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댁’ 배우 이재은 “육아·연기 두 토끼 잡을래요”
2025년 06월 09일(월) 19:00 가가
40년 만에 고향 광주에 ‘둥지’…아역 출신 이재은씨
5·18 때 100일…4살 때 연예계 데뷔하며 서울로 이사
4년 전 광주 사람과 결혼·육아 전념…“고향의 정·맛 매력”
5·18 때 100일…4살 때 연예계 데뷔하며 서울로 이사
4년 전 광주 사람과 결혼·육아 전념…“고향의 정·맛 매력”
드라마 ‘토지(1987)’에 출연한 아역배우 출신 이재은(45·사진)씨는 ‘광주댁’으로 불린다. 지난 2022년 광주에 거주하는 남편 김응규(44)씨를 만나 결혼해 함께 광주살이를 시작한 지 4년 차가 됐다.
인터뷰를 위해 이 씨가 살고 있는 풍암지구를 찾았다. 풍암호수공원을 배경으로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자연스럽게 카메라 앞에서 포즈를 취하는 이 씨의 모습에서 오랜 연예계 생활의 여유가 느껴졌다.
이 씨는 “아이를 키우고 가족과 함께 하는 지금이 내 인생에서 가장 마음이 편안하다”며 “남편이 광주에서 오래 기반을 잡았고, 나 역시 가정을 우선 순위에 두고 싶어 광주에서 살게 됐다”고 말했다.했다.
광주에서 체육입시학원을 10여 년째 운영 중인 남편 김 씨는 조선대 이학박사(운동역학 전공)이자 골프선수 트레이너로도 활약하고 있다.
이재은은 1984년 4살의 나이로 연예계에 데뷔해 ‘하늘아하늘아(1988)’, ‘노랑머리(1999)’, ‘인어아가씨(2002)’ 등 드라마·영화계를 넘나들며 ‘원조 국민여동생’ 타이틀을 얻었다.
그에게 광주란 특별한 도시다. 이 씨의 아버지는 1980년대 당시 전남일보(현 광주일보)에서 기자로 근무했고, 온가족이 서울로 이사하기 전까지 북구 신안동에 거주했다.
“태어난 지 100일째 되던 날 5·18민주화운동이 일어났죠. 어머니께선 그때를 회상하실 때마다 ‘나 죽는 건 괜찮은데 얘 꽃도 못 피우고 죽을까봐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었다’고 하세요.”
이 씨는 40여 년 만에 돌아온 광주를 ‘제2의 고향’이라고 부른다. 아버지의 고향인 보성에서 할머니가 손수 데쳐주신 벌교 참꼬막을 하루내 까먹은 시골에서의 기억은 지금까지도 특별한 추억으로 남아 있다.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자연스럽게 우리 동네 사람으로 받아주시는 게 느껴졌어요. 동네 목욕탕에 가면 아주머니들이 ‘광주댁 왔냐’고 다정하게 맞아주시기도 합니다. 제가 참꼬막, 생고기, 토하젓 같은 음식을 너무 좋아해요. 광주에서의 어릴 적 기억은 없는데 다들 입맛도 말씨도 딱 ‘남도 사람’이라고 하시더라고요.”
이 씨는 광주 생활의 장점으로 맛좋고 신선한 먹거리, 도시와 시골의 정취가 어우러진 자연환경, 가족이 함께할 수 있는 다양한 야외활동의 접근성을 꼽는다. 다만 아직 아이가 어려 일상에서 자유롭게 외출하거나 지역의 삶을 온전히 누리기에는 현실적인 제약도 있다고 털어놓았다. 육아에 전념 중인 이 씨에게 기억에 남는 순간 중 하나는 남편의 깜짝 이벤트였다.
“올해 4월 갑자기 외출하자기에 투덜거리며 나갔어요. 제가 예쁘게 핀 벚꽃이 보고싶다고 지난 겨울에 무심코 말했던 걸 남편이 기억하고 근교 벚꽃 명소에 데려간 거에요. 아이를 키우느라 시간이 어떻게 지나는지 몰랐는데 남편의 세심함에 정말 울컥했죠.”
