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에 취하고… 맛에 반하고… 상큼한 허브여행, 五感이 깨어난다
2004년 11월 05일(금) 00:00
쫓기듯 돌아다니는 여행이 아니고 느긋하게 휴가를 즐기며 건강을 챙기는 여행이 인기다. 유명관광지가 아닌, 자연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공간들이 인기를 끌고 그 중심에 ‘숲’이나 ‘자연휴양림’ ‘생태공원’들이 있다. 웰빙열풍으로 허브를 체험하고 구경할 수 있는 장소들도 큰 관심을 끌고 있다. 허브는 식용·약용·향신료로 쓰이는 식물을 통칭하는 말이다. ‘푸른 잎’을 뜻하는 라틴어 ‘허바(Herba)’가 그 어원. 허브는 꽃과 잎에서 오일을 뽑아내서 미용·의료용으로 사용하고 그대로 말려 포프리를 만들기도 한다. 그냥 먹거나 말려서 차로 마셔도 좋다. 허브의 향에 취하고 맛에 취하다 보면 건강은 절로 따라온다. 충북 청원의 상수허브랜드(043-275-1844)는 2만여평에 조성된 국내 최초, 동양 최대의 허브농장이다. 전시장 문을 열자 상큼한 라벤더향이 콧속을 간지르며 상쾌함이 가슴깊이 스민다. 머릿속이 맑아지는 느낌이다. 로즈마리를 손으로 훑어내리자 진한 향이 손에 남는다. 2만여평 550종 동양 최대 농원 라벤다와 함께 여성에게 가장 인기 있는 로즈마리는 기원 전 1세기에 이미 고대 로마 의사 디오스코리데스와 가렌이 그 약효를 기록했고, 서양에서는 ‘정절’의 상징으로 새색시들이 몸에 간직했다. 로즈마리는 로즈마리 생잎의 증류액으로 만든 ‘헝가리 여왕의 정수’에 의해 유명해졌다. 72세의 고령에 병을 앓던 이사벨라 여왕은 로즈마리로 만든 정수를 마신 후 회춘해 핀란드 왕으로부터 청혼을 받았다고 한다. 상큼한 향기로 소화불량 천식에 효험이 있다는 페퍼민트와 편두통과 관절염에 기적적인 효과가 입증된 휘버휴 등 사연도 다양하다. 안내를 맡은 이상은(42) 이사가 잎을 하나 따서 내민다. 씹어보니 달다. 스테비아 잎이란다. 설탕보다 당도가 300배 이상 높다. 다음에 보여준 것은 여성들이 좋아하는 헬리오트로프. 달콤한 초콜릿 향이 혀 끝에 묻어난다. 허브랜드에는 550여종의 각양각색의 허브가 있다. 레몬향을 내뿜는 레몬밤, 장수초로 잘알려진 세이지, 진한 박하향을 풍기는 애플민트, 벌레 쫓는 로드제라늄 등등…. 50여m 남짓한 허브터널을 한 번 통과한 사람은 표정부터 달라진다. 이곳에서 만난 김은주(51·대전시 서구)씨는 〔〈【“심신이 지칠 때 허브랜드를 자주 찾는다”며 】〉〕“향긋한 허브향에 취하다 보면 스트레스가 풀리고 마음이 평안해진다”고 말했다. 차 만들고 재배법도 배우고 허브실 내 정원에선 향기로 샤워를 한다. 피를 맑게하는 세이지터널, 허브잔디. 희귀한 허브 꽃들을 만져보고 느끼다 보면 온몸에 허브 향기가 퍼져 꿈결인 듯 아득한 기분이 든다. 허브랜드에는 볼거리도 많다. 야외공원에 있는 ‘허브생카페트 길’은 맨발로 걸으면 연인이나 부부의 사랑이 깊어진다고. 허브용궁에는 철갑상어와 이스라엘 향어 등이 놀고 있다. 80년마다 가지와 줄기가 한 바퀴씩 돌며 성장한다는 수령 500년의 용송과 수령 1천년의 천년송 소나무 분재도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15t의 자연석인 ‘고추공룡’도 재미 있다. 앞에서 보면 남근형상을 하고 있고, 뒤쪽에서 보면 공룡이 알을 낳고 있는 모습이다. 앞쪽에서 만지면 아들을, 뒤쪽에서 만지면 딸을 낳을 수 있단다. 체험장에서는 허브를 이용해 양초를 제작할 수도 있고, 직접 따서 차를 마실 수도 있다. 상수허브랜드 이상수(49)대표는 “앞으로 IT와 농업을 접목, 세계 최대의 허브농장을 꾸미고 장기적으로는 허브학교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관람료는 성인 3천원, 초·중고생 2천원. 연중무휴이며 개관시간은 오전9∼오후 7시. /최재호기자 lion@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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