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레미아의 슬픈 노래’
2025년 08월 06일(수) 17:50 가가
허달용 작가 브리티갤러리서 오는 9월30일까지 전시
성경 속 예언자인 예례미아 통해 오늘의 현실 비유
성경 속 예언자인 예례미아 통해 오늘의 현실 비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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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레미아의 슬픈 노래’ |
이번 전시에서는 호방하면서도 섬세한 붓질 속에 피어난 추상화의 묘미와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 있다. 신작을 포함해 모두 43점이 관객을 맞는데, 각각의 작품은 깊은 사유와 인간적 고뇌, 공동체를 향한 연민 등이 오롯이 투영돼 있다.
그러면서 “창작활동을 하는 예술가로서 사회적 책무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혹여 누구에게도 들리지 않을지 모르지만 슬픔을 모른 체하지 않겠다는 스스로의 다짐”이라고 덧붙였다.
까마귀를 소재로 형상화한 작품은 가장 밀도가 높고 상징성을 담보한다. 머리를 깊이 숙인 새의 몸이 먹으로 덮여 있지만 주위에는 아무런 배경이 존재하지 않는다. 까마귀는 울지 않고 다만 그 자리에 존재할 뿐이다. 까마귀는 먼 미래에 닥쳐올 고난과 역경을 암시하며 인간들의 회개와 성찰을 말없이 촉구한다.
김태희 관장은 “전시장을 전체적으로 지배하는 톤은 미려하면서도 고요하다. 그러나 고요 속에 정밀하게 깃든 절규를 느낄 수 있다”며 “허 작가가 자유자재의 운필과 사색적 정서로 해석한 화면은 오늘의 우리 사회에 던지는 진중한 경고의 일면”이라고 전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