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제너레이션 시대의 빛과 그림자- 임몽택 미네르바 코칭앤컨설팅 대표, 전 광주대 경영학과 교수
2025년 06월 23일(월) 00:00
지난 세기 동안 의료서비스 질 향상과 생활환경 개선 등에 힘입어 인간의 기대 수명은 크게 늘어 났다. 사람들은 경제적 필요나 개인적 성취를 이유로 더 오랫동안 일하게 되었고, 그 결과 한 직장 안에서도 Z세대(1995~2009년생)부터 침묵세대(1928~1945년생)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령대가 함께 존재하고 함께 일하는 멀티제너레이션(Multi-Generation) 시대가 도래했다. 이 새로운 시대는 일터에 성장동력으로서의 기회와 위험을 동시에 가져왔다.

멀티제너레이션의 긍정적 측면은 많다. 협업에 참여하는 각 세대가 고유한 경험, 가치관, 문제해결 스타일을 가지고 있고, 이러한 다양성 덕분에 업무 수행에 필요한 더 창의적이고 균형 잡힌 해결책을 도출해 낼 수 있다.

또한 기성세대는 제도적 지식, 역사적 맥락, 삶의 경험을 제공하고 젊은 세대는 참신한 아이디어, 기술에 대한 지식, 새로운 문화적 통찰력을 제공함으로써 상호 멘토링을 통해 집단 지성을 창출할 수 있다. 나아가 다양한 연령대가 서로 접촉하면 상대방에 대한 고정관념이 줄어들고 상호존중이 형성되어 더 공감하고, 더 응집력이 높은 강력한 사회적 구조를 만들어 낼 수도 있다.

그러나 부정적 측면도 적지 않다. 커뮤니케이션 채널(1:1 접촉, 대면 회의, e메일, 영상회의 등)에 대한 기성세대와 젊은 세대의 선호도 차이는 의사소통 장애나 비효율성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직업윤리, 권위와 위계질서, 사회적·정치적 현상에 대한 세대 간의 견해 차이로 긴장감, 변화에 대한 저항, 직장 내 마찰 등이 발생할 수 있다. 기술격차도 부정적 요소로 작용한다. 디지털 기술을 도입하면 일부 고령층은 뒤처지거나 압도당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는 반면 아날로그 기술을 유지하면 젊은 세대는 피해의식이나 좌절감을 느낄 수 있다. 기술격차는 효율성을 떨어뜨리거나 세대를 서로 고립시킬 수 있다.

따라서 멀티제너레이션을 성공적으로 이끌려면 조직과 개인 차원의 노력이 모두 필요하다. 조직은 다수의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함께 사용하는 다중채널 커뮤니케이션을 활용하여 세대 차이를 존중하고 포용해야 한다. 경력이 많은 직원이 비즈니스 전략을 가르치고 젊은 직원이 디지털 기술을 전수하는 상호 멘토링 체계를 구축하여 세대 간 고정관념을 없애고 강점을 활용해야 한다.

또한 시니어 직원들에게 접근 가능한 기술교육을 제공해 기술격차를 해소하고 포용적인 직장 문화를 조성해야 한다. 관리자들에게 세대별 사고와 행동 특성을 이해시키고, 차별을 예방하는 방법을 교육하고, 모든 연령대를 공정하게 지원하는 복리후생 제도를 설계하고, 정책이나 제도 수립 과정에 모든 세대를 참여시켜야 한다.

개인적으로는 생애 단계에 따른 다양한 정서적 욕구, 스트레스 요인, 사회적 역할을 이해하고 다른 세대의 관점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공감과 감성지능을 길러야 한다. “우리는 항상 이렇게 했어” 등과 같은 경직성을 버리고 변화에 대한 유연성과 개방성을 길러야 한다. 서로 존중하는 언어를 사용하고 명확한 질문을 하며, 공통의 목표를 찾는 등 세대 차이로 인해 오해나 마찰이 발생할 때 건설적으로 긴장을 관리해야 한다. 연공서열이 아닌 기술과 가치에 따라 나이와 관계없이 멘토, 멘티 또는 동료의 역할을 포용해 협업과 팀워크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새로운 기술과 문화적 변화를 수용하고 재교육을 받고, 새로운 기술을 습득하는 열린 자세를 유지해야 한다. 문화 및 디지털 리터러시를 갖추어야 할 뿐만 아니라 다른 세대에 대한 자신의 편견이나 가정을 없애고 성찰을 통해 자신의 부족함을 인식하여 모두에게 기꺼이 배우려는 겸손의 태도를 지녀야 한다.

멀티제너레이션은 도전이자 기회다. 서로 다른 세대가 함께 일한다는 것은 갈등의 원인이 되기도 하지만 동시에 다양한 시각과 아이디어가 공존하는 가능성의 공간이 되기도 하다. 세대별 다양성을 인정하고 수용하여 주도적으로 활용하는 조직이 그렇지 않은 조직에 비해 포용력이 있고 적응력이 뛰어나며 회복력이 높은 이유다.

멀티제너레이션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려면 ‘갈등’을 해결하기보다는 연령 다양성을 중시하는 시스템과 문화를 조성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세대별 경험을 이해하는 공감과 생애 단계별 차이를 수용하는 유연성을 바탕으로 공동의 목적을 추구하면 멀티제너레이션은 힘과 연속성, 혁신의 강력한 원천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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