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리어 하이’ KIA 오선우 “찬스 때 치겠다”
2025년 06월 17일(화) 22:15
시즌 7호 홈런 등 프로 데뷔 7년만에 존재감 폭발
이범호 감독 “좋은 길로 가는 게 보여…응원한다”

야수진의 줄부상으로 기회를 얻은 오선우가 발전의 시즌을 보내면서 KIA 타선의 한 축으로 자리를 굳히고 있다. <KIA 타이거즈 제공>

“프로야구 선수로서 좋은 길로 가는 게 눈에 보여서 응원해주고 싶다.”

KIA 타이거즈 이범호 감독이 응원해 주고 싶다고 언급한 선수는 오선우다. 오선우는 올 시즌 부상병동 KIA를 지탱하고 있는 새로운 축이다.

오선우는 인하대를 졸업하고 지난 2019년 KIA 유니폼을 입은 프로 7년 차 선수다.

신인 때부터 매서운 방망이로 주목은 받았지만 거친 타격과 공격에 비해 부족한 수비로 많은 역할을 맡지는 못했다. 지난 시즌에는 1군 3경기 출전에 그쳤지만 올 시즌에는 17일 경기 전까지 50경기에 나와 182타석을 소화했다. 앞선 5시즌 184타석에 출전했던 것을 생각하면 오선우에게는 놀라운 시즌이다.

47개의 안타를 기록한 오선우는 7차례 담장을 넘기기도 했다.

시즌 첫 경기였던 SSG전에서 투런포를 날리면서 결승타를 장식했던 오선우는 이후 중요한 상황에서 홈런을 터트리고 있다.

지난 6월 8일 한화 에이스 폰세를 상대로 1회부터 투런포를 장식했고, 이 경기에서 KIA는 연장 10회 승부 끝에 7-6 승리를 거뒀다.

삼성, NC를 상대했던 지난주 타격감이 떨어지면서 2개의 안타를 만드는 데 그쳤지만, 그중 하나가 팀의 승리를 부르는 홈런이었다.

오선우는 14일 NC와의 원정경기에서 1회 3점포를 날리면서 9-8 승리 끝난 이 경기의 결승타 주인공이 됐다.

최근 좋지 못했던 성적에도 이범호 감독이 응원의 메시지를 날린 것은 결과가 아닌 과정이다.

이범호 감독은 “잘 칠 수도 있고 못 칠 수도 있는데 고민하는 게 보인다. 좋은 길로 가는 게 보여서 응원해 주고 싶다”며 “늦게 스타트 한만큼 더 좋은 선수로 성장할 수 있게 보여주고, 컨디션 조절 잘하면 좋겠다”고 밝혔다.

오선우는 이범호 감독의 이야기처럼 팀 승리와 자신의 발전을 위한 고민을 하고 있다.

오선우는 “내 홈런이 팀에 도움이 됐다는 게 기쁘다. 감독님께서 최근에 타격감이 안 좋지만 중요한 순간에 칠 수 있는 선수라고 언급하신 걸 봤는데, 정말 중요할 때 홈런을 쳐서 기분이 좋았다”며 “팀에 도움이 됐다는 게 기쁘다. 목표가 그것이다. 초반에는 결과를 내야 시합을 나갈 있으니까 결과에 집중했었다. 지금은 여유가 조금 생겼다. 2~3타수 무안타면 불안했었는데, 한두 번 못쳐도 찬스 때 치자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홈련을 치려고는 안 하지만 찬스 때 강하게 승부하려고 하니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 같다”며 “앞선 NC전에서도 헛스윙 하더라도 무조건 돌리자는 생각으로 눈 감고 돌렸다(웃음). 앞에 형우 선배가 커브 커브에 삼진 당했고, 위즈덤이 슬라이더에 아웃됐다. 어려운 상대들 넘어왔으니까 상대가 나한테 쉽게 들어올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상황에 맞게, 팀에 도움이 되는 타격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오선우는 타순에 맞춰서도 맞춤형 고민을 하고 있다.

오선우는 “지금은 5번 타순에 들어가 있으니까 중요할 때 쳐주자는 생각이다. 2, 7, 8, 9번이면 무조건 출루에 목표를 두는 데 지금은 중요할 때 쳐주는 게 낫다. 형우 선배님도 그렇게 이야기를 해주셔서 마인드가 바뀌었다”며 “재미있는데 어렵고, 어려운데 재미있다. 생각을 안 하고 있으면 ‘어’하다가 끝난다. 상대도 다 분석을 하고 있기 때문에 싸우는 것에 초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달라진 모습으로 존재감을 키운 만큼 상대의 대처도 달라졌다. 상대의 분석에 맞춰 오선우도 성장을 위한 갈림길에서 자신과 싸우고 있다.

오선우는 “가까운 곳에 공을 안 준다. 공을 뺀다. 원래는 실투가 많이 왔는데 상대가 공을 빼다 보니까 선에 걸쳐서 스트라이크가 된다. 어렵게 하다가 하나씩 뺐는데 선에 걸치면서 스트라이크존도 깨지고 그래서 최근에 타격이 떨어졌다. 거기에 흔들려서 삼진율도 올라갔다”며 “이걸 이겨내야 한다. 충분히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여기서 올라가느냐 떨어지느냐 싸움인 것 같다. 싸워서 올라가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
오피니언더보기

기사 목록

광주일보 PC버전
검색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