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판 위에 피어나는 5월의 기억, ‘언젠가 봄날에’
2025년 10월 10일(금) 14:45
놀이패 신명, 15~16일 5·18기념문화센터 민주홀

‘언젠가 봄날에’의 한 장면.<놀이패 신명 제공>

광주의 아픔을 굿판과 해학으로 어루만지는 마당극이 다시 무대에 오른다.

놀이패 신명(대표 정찬일)의 오월마당극 ‘언젠가 봄날에’가 오는 15~16일, 오후 3시와 7시 30분 하루 두 차례 5·18기념문화센터 민주홀 무대에 오른다.

‘언젠가 봄날에’는 2010년 5·18광주민중항쟁 30주년을 기념해 초연된 이후 500여 회의 공연을 거치며 지역과 전국을 순회한 놀이패 신명의 대표작이다. 1980년 5월의 행방불명자와 남겨진 가족의 이야기를 통해 국가폭력의 상처와 시민의 존엄, 그리고 기억의 힘을 담아냈다. 이번 공연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지역예술도약지원사업’에 선정되며 내용과 형식 모두 새롭게 단장했다.

이야기는 늙은 무당 박조금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굿판을 마치고 돌아오던 그 앞에 암매장된 시민군과 여고생, 백구두의 영혼이 나타난다. 이들은 세상을 떠난 지 45년이 지났지만 아직 저승으로 가지 못한 채 사람들의 기억에서 희미해져 가는 5·18을 한탄한다.

영혼들의 시선을 따라 관객은 비극의 시간을 웃음과 풍자로 마주하게 된다. 마당극 특유의 굿과 춤, 노래가 어우러지며 해원(解寃)과 상생(相生)의 바람을 무대 위에 불러온다.

이번 공연은 현재의 사회 현실을 반영한 새로운 장면이 더해졌고 의상과 소품, 악사 편성 또한 한층 강화됐다. 여기에 현장감 있는 라이브 연주가 더해지며 작품의 생동감과 완성도를 높였다.

연출은 남기성이 맡고 드라마터그 김소연, 안무 송윤경, 음악 김현무, 의상 박현주가 참여했다. 배우 지정남·김호준·정찬일·강근희·백민·김혜선·노은지·문창주·김선민·유예린과 악사 김종일·김단비·김하린·최민석 등 지역 예술가들이 함께 무대에 선다.

정찬일 대표는 “5·18의 상처와 기억은 여전히 현재형이며 예술을 통해 그 아픔을 함께 치유하고자 한다”며 “굿판의 형식을 빌려 망각된 기억을 불러내고 서로의 삶을 위로하는 무대를 만들겠다”고 전했다.

전석 2만원(사전예매 8000원).



/장혜원 기자 hey1@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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