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아름답고 소중하다
2011년 04월 18일(월) 00:00
최근 한국갤럽은 ‘한국인의 철학’을 주제로 한 설문조사를 했다. 한국인이 어떤 생각을 하고 살아가는지, 알 수 있는 결과가 나왔다. 내용은 ‘인간은 악하기보다는 선하다’ ‘나쁜 일을 하면 대가를 치른다’ ‘운명은 타고나기보다는 노력이나 능력에 따라 만들어진다’ ‘같은 직무라도 능력이 다르다면 서로 다른 월급을 받는 것이 공평하다’ 등이다.

특히 ‘나쁜 일을 하면 언젠가 그 죄를 받는다’의 질문에서는 그렇다가 85%로 압도적이었다. 인간의 본성에 대해서는 ‘태어날 때부터 선하다’는 답변이 53%, ‘선악을 동시에 갖췄다’가 32%로 인간의 본성은 본래 착하다고 생각하는 답변이 월등했다.

인생이 의미 있다고 생각하는 응답자는 전체의 90%로 압도적으로 높았다. 여기에서 느껴지는 것은, 인생이 험난하고 고달프다고 말을 하면서도 세상을 긍정적으로 본다는 것이다. 90%라는 결과는 인생 그 자체를 소중하고 감사하게 여기는 마음인데 정말 믿기지 않을 정도이다.

전 세계를 주름잡는 삼성, 현대, LG 등은 그 브랜드 가치가 코리아보다 위라고 말하는 이들이 많다. 러시아나 심지어는 미국 대학생 절반 가량이 현대나 삼성을 일본제품으로 알고 있다니 실감이 난다.

5년 전에, 중앙아시아 키르키즈에 갔었을 때는 한국대사관도 없었다. 그런데 호텔이나 큰 식당에는 LG, 삼성 등의 TV 등이 이미 자리 잡고 있었다. 피와 땀으로 얼룩진 그 노력이 가슴의 뭉클함으로 와 닿았다. 이번 한국갤럽의 결과에 인생은 의미가 있다고 대답한 한국인들의 근성과, 긍정적인 인생관이 삼성, 현대, LG 같은 세계적인 거대 기업의 밑거름이 되었을 거라 확신한다.

그리고 ‘한국인임이 자랑스럽습니까’라는 질문에도 85%가 그렇다고 답했다.

전쟁이 날 경우 우리나라를 위해 기꺼이 싸우겠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참전하겠다는 답도 61%였다. 이는 한국인의 힘과 저력을 볼 수 있는 통계로 우리나라가 무궁무진하게 발전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는 것이다.

이런 통계들을 살펴보면 효와 충은 우리나라 사람들의 잠재의식 속에 충분히 녹아있다는 생각이다. 효와 충의 근본은 자신을 사랑할 줄 아는 마음이 첫째이다. 인생에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열 사람 중 아홉 명이니, 세상 구경시켜준 부모님께 감사하는 마음들도 다 간직하고 있을 것이다. 이런 점이 진정한 효가 아닐지 생각을 해본다.

4월도 거의 지나간다. 이럴 때마다 나이를 생각하고 세월의 무상함과 늙어간다는 생각에 마음이 심란해지기도 한다. 바람에 날리는 꽃잎만 보아도 꽃잎이 나라는 생각을 하며 괜스레 눈물도 짓곤 하는데, 꽃다운 나이는 과연 몇 살일까.

광주 시내에 있는 경로당에 날마다 나가시는 92세 되신 할머니가 계셨는데, 하루는 며느리가 퇴근하고 오니 그 할머니는 며느리에게 하소연을 한다. “오늘 노인당에서 말이야 기분이 정말 나빴다, 새파란 것들이 자기들만 화투치고 나를 끼워주지 않는단 말이지. 그래서 지금까지 매우 불쾌하다” 그 말에 며느리는 ‘경로당에 새파란 것들이라니?’ 생각하며 웃었다.

“어머니 도대체 그 새파란 것들이 몇 살이나 되는데 그런답니까” 그 어머니 말씀이 “이제 갓 80살 넘은 것들이 말이야. 자기들도 내 나이 곧 될 텐데” 그 할머니는 80대인 할머니들을 새파랗다고 표현한다. 맞는 말이다. 예를 들면 스무 살 되는 대학생이 열 살짜리 초등학생을 상대나 해주겠는가.

80세도 새파란 나이라는데 지금 우리는 아직 꽃이 피지도 않았다. 정말 살맛이 난다. 현재 어떤 나이라 하더라도 꽃다운 나이인 것이다. 사람들은 30대 40대, 50대, 60대 이렇게 나이가 들어갈수록 심각해 지는데 그럴 필요가 없다. 세월을 거꾸로 돌릴 수는 없지 않은가.

‘세월 앞에 장사 없다’라고 한다. 가는 세월에 몸을 맡기고 하루하루를 즐겁고 행복한 날이 되도록 만드는 것은 각자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인생은 소중하고 의미가 있다. 나이가 몇 살이든 간에 꽃다운 나이라고 생각하고 즐겁게 생활해도 되겠다.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라는 천상병 시인의 시구처럼 우리는 소풍을 만끽해야 하니 슬퍼할 겨를이 없다. 그리고 ‘지금 이 세상을 살고 있는 것은 21세기가 간절히 나를 원했기 때문이야’라는 유행가 가사가 생각난다. 정말 그렇다. 우리 모두는 21세기가 우리를 간절히 원하기 때문에 존재하는 것이다. 우리를 원하는 세상을 향하여 힘차게 나가자.

/고영을 고구려대학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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