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코로나 유행인데…제때 접종 못하는 백신
2025년 10월 29일(수) 20:05
2주만에 광주·전남 등 수요 급증 ‘품절’ 잇따라
전국 백신 접종률, 코로나 28.3%·독감 53.4%

/클립아트코리아

최근 급격한 추위와 일교차 큰 날씨가 이어진 데 따라 독감, 코로나19가 유행할 조짐을 보이자 백신 접종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이에 광주·전남 지역의 일부 의료기관에서 백신 접종 시작 2주만에 백신 물량이 소진되는 사례가 잇따라 ‘백신 품절 사태’가 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질병관리청은 지난 15일부터 65세 이상 고령층과 생후 6개월 이상 면역저하자, 요양시설 입소자 등을 대상으로 ‘2025~2026절기 독감·코로나19 예방접종’을 시작했다.

지난 28일 기준 전국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은 28.3%, 독감(인플루엔자) 백신 접종률은 53.4%로 집계됐다.

29일 광주 지역 위탁의료기관에서는 접종 시작 2주밖에 지나지 않았음에도 구비해 둔 백신이 바닥나는 사례가 잇따랐다. 특히 평소에도 많은 사람들이 접종을 받는 독감 백신은 애초 주문량이 많아 재고가 넉넉한 경우가 많았으나, 코로나19 백신이 부족한 경우가 다수였다.

광주시 서구의 A 의원은 “코로나19 예방접종이 시작된 지 2주 만에 보유한 400여개 백신이 대부분 소진돼 29일 기준 4개만 남았다”고 밝혔다. 인근의 다른 의원도 올해 총 60개 백신을 주문했으나 2주도 안 돼 동났다고 설명했다.

광주시 남구의 B 의원은 “처음에 백신 50개를 들여왔는데 1~2주만에 소진돼 추가로 30개를 더 주문했다. 소진되는 속도를 보니 올해 접종률이 높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광주시 북구의 C 의원도 “코로나19 백신으로 화이자 260개, 모더나 120개를 주문했는데, 현재 각각 60개, 6개 남았는데 그나마도 이번 주 내로 모두 소진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남도 비슷한 상황이었다. 나주시에 있는 D 의원은 “일주일 전부터 예약해 순차적으로 접종해 이미 예약자가 100명 이상이다”며 “물량이 부족해서 지금 접종하고 싶다고 해도 일주일 뒤에나 맞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일부 의료기관에서는 몰리는 예방접종자 수요를 감당하기 어려워 접종 대기자 명단을 만들고, 접종을 받으러 온 이들을 돌려보내는 경우도 반복되고 있다고 한다. 일부 의료기관에서는 “11월 들어서 백신 부족이 심해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보건소에 물량이 없으면 안 줄 수도 있다고 하더라”는 우려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날 기준 광주시 서구에서는 위탁의료기관 94곳에서 코로나19 백신 2만2377건이 접종됐으며, 현재 남은 백신은 4024개뿐이다. 하루 평균 1600건꼴로 접종돼 온 점을 고려하면, 같은 속도로 접종 수요가 이어질 경우 사흘 내로 재고가 바닥날 전망이다.

남구에서는 1만7632건을 접종하고 5724개 분량이 남았으며, 동구에서는 1만300여건이 접종되고 3000여개가 남았다. 광산구는 1만 7100건 접종해 7350개 분량이 남아있으며, 북구는 2만5912건을 접종해 1만5888개만 남았다.

질병청 관계자는 “현재 일부 지역에서 소진 속도가 빠른 것은 사실이지만, 지자체에서 백신 추가 물량을 신청하면 예비 물량을 순차적으로 배정 중”이라고 밝혔다.

또 “접종 초반이라 판단하기 어렵지만 올해 접종률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라 작년보다 접종률이 높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만약 11월이나 12월에 접종률이 급증할 경우, 제약사와 협의해 추가 구매도 검토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정부는 올해 전국적으로 530만명분의 코로나19 백신을 확보했다. 현재까지 지자체에 배정된 물량은 505만명분으로, 예비 물량은 25만명분 확보돼 있다.

/서민경 기자 minky@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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