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폐된 아동학대를 찾아라
2025년 11월 19일(수) 20:50
광주·전남 지난해 2585건 신고
이주민 아동 학대 증가 추세
시민 등 적극 관심·신고 필요
2000년 아동학대 예방의 날(11월 19일)이 제정된 지 25년이 지났지만, 광주·전남 지역의 아동학대는 좀처럼 줄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근에는 이주민 아동 대상 학대 등이 늘고 있는데다, 학대 신고도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건복지부가 최근 발표한 ‘2024 아동학대 주요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광주에서는 925건, 전남에서는 1660건의 아동학대 신고가 접수됐다.

최근 5년간 광주·전남에서 접수된 아동학대 건수는 2020년 3133건, 2021년 2943건, 2022년 2166건, 2023년 2764건, 지난해 2585건 등으로 집계됐다.

아동보호전문기관 관계자들은 최근 이주민 아동을 상대로 한 학대도 늘어나는 추세라고 입을 모았다.

최근 광주의 한 초등학교는 이주민 아동인 3학년생이 한국인 아버지와 베트남 출신 어머니 사이에서 비위생적인 집안에 방치되고 있던 사실을 확인하고 광주시아동보호전문기관에 방임 사실을 신고했다.

집안에는 폐가구와 쓰레기 봉투가 쌓여 방치돼 있는 상황이었고, 아이는 이 때문에 학교에서도 따돌림 당하고 있던 상태였다. 기관 측은 신고 접수 이후 폐기물 수거·도배 등 긴급 지원을 해 줬다.

전문가들은 신고된 학대는 ‘빙산의 일각’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초·중·고교 교사나 복지 전담 공무원, 아동보호기관 관계자가 뒤늦게 학대 정황을 파악하고 신고하는 경우가 대부분인 만큼 드러나지 않은 학대 사례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김철호 광주시아동보호전문기관 사례관리1팀 팀장은 “아동학대는 외관상 멍, 상흔 뿐만 아니라 비위생적 옷차림, 계절에 맞지 않는 복장, 늦은 밤 배회 등으로 의심할 수 있다”며 “학대 피해 아동은 일찍 발견될수록 치유가 빠르니 교사뿐만 아니라 시민들도 유심히 관찰하고 적극적으로 신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민경 기자 minky@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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