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김도현 ‘이닝 이터’ 꿈꾼다
2025년 06월 10일(화) 22:30
시즌 첫 7이닝 소화…‘토종 에이스’ 순조
“자신감 생겼다…빠른 승부로 이닝 책임”
11일 안방에서 삼성전 등판…설욕 다짐

지난 5일 두산과의 원정경기에서 시즌 첫 7이닝을 소화한 KIA 김도현이 11일 삼성전에서 이닝과 승리를 동시에 노린다. <KIA 타이거즈 제공>

잠 못 이룬 밤을 보낸 김도현이 또 다른 ‘7회’를 노린다.

KIA 타이거즈의 김도현은 지난 5일 두산 베어스와의 원정경기에서 98개의 공으로 21개의 아웃카운트를 잡아냈다. 김도현의 성적은 7이닝 5피안타 2볼넷 7탈삼진 1실점.

시즌 처음으로 7회까지 소화했지만 아쉽게 시즌 3승에는 실패했다. 이날 KIA는 11회 연장 승부 끝에 2-3 패를 기록했다.

승리투수는 되지 못했지만 김도현은 선발 역할을 해냈다는 생각에 잠을 못 이뤘다.

김도현은 “7이닝을 소화했다는 생각에 너무 좋았다. 뭔가 ‘됐다’라는 느낌에 잠을 못 이뤘다. 행복했다”며 “밥 먹듯이 해야 하는 것인데, 이런 걸로 감동하면 안 되지만 많이 좋았다”고 웃었다.

‘최소실점’으로 팀 승리에 기여하자고 생각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김도현은 “처음에는 일단 최소 실점으로 막자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어느 순간 6이닝이 됐다 .마지막 이닝 때 코치님이 100구 안 넘긴다고 하셨는데, 투아웃 잡고 나니까 욕심이 생겼다”며 “7회 올라갈 때 투구수를 봤었는데 거의 100구에 도달해 있었다. 혼자 바보짓 하지 말자는 생각으로 맞을 때 맞더라도 과감하게 하자는 생각으로 빨리 빨리 승부하려고 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도현은 7회 12개의 공으로 탈삼진 2개를 더한 삼자범퇴로 이닝을 마무리했다.

승리투수는 되지 못했지만 김도현은 앞으로도 승리보다는 이닝에 초점을 맞춰 역할을 할 생각이다. 올 시즌 꾸준하게 이닝을 책임지면서 토종 에이스로 역할을 하고 있는 김도현은 지난 5월 24일 삼성전에서 5회 2사에서 강판되면서 처음 5이닝을 채우지 못했었다.

그러나 5월 30일 KT전에서 다시 5회를 책임졌고, 앞선 등판에서는 7회까지 마무리했다.

김도현은 “처음으로 5이닝 이상 못 던진 날에는 ‘어떻게 하지’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그전까지도 그런 생각은 했었는데 다음에 5이닝 던지고 운 좋게 7이닝까지 던져보니까 자신감이 생겼다”며 “승리까지 했으면 완벽한 하루였겠지만 그런 날도 있고, 좋은 날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승리에 연연하지 않고 내 것, 할 것 준비하면 될 것 같다. 내가 할 수 있는 것들, 팀에 보탬이 될 수 있는 것들만 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선발로 이닝을 채워가는 올 시즌이 스스로 신기한 김도현이다. ‘끝까지 간다’라는 말이 이닝을 책임지게 하는 힘이다.

김도현은 “나도 가끔 신기하다. 내가 계속 5회를 던질 수 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마운드 한 번, 한 번 올라가면 신기하다”며 “코치님께 ‘수고했다’는 말이 아니라 ‘하나 더 가자’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한 번 더 올라갈 수 있다는 생각에 즐겁다. 최근 안 좋았을 때 100개 가까이 던졌는데 써주셨다. 원래는 ‘고생했다’는 이런 이야기가 나와야 하는데 ‘끝까지 간다’고 이야기해 주시니까 그 말에 책임감이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책임감이라고 생각하면 마음의 무게가 있다. 믿어주신 만큼 최선을 다해야 겠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나에게 긍정적인 방향으로 해석해서 편안하게 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책임감 속에 ‘빠른 승부’로 김도현은 우위를 점하고 있다.

김도현은 “한 구종에만 의존하지 않고 골고루 분배하고 있다. 똑같은 구종을 쓰다 보면 상대도 알게 되니까 배분하려고 한다. 포수들도 많이 도와주니까 믿고 던지니까 좋은 결과 나온다”며 “마운드에서 생각이 많아지면 타자가 아니라 나랑 싸우게 된다. 생각을 줄이기 위해 빨리 빨리 승부하려고 한다. 아웃카운트를 잡으려면 배트가 나오게 해야 한다. 빠른 승부하면서 이닝에 집중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앞선 삼성과의 맞대결에서 올 시즌 가장 좋지 못한 성적표를 작성했던 김도현은 11일 안방에서 설욕전을 펼친다.

개인은 물론 팀 입장에서도 중요한 경기가 될 전망이다. KIA는 10일 삼성과의 시즌 8차전에서 이재현에게 만루포를 내주는 등 0-8 패를 기록했다. 올 시즌 상대전적은 2승 6패가 됐다.

한편 삼성에서는 양창섭이 시즌 첫 선발로 출격한다.

/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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