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수확인데”…쌀값 떨어질까 불안한 전남 농심
2025년 10월 09일(목) 20:05 가가
김민석 총리·김영록 지사, 장흥 깨씨무늬병 피해 현장 찾아 점검
농민회 광주전남연맹, 오늘 쌀값 안정·재해인정 촉구 농기계 시위
농민회 광주전남연맹, 오늘 쌀값 안정·재해인정 촉구 농기계 시위
산지 쌀값(80㎏)이 22만원을 넘어섰음에도, 가을 수확을 앞둔 농민들 표정은 밝지 않다. 오히려 쌀값 하락을 부추기려는 조짐이 보인다며 농기계를 끌고 나와 아스팔트 시위에 나설 태세다. 여기에 깨씨무늬 피해가 전국에서 가장 많지만 정부가 농업재해로 인정하지 않고 피해 조사도 늦어지면서 무턱대고 추수에 나설 수 없어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9일 전남도에 따르면 전국농민회총연맹 광주전남연맹은 10일 오전 10시 무안군 남악읍 농협중앙회 전남본부 앞에서 쌀값 하락을 조장하는 행태를 비판하고 수확기 깨씨무늬병 피해를 농업재해로 인정할 것을 촉구하는 농기계 대행진 행사를 연다.
농민회 광주전남연맹은 이날 행사에 트랙터 10여대와 트럭 100대를 동원하고 정부의 조속한 재해 인정을 촉구하기 위해 깨씨무늬 피해를 입은 벼 소각 행사도 진행한다.
농민회 등 농민단체에서는 농자재값 비용 상승, 인건비 등 생산비를 고려하면 이제야 정상화되고 있는데, 쌀값이 물가 불안을 부추기는 원인으로 지목하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정부가 쌀값을 떨어트리려는 신호를 시장에 주고 있다는 입장이다.
특히 농민단체에서는 농협이 최근 광주·전남지역 미곡종합처리장(RPC)에서 추석 이후 본격 수확·출하할 중만생종 벼 선지급금 명목으로 시세에 한 참 못 미치는 6만원대(40㎏ 조곡벼 기준) 수준으로 매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선지급금은 연말에 결정되는 벼 매입가격에 반영되는 만큼 낮게 형성되면 산지쌀값에도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벼 매입가격은 수확기(10~12월) 산지쌀값을 조곡(벼) 가격으로 환산해 연말에 결정한다.
현재 산지쌀값은 22만 8616원(80㎏·9월 25일 기준)으로, 통계청이 관련 통계를 작성한 지난 1985년 이후 가장 높다. 농민들은 수확기 쌀값도 이같은 시세를 반영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정부가 물가 부담 등을 우려해 쌀값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는 조치 등을 검토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부가 최근 수급 안정을 이유로 비축미 3만t을 산지 유통업체에 공급하는 형태로 ‘방출’한 것은 시장에 ‘쌀값을 떨어트리겠다’는 신호를 줄 수 있다는 게 농민들 우려다.
농민들 사이에서는 정부 예측 실패의 책임을 애먼 농민들에게 떠넘기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매년 쌀 생산량과 수요량을 추정한 뒤 수급 안정대책을 세우고 격리물량을 책정해야 하는 정부 스스로 예측을 잘못한 탓에 유통·가공업체 재고 물량 부족으로 이어지는 등 시장 혼란을 부추겨놓고 쌀값 상승의 책임을 농사만 지어온 농민들에게 지우고 있다는 것이다.
농민들은 깨씨무늬병 피해를 조속히 농업재해로 인정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깨씨무늬병은 고온다습한 환경과 양분 부족 등으로 벼의 잎, 줄기 등에 흑갈색의 깨씨같은 무늬가 생겨 등숙 불량과 생산량 감소를 유발한다.
전남도 자체조사 결과, 지난달 말 기준으로 깨씨무늬병 발생 면적은 1만㏊(잠정)규모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배, 평년보다 2.3배 늘었다. 전남 피해면적은 전국에서 가장 많다. 하지만 정부의 피해 조사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무턱대고 추수에 나설 수 없는 농민들 속은 타들어가고 있다.
