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달 특수’ 장례업계…‘윤달 옛말’ 이사업체
2025년 06월 02일(월) 20:25 가가
장례업계, 이장·화장 예약 급증…영락공원, 운영시간 연장
이사업계, 부동산 침체에 ‘개점휴업’…결혼업계 특수 실종
이사업계, 부동산 침체에 ‘개점휴업’…결혼업계 특수 실종
3년만에 돌아온 윤달(7월 25일∼8월 22일)에 지역 장례업계의 일손이 바빠지고 있다.
‘윤달에는 무슨 일을 해도 탈이 없다’는 속설에 따라 지역 장례업계에 화장, 이장 등 예약이 급증하면서 ‘윤달 특수’를 누리고 있는 것이다. 윤달은 음력 날짜가 실제 계절과 한 달의 차이가 생기는 것을 막기 위해 여분의 달을 추가한 것으로, 전통적으로 재액(災厄)이 없어 ‘한 달이 통째로 손 없는 날’로 여겨지고 있다.
반면 부동산 경기 침체, 전통문화에 대한 인식변화 등으로 예년과 달리 특수를 누리지 못하는 곳도 생겨나는 등 업계별 희·비도 교차하고 있다.
2일 나주 지역에서 활동 중인 장묘사 신정숙(여·53)씨는 “이번 윤달 기간 동안 분묘 개장, 화장 수요가 폭증하면서 수 주 전부터 미리 연락을 주지 않으면 예약조차 못 할 정도다”고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
이번 윤달을 놓치면 다음 윤달까지는 3년 이상 기다려야 한다는 생각에 분묘 개장, 화장, 이장 요청이 몰려들고 있다는 것이다. 신씨는 오는 7월 말까지도 일정의 90%가 이미 예약돼 있는 상황이며, 시간이 비교적 오래 걸리는 이장 예약은 거의 받지도 못하고 있다고 한다.
신씨는 “묘 이장은 성불 등 2~3일은 소요되는데 묘 개장만으로도 너무 바쁜 상황”이라며 “평소 윤달에 관한 미신을 믿지 않던 사람들도 가족 어르신의 뜻을 따라 일정을 맞추는 경우가 많아 올해도 수요가 줄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도시공사 장사시설 영락공원도 일부 예약 자리가 남아있는 광주 관내 시설을 제외하고 나주·장성·영암 등 관외 지역의 화장 수요는 윤달 첫날부터 대부분 마감된 상태다.
영락공원은 윤달 기간 동안 운영시간을 기존 오전 7시 50분부터 오후 5시까지에서 오전 7시부터 오후 6시까지로 1시간 이상 연장키로 했다. 그 결과 개장화장과 일반 화장을 포함한 하루 총 화장 건수는 기존 49건에서 최대 73건까지 늘어났다는 것이다.
영락공원 관계자는 “윤달이 시작되기 전부터 개장 유골 화장 예약 문의가 쇄도했다”며 “기존에는 하루 11건 수준으로 유골 화장을 운영해 왔으나, 윤달 기간 동안은 38건으로 확대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윤달은 옛말”이라며 웃지 못하는 업계도 있다.
이사업체는 최근 이어진 부동산 침체에 인건비도 오르면서 “마이너스가 안나면 다행”이라고 호소하고 있다. 과거 윤달에 이사 수요가 부쩍 늘었던 것이 무색하다는 것이다.
30년째 포장이사를 하고 있는 신대중(60)씨는 “집도 안 팔리고 윤달도 옛날에나 잘됐지 요즘은 이윤이 안 남는 수준이 아니라 마이너스다. 업계의 80%는 다 폐업하기 직전이라고 울고 있다”고 전했다.
광주에서 이사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박일철(70)씨도 “윤달이라고 달라진 것도 없다. 경기가 많이 죽어서 이사하겠다는 사람도 없다. 특히 개인 업체들은 더 힘들다”고 말했다.
결혼업계도 젊은이들의 인식 변화로 전통보다 개인의 선택이 강조되면서, 윤달은 더 이상 고려 대상이 아니게 됐다는 것이 업계 이야기다.