이 씨는 지역 생활에 스며들었지만, 여전히 자신에게 가장 편안하고 익숙한 일은 배우로서 연기하는 순간이라고 밝혔다. 엄마, 아내라는 역할도 소중하지만 연기할 때 비로소 제자리로 돌아온 듯한 안정감을 느낀다는 것이다. 어느새 데뷔 42년차 중견 배우가 된 그는 지난해 KBS2 수목드라마 ‘페이스미’로 7년 반만에 복귀를 알렸다. 그는 “오랜만에 나간 현장에서 배우·스탭들에게 ‘선생님’ 소리를 듣고 몸둘 바를 모르겠더라”며 “카메라 앞에 다시 서는 순간 ‘감이 떨어졌을까’ 걱정했는데 촬영하다보니 어느새 긴장이 풀렸다”고 웃었다.
이 씨는 작품마다 자신의 개성을 살리는 동시에, 시대의 흐름에 뒤처지지 않는 연기를 위해 늘 고민한다고 말한다. 그는 앞으로도 역할이 주어지는 한 다양한 캐릭터를 통해 또 다른 이재은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글·사진=서민경 기자 minky@kwangju.co.kr
인터뷰를 위해 이 씨가 살고 있는 풍암지구를 찾았다. 풍암호수공원을 배경으로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자연스럽게 카메라 앞에서 포즈를 취하는 이 씨의 모습에서 오랜 연예계 생활의 여유가 느껴졌다.
광주에서 체육입시학원을 10여 년째 운영 중인 남편 김 씨는 조선대 이학박사(운동역학 전공)이자 골프선수 트레이너로도 활약하고 있다.
그에게 광주란 특별한 도시다. 이 씨의 아버지는 1980년대 당시 전남일보(현 광주일보)에서 기자로 근무했고, 온가족이 서울로 이사하기 전까지 북구 신안동에 거주했다.
이 씨는 40여 년 만에 돌아온 광주를 ‘제2의 고향’이라고 부른다. 아버지의 고향인 보성에서 할머니가 손수 데쳐주신 벌교 참꼬막을 하루내 까먹은 시골에서의 기억은 지금까지도 특별한 추억으로 남아 있다.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자연스럽게 우리 동네 사람으로 받아주시는 게 느껴졌어요. 동네 목욕탕에 가면 아주머니들이 ‘광주댁 왔냐’고 다정하게 맞아주시기도 합니다. 제가 참꼬막, 생고기, 토하젓 같은 음식을 너무 좋아해요. 광주에서의 어릴 적 기억은 없는데 다들 입맛도 말씨도 딱 ‘남도 사람’이라고 하시더라고요.”
이 씨는 광주 생활의 장점으로 맛좋고 신선한 먹거리, 도시와 시골의 정취가 어우러진 자연환경, 가족이 함께할 수 있는 다양한 야외활동의 접근성을 꼽는다. 다만 아직 아이가 어려 일상에서 자유롭게 외출하거나 지역의 삶을 온전히 누리기에는 현실적인 제약도 있다고 털어놓았다. 육아에 전념 중인 이 씨에게 기억에 남는 순간 중 하나는 남편의 깜짝 이벤트였다.
“올해 4월 갑자기 외출하자기에 투덜거리며 나갔어요. 제가 예쁘게 핀 벚꽃이 보고싶다고 지난 겨울에 무심코 말했던 걸 남편이 기억하고 근교 벚꽃 명소에 데려간 거에요. 아이를 키우느라 시간이 어떻게 지나는지 몰랐는데 남편의 세심함에 정말 울컥했죠.”
이 씨는 지역 생활에 스며들었지만, 여전히 자신에게 가장 편안하고 익숙한 일은 배우로서 연기하는 순간이라고 밝혔다. 엄마, 아내라는 역할도 소중하지만 연기할 때 비로소 제자리로 돌아온 듯한 안정감을 느낀다는 것이다. 어느새 데뷔 42년차 중견 배우가 된 그는 지난해 KBS2 수목드라마 ‘페이스미’로 7년 반만에 복귀를 알렸다. 그는 “오랜만에 나간 현장에서 배우·스탭들에게 ‘선생님’ 소리를 듣고 몸둘 바를 모르겠더라”며 “카메라 앞에 다시 서는 순간 ‘감이 떨어졌을까’ 걱정했는데 촬영하다보니 어느새 긴장이 풀렸다”고 웃었다.
이 씨는 작품마다 자신의 개성을 살리는 동시에, 시대의 흐름에 뒤처지지 않는 연기를 위해 늘 고민한다고 말한다. 그는 앞으로도 역할이 주어지는 한 다양한 캐릭터를 통해 또 다른 이재은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글·사진=서민경 기자 minky@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