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령탑 없던 결승전…광주 마철준·전북 정조국 코치의 ‘감사 인사’
2025년 12월 06일(토) 19:20
이정효 감독 전반 퇴장…마철준 수석 “모두 최선 다했다”
‘퇴장 징계’ 포옛 감독 대신 정조국 코치 우승 순간 지휘

광주FC의 마철준 수석코치가 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현대와의 코리아컵 결승이 끝난 뒤 소감을 밝히고 있다. 이날 이정효 감독이 경기 중 퇴장을 당하면서 마철준 수석코치가 대신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사령탑을 대신해 취재진 앞에 선 두 코치는 ‘감사함’을 이야기했다.

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는 광주FC와 전북현대의 코리아컵 결승이 열렸다. 이시아챔피언스리그2(ACL2) 출전권과 ‘더블’이라는 각각의 목표를 두고 펼쳐진 승부였지만 두 팀의 사령탑은 경기가 끝난 뒤 기자회견장을 찾지 못했다.

전북의 포옛 감독은 앞선 강원FC와의 준결승 2차전 퇴장 징계로 아예 벤치에 앉지 못했고, 광주 이정효 감독은 이날 전반 막판 심판 판정에 항의를 하다가 연달아 경고와 퇴장 카드를 받으면서 경기장을 벗어나야 했다.

초반부터 치열하게 전개된 경기는 연장 승부까지 이어졌고, 전북의 1-2 승리로 마무리됐다.

확실한 목표가 있었던 만큼 두 팀은 필사적인 대결에 나섰고 예상치 못한 변수들이 연달아 발생했다. 이정효 감독의 퇴장과 함께 연장 승부에서는 볼경합을 하던 조성권이 이승우를 밀쳐 퇴장당했다. 조성권의 퇴장을 유도했던 이승우는 연장 후반 권성윤을 어깨로 밀치면서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했다. 이승우에게 부딪힌 권성윤은 그대로 바닥으로 추락해 앰뷸런스에 실려 이송됐다. 앞선 후반에는 골키퍼 김경민이 조성권과 충돌해 교체되기도 했었다.

사연 많았던 겨울비 속 연장 혈투는 경험 많은 전북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이정효 감독을 대신해 기자회견에 나선 마철준 광주 수석코치는 “추운 날씨에도 많은 팬이 찾아와주셔서 감사하다. 선수들, 코칭스태프, 감독님 모두 올 시즌 최선을 다했다고 전하고 싶다. 감사하다”며 ALC 여정으로 시작해 코리아컵으로 끝난 긴 시즌을 ‘감사함’으로 표현했다.

그는 이정효 감독의 퇴장에 대해서는 “한 번 항의를 하셨는데 대기심과 심판님과 이야기를 하다가 경고를 주셨다. 그 이후에 다시 경고를 줬다. 그건 심판의 재량이다. 강한 항의가 들어오니까 경고를 준 게 아닌가 생각한다”면서도 “퇴장에 대해서는 더 이상 이야기하지 말자고 했다”고 말을 아꼈다.

상상하지 못했던 놀라운 시즌을 보냈지만 아쉽게 놓친 코리아컵 우승 경험은 또 다른 성장 동력이 돼야 한다는 게 그의 바람이다.

마 수석은 “선수들 개개인의 능력이 성장할 수 있도록 경험 많이 해야 할 것 같다. 전술은 감독님이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선수들도 따라와서 간절하게 상향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긴 여정을 마무리한 마 수석은 ALCE 8강행을 확정했던, 고베전 승부를 떠올리면서 선수들에게 다시 한번 박수를 보냈다.

그는 “선수들이 아시아 무대를 다시 나가고 싶은 마음이 컸다. 즐겁게 준비했고 훈련 상황에서도 이길 수 있다는 생각으로 임했다. 경기력도 나쁘지 않았는데 마무리에서 조금 더 했다면 이길 수 있는 경기였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선수들을 칭찬해 주고 싶다”며 “고베랑 연장했을 때 생각이 많이 났다. 선수들하고 그때를 떠올리면서 하자고 이야기했다. 연장전 들어가면서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아쉽게 졌다. 한 해 동안 정말 고생 많았다고 하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퇴장 징계로 경기에 나서지 못한 전북 포옛 감독을 대신해 우승 소감을 밝히고 있는 정조국 코치.
포옛 감독을 대신해 ‘승장’으로 자리를 한 정조국 코치도 ‘감사함’을 이야기했다.

그는 “멋진 경기 치열한 경기 보여준 양 팀 선수들에게 고맙다. 축구인으로서 멋진 경기를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경기를 보신 팬들도 축구의 재미를 많이 느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선수들에게 감사하다,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며 “전북 팀원 일원인 게 자랑스럽다. 우리팀 선수들이 멋진 경기를 보여줬다. 결과까지 멋있게 보여줬다. 감사하다”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이동준의 선제골 이후 선수들이 보여준 세리머니에 대한 감사 인사도 전했다. 이날 전북은 0-0으로 맞선 전반 추가 시간에 이동준의 골로 1-0을 만들었다. 선제골이 나온 뒤 전북 선수들은 타노스 수석 코치 앞에 서서 90도로 고개를 숙이는 인사 세리머니를 보여줬다. 징계 논란에 휩싸인 스승에 대한 제자들의 특별한 인사였다.

정 코치는 “(선수들이 세리머니를 준비한 것을) 전혀 몰랐다. 그런 모습이 우리팀의 가장 큰 원동력이었다고 생각한다. 선수들, 감독님 중심으로 코칭스태프가 많은 신뢰와 좋은 믿음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 모습이 과정과 결과로 나타났다 코칭스태프를 대표해서 고맙다. 그게 전북의 큰 원동력이라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서울 글·사진=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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