정부가 농업 재해로 인정하지 않고 있는 만큼 실태 조사 전 수확에 들어갈 경우 정확한 피해 규모 확인이 어려워 복구비 산정 과정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김민석 국무총리도 지난 7일 김영록 전남지사와 장흥군 안양면 해창리 일대 피해 지역을 둘러봤고 전남도도 이같은 점을 들어 깨씨무늬병 피해를 농업재해로 인정해줄 것과 복구비 지원, 피해 벼 전량 매입 등을 정부에 건의했다.
박형대(진보·장흥1) 전남도의원은 “현재 산지쌀값은 지난 2018년 정부의 쌀목표가격 21만 4000원을 7년 만에야 달성한 것”이라며 “수십년 간 생산비 등의 상승에도 제자리를 맴돌았던 쌀값 하락을 부추기는 대신, 농촌과 국민이 함께 상생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설명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김지을 기자 dok2000@kwangju.co.kr
농민회 광주전남연맹은 이날 행사에 트랙터 10여대와 트럭 100대를 동원하고 정부의 조속한 재해 인정을 촉구하기 위해 깨씨무늬 피해를 입은 벼 소각 행사도 진행한다.
선지급금은 연말에 결정되는 벼 매입가격에 반영되는 만큼 낮게 형성되면 산지쌀값에도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벼 매입가격은 수확기(10~12월) 산지쌀값을 조곡(벼) 가격으로 환산해 연말에 결정한다.
현재 산지쌀값은 22만 8616원(80㎏·9월 25일 기준)으로, 통계청이 관련 통계를 작성한 지난 1985년 이후 가장 높다. 농민들은 수확기 쌀값도 이같은 시세를 반영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정부가 물가 부담 등을 우려해 쌀값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는 조치 등을 검토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부가 최근 수급 안정을 이유로 비축미 3만t을 산지 유통업체에 공급하는 형태로 ‘방출’한 것은 시장에 ‘쌀값을 떨어트리겠다’는 신호를 줄 수 있다는 게 농민들 우려다.
농민들 사이에서는 정부 예측 실패의 책임을 애먼 농민들에게 떠넘기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매년 쌀 생산량과 수요량을 추정한 뒤 수급 안정대책을 세우고 격리물량을 책정해야 하는 정부 스스로 예측을 잘못한 탓에 유통·가공업체 재고 물량 부족으로 이어지는 등 시장 혼란을 부추겨놓고 쌀값 상승의 책임을 농사만 지어온 농민들에게 지우고 있다는 것이다.
농민들은 깨씨무늬병 피해를 조속히 농업재해로 인정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깨씨무늬병은 고온다습한 환경과 양분 부족 등으로 벼의 잎, 줄기 등에 흑갈색의 깨씨같은 무늬가 생겨 등숙 불량과 생산량 감소를 유발한다.
전남도 자체조사 결과, 지난달 말 기준으로 깨씨무늬병 발생 면적은 1만㏊(잠정)규모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배, 평년보다 2.3배 늘었다. 전남 피해면적은 전국에서 가장 많다. 하지만 정부의 피해 조사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무턱대고 추수에 나설 수 없는 농민들 속은 타들어가고 있다.
정부가 농업 재해로 인정하지 않고 있는 만큼 실태 조사 전 수확에 들어갈 경우 정확한 피해 규모 확인이 어려워 복구비 산정 과정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김민석 국무총리도 지난 7일 김영록 전남지사와 장흥군 안양면 해창리 일대 피해 지역을 둘러봤고 전남도도 이같은 점을 들어 깨씨무늬병 피해를 농업재해로 인정해줄 것과 복구비 지원, 피해 벼 전량 매입 등을 정부에 건의했다.
박형대(진보·장흥1) 전남도의원은 “현재 산지쌀값은 지난 2018년 정부의 쌀목표가격 21만 4000원을 7년 만에야 달성한 것”이라며 “수십년 간 생산비 등의 상승에도 제자리를 맴돌았던 쌀값 하락을 부추기는 대신, 농촌과 국민이 함께 상생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설명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김지을 기자 dok2000@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