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도 제대로 못 받고…서러운 국가유공자
2025년 08월 11일(월) 20:10
광주보훈병원 진료 공백에 참전 용사·유가족 등 불만 잇따라
전문의 12명 집단 퇴사 뒤 충원 안돼 호흡기내과 등 이용 불편
“상주 의사 절반밖에 없어 외부병원행 등 진료 차질” 국민청원

/클립아트코리아

보훈병원을 찾는 국가유공자들이 열악한 보훈병원 진료 실태에 대한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광복 80년에도, 국가유공자들에 대한 소홀한 처우에 대한 서운함도 묻어난다.

11일 국회에 따르면 지난 6일 정모씨는 ‘광주보훈병원 의사 충원에 관한 청원’을 국회전자청원에 올리고 “보훈병원 진료과의 절반 이상에 상주 의사가 없어 환자들이 제대로 진료도 못 받고 있다”고 호소했다.

해당 청원은 30일 이내에 116명의 동의를 받았고 관련법에 따라 국민동의청원 홈페이지에 공개됐다.

청원 내용의 핵심은 광주와 전남·북 유공자들이 이용하는 보훈병원 진료과에 상주 의사가 부족해 아픈 환자들이 복잡한 전원 절차를 거쳐 외부 병원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고령의 유공자들의 경우 자식 등 보호자가 없을 경우 홀로 병원 전원 절차를 진행하기 어려워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어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촉구했다.

대부분 고령인 국가유공자, 참전용사들을 고려하면 직접 원거리를 이동해 진료받는 문제점이 시급히 개선돼야 한다는 게 청원인을 비롯한 유공자·보호자들 주장이다.

월남전 참전 용사인 A(76)씨는 “광주와 전남, 전북 3개 지역 국가유공자가 모두 광주보훈병원 하나만 이용하는데 의사 수가 충분하지 않아 병원 가는 날은 꼬박 하루를 보내야 한다”고 불편함을 호소했다.

광주보훈병원의 인력난은 고질적 문제로 쉽게 개선되지 않고 있다. 지난 2022년 2월 전문의 12명이 집단 퇴사한 이후 충원도 쉽지 않은 실정이다.

현재 의사직 정원은 72명으로, 그 이상인 75명(전문의 66명·일반의 9명)이 근무중이지만 호흡기내과, 피부과 등 일부 과목 전문의는 없다.

이 때문에 타 병원 소속의 초청의가 주 2회 진료를 보는 등 운영하면서 환자 불편이 가중되는 상황이다.

광주보훈병원은 의사직 정·현원의 경우 2020년 41명(정원 66명), 2021년 46명(68명), 2022년 31명(72명), 2023년 26명(72명), 2024년 23명(72명)까지 줄었다가 지난해 가을에야 회복세를 보였다.

반면, 진료인원은 2020년 2분기 32만9000여명, 2021년 32만8000여명, 2022년 28만명, 2023년 28만2000여명, 2024년 30만1000여명, 올해 2분기 30만3000여명으로 꾸준히 늘어 진료 지연은 일상화된 상태다.

국가보훈부가 지난 2023년 보훈병원 기반시설 확충 등을 골자로 하는 ‘2024년 국가보훈의료 주요 계획’을 발표했지만 별로 나아지지 않았다.

광주보훈병원 관계자는 “종합대책이 병원 현장에 즉각적이고 뚜렷한 변화를 가져오지 않았고 의사직 채용 공고를 내고 인맥, 전문직 커뮤니티를 동원해 인력 확보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서민경 기자 minky@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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