제언을 덧붙였다. 도시의 정체성이란 주민들이 인위적으로 주창하여 만들어지는 것이 아닌 만큼 자생적인 노력과 더불어 외부와의 소통 역시 중요하다는 말이라 해석된다.
광주의 미래는 앞으로 새로운 창조계층이 형성되어 사회발전의 중심세력이 될 수 있느냐에 따라 그 모습이 결정될 것이다. 긍정적 발전을 기하려면 앞에서 언급한 새롭게 우대받는 집단의 역할이 크게 성장할 수 있어야한다. 이는 구태를 벗어나 새로운 시대적 흐름을 읽어야 함을 뜻한다.
또 한편으로는 거대한 하나의 프로젝트에 매달리기보다는 도시 구석구석을 사람 냄새가 나게끔 다듬는 작업이 필요하다. 그리고 눈과 귀와 마음을 세계로 열어 놓고 소통하고 실천하는 개방과 포용의 정신이 생활 속으로 들어와야 한다.
‘평화’의 도시로 불리는 제네바에는 루소와 칼뱅의 정신을 실천하는 수 많은 종교단체들이 활동하고, 제네바사람 뒤낭이 창설한 ‘국제적십자연맹’의 본부가 있으며, 인구의 절반이 외국인이다.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에 세계는 제네바를 평화의 도시로 인정하고 부른다는 사실이 우리에게는 많은 참고가 될 것이다.
〈최협 아시아문화중심도시조성위원회 위원장·전남대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