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예로 맺은 두 작가의 ‘옛 서예 벗 2인전’
2025년 10월 28일(화) 14:45
황순칠, 손호근 작가 무등갤러리서
30일부터 11월 5일까지 무등갤러리

황순칠 작 ‘가화성’

서예는 먹과 붓을 매개로 고아한 미를 구현하는 예술이다. 모든 예술이 그렇듯 서예 또한 단기간에 성취를 이루기가 어려운 분야다. 해서, 행서, 초서, 예서, 전서 등 서체가 다양해 오랜 기간 연마를 해야 한다.

옛 서예를 매개로 두 예술가가 전시를 열게 돼 눈길을 끈다.

왼쪽부터 황순칠 작가, 손호근 작가
고담 황순칠 작가와 공전 손호근 작가가 주인공. 저마다 걸어온 예술의 궤적은 다르지만 두 작가는 오래 전 인연을 매개로 전시를 함께 열기로 의기투합했다. 무등갤러리에서 오는 30일부터 11월 5일까지 펼쳐지는 ‘옛 서예 벗 2인전’.

(개막식은 11월 1일 오후 3시)

이번 전시에서 손 작가는 12점, 황 작가는 20점 등을 선보이며 작품 중에는 서예 외에 그림도 있다. 제각기 작품의 색깔은 다르지만 서예를 토대로 형상화한 작품은 그윽함과 은은함을 느끼게 한다.

황 작가는 “78년 의재 허백련의 연진 미술원에서 추사 김정희의 필법을 공부했으며 79~80년에는 금봉 박행보 자택에 거주하며 도제식의 수련을 했다”며 “조대 미대에 입학한 후로는 서양화로 전향해 그림 공부를 하며 꾸준히 해서, 행서, 초서, 예서, 전서를 독학으로 공부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년간 준비한 그림과 서예를 건다. “최근 2~3년간 개성적인 나만의 서체를 창작하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는 말에서 작품의 면모를 기대하게 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가화성’, ‘복덕’ 등 일반인들이 좋아하는 글귀를 만날 수 있다. 활달함이 넘치는 작품은 호방함과 호탕함이 배어나온다. 연진 미술원 1기인 황 작가는 송곡 안규동 등으로부터 배웠다. 1978년 전남도전에 입선, 1984년 대학 4학년 때 국전에 입선했다.

손호근 작 ‘가을’
손 작가의 ‘천하추’라는 작품과 ‘가을’이라는 추상적 그림은 서로 다른 분위기를 발한다. 오랜 시간 서예에 몰입했던 공력을 느끼게 하는 작품이다.

손 작가는 “서예는 자신의 글씨를 찾는다는 것이 힘든 분야로 알려져 있다”며 “서예에 정진하다 차츰 그림으로 넘어오게 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시서화가 어우러진 문인화를 넘어서는 단순화한 표현 방식에 고심을 했다”며 “서예를 익히기 위해서는 인문학 등 관련 공부를 깊이있게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손 작가는 69년 전남미술대전 대상, 대한민국현대서예대전 대상 등을 수상했으며 2019년 국윤미술관 기획초대전을 개최한 바 있다.

/글·사진=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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