광주지역에서 15년째 웨딩컨설팅을 운영 중인 오경진(47)씨는 “예전에는 결혼 날짜를 정하기 위해 사주를 보고, 손 없는 날이나 윤달을 골라서 식 날짜를 잡는 고객이 많았지만 요즘은 그렇지 않다”며 “이제는 자녀가 먼저 결혼 날짜를 정한 뒤 부모에게 알리는 등 문화 자체가 달라져 윤달 특수도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고 말했다.
‘윤달에 수의(壽衣)를 장만하면 무병장수한다’는 속설 때문에 전통적으로 수의를 제작하는 시기로 여겨졌으나, 수의 제작 업계 또한 트렌드 변화와 수요 감소, 인력 부족 등으로 특수를 누리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진아 기자 jinggi@kwangju.co.kr
‘윤달에는 무슨 일을 해도 탈이 없다’는 속설에 따라 지역 장례업계에 화장, 이장 등 예약이 급증하면서 ‘윤달 특수’를 누리고 있는 것이다. 윤달은 음력 날짜가 실제 계절과 한 달의 차이가 생기는 것을 막기 위해 여분의 달을 추가한 것으로, 전통적으로 재액(災厄)이 없어 ‘한 달이 통째로 손 없는 날’로 여겨지고 있다.
2일 나주 지역에서 활동 중인 장묘사 신정숙(여·53)씨는 “이번 윤달 기간 동안 분묘 개장, 화장 수요가 폭증하면서 수 주 전부터 미리 연락을 주지 않으면 예약조차 못 할 정도다”고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
광주도시공사 장사시설 영락공원도 일부 예약 자리가 남아있는 광주 관내 시설을 제외하고 나주·장성·영암 등 관외 지역의 화장 수요는 윤달 첫날부터 대부분 마감된 상태다.
영락공원은 윤달 기간 동안 운영시간을 기존 오전 7시 50분부터 오후 5시까지에서 오전 7시부터 오후 6시까지로 1시간 이상 연장키로 했다. 그 결과 개장화장과 일반 화장을 포함한 하루 총 화장 건수는 기존 49건에서 최대 73건까지 늘어났다는 것이다.
영락공원 관계자는 “윤달이 시작되기 전부터 개장 유골 화장 예약 문의가 쇄도했다”며 “기존에는 하루 11건 수준으로 유골 화장을 운영해 왔으나, 윤달 기간 동안은 38건으로 확대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윤달은 옛말”이라며 웃지 못하는 업계도 있다.
이사업체는 최근 이어진 부동산 침체에 인건비도 오르면서 “마이너스가 안나면 다행”이라고 호소하고 있다. 과거 윤달에 이사 수요가 부쩍 늘었던 것이 무색하다는 것이다.
30년째 포장이사를 하고 있는 신대중(60)씨는 “집도 안 팔리고 윤달도 옛날에나 잘됐지 요즘은 이윤이 안 남는 수준이 아니라 마이너스다. 업계의 80%는 다 폐업하기 직전이라고 울고 있다”고 전했다.
광주에서 이사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박일철(70)씨도 “윤달이라고 달라진 것도 없다. 경기가 많이 죽어서 이사하겠다는 사람도 없다. 특히 개인 업체들은 더 힘들다”고 말했다.
결혼업계도 젊은이들의 인식 변화로 전통보다 개인의 선택이 강조되면서, 윤달은 더 이상 고려 대상이 아니게 됐다는 것이 업계 이야기다.
광주지역에서 15년째 웨딩컨설팅을 운영 중인 오경진(47)씨는 “예전에는 결혼 날짜를 정하기 위해 사주를 보고, 손 없는 날이나 윤달을 골라서 식 날짜를 잡는 고객이 많았지만 요즘은 그렇지 않다”며 “이제는 자녀가 먼저 결혼 날짜를 정한 뒤 부모에게 알리는 등 문화 자체가 달라져 윤달 특수도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고 말했다.
‘윤달에 수의(壽衣)를 장만하면 무병장수한다’는 속설 때문에 전통적으로 수의를 제작하는 시기로 여겨졌으나, 수의 제작 업계 또한 트렌드 변화와 수요 감소, 인력 부족 등으로 특수를 누리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진아 기자 jinggi@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