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어붙이면 다 되나"-박정옥<사회2부 부장대우·해남>
2001년 12월 06일(목) 00:00
해남군 산이면 해군기지에 대한 군민들의 반대 여론이 뜨겁다. 범군민 반대투쟁위원회까지 구성해 조직적으로 반발하고 있다.
이에 해군측은 지난 4일 민원감찰관을 파견해 군수와 지역민, 기자들을 만나며 다각도의 접촉을 시도했다.
하지만 투쟁위원회의 한치 양보 없는 전면 거부는 어쩌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수십년동안 명성을 날렸던 산이면 세발낙지가 어느날 `농경지 확보''라는 미명 아래 갯벌이 간척되는 바람에 모습을 감췄고 어민들은 자신의 의지와 상관 없이 농민이 되어버렸다.
거기엔 바다 대신 농토로 반환해준다는 약속이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군사기지가 들어온다는 소문이 돌았다. 그 규모도 처음 알려진 9만평이 아니라 90만평이란다.
그 사실이 공론화 될때는 이미 모든 계획이 짜여진 뒤였고 해군측은 이 일을 4년전부터 추진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지역민은 흥분했다. 뻔히 농사를 짓고 있는데 단 한번 여론 수렴도 없이 그럴 수가 있는가.
이에 대해 해군은 농업기반공사와 계약하면서 농민 이야기를 했다는 것이다. 기반공사측이 일시가경작은 매년 계약하므로 문제가 없다고 해 계약을 했다는 것이다. 안하면 그만 아니냐며 매매대금으로 백억원을 챙기면서...
그리고 법령상 해야 하는 주민의견수렴은 90만평중 86만평이 아직은 농지로 등기가 되있지 않아 공유수면이며, 인근 농토 5만여평은 주민동의를 받지 않아도 되니 의견수렴은 필요없으며 나머지는 군사시설이므로 더 이상 공개는 안된다는 주장이다.
국가안보는 중요하다. 그러나 주민의 생존권도 중요하다. 해군은 내년 하반기부터는 공사를 시작할 것이라 한다 과연 주민들을 어떻게 설득할 것인가? 정부와 군에 대한 불신이 팽배한 가운데 아직도 옛날처럼 밀어붙일 계획인가? 먹고 살 길은 열어 줘야 하지 않은가?
/jo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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