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로 만나는 ‘오월’ ] ‘1980년 5월’ 열흘간의 광주, 그리고 끝나지 않은 역사
2025년 05월 14일(수) 19:25 가가
<4> 오월 연극 ‘나는 광주에 없었다’
18일까지 ACC 예술극장 극장1
광주 지킨 이들의 숭고한 희생 그려
관객, 시민군·목격자로 무대 참여
시민군 추모·연대의 메시지도
18일까지 ACC 예술극장 극장1
광주 지킨 이들의 숭고한 희생 그려
관객, 시민군·목격자로 무대 참여
시민군 추모·연대의 메시지도
“우리가 사랑했던 것, 괴로움을 당했던 것, 아무것도 헛됨은 없어라”
1980년 5월 27일, 최후까지 옛 전남도청을 지키며 산화한 시민군 고(故) 이정연 열사의 일기 속 한 구절이다. 당시 그는 만 20세, 이제 막 스무 살의 청년이었다.
그의 말대로, 헛된 것은 없었다. 1980년 광주를 지킨 이들의 피와 숭고한 용기는 이 땅 깊숙이 스며들었다.
그리고 45년의 세월이 흘러 2025년 대한민국을 지켜내는 힘이 됐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말한다. “우리는 5·18 광주에 빚을 졌다”고.
여전히 끝나지 않은 광주의 역사가 무대 위에 펼쳐진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의 5월 레퍼토리 공연 ‘나는 광주에 없었다’가 오는 15일부터 18일까지 예술극장 극장1에서 관객과 만난다. 연출은 2018 평창 동계패럴림픽 개·폐회식 연출을 맡았던 고선웅 감독.
작품은 1980년 5월 18일부터 27일까지 열흘간의 광주를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재현한다. 전남대 정문에서 시작된 5·18민주화운동의 흐름을 따라가며, 금남로로 나선 조대부고 남학생, 광주에 머물다 발이 묶인 부산 여대생, 계림동 주민, 빵집 아저씨 등 평범한 시민들의 시선을 통해 1980년 5월의 광주를 생생하게 그려낸다.
무엇보다 이 작품의 가장 큰 특징은 관객 참여형 공연이라는 점이다. 관객들은 무대 속 ‘시민군’이 되거나 ‘목격자’로 참여하며, 무대와 관객석의 경계를 넘나들게 된다. “독재 타도, 계엄 철폐, 민주 평화” 등의 구호를 함께 외치고, ‘빗속의 여인’, ‘남행열차’ 같은 당시의 노래를 부르며 극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든다. 공연의 마지막에는 촛불을 들고 민주주의를 위해 산화한 이들을 기리는 시간도 마련된다.
이러한 연출 방식은 과거의 사건을 현재와 이어주기 위한 시도다. 5·18을 직접 경험하지 못한 세대는 무대 참여를 통해 그 시절의 감정과 분위기를 체감하게 되고, 당시를 기억하는 이들에게는 ‘아직 잊지 않았다’, ‘감사하다’는 위로와 연대의 메시지를 전한다.
ACC 5월 대표 레퍼토리로 자리잡은 이 작품은 2020년 초연 이후 관객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아왔다. 올해는 5·18민주화운동 45주년을 맞아 객석을 518석으로 확장하고, 무대와 객석 구조를 일부 조정해 무대 디자인의 완성도와 안정성을 한층 높였다.
또한 수도권 관객을 위한 ‘메모리얼 투어’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1박 2일 일정으로 진행되는 이번 투어는 15~16일, 17~18일 두 차례 운영된다. 참여자들은 공연 관람은 물론 국립5·18민주묘지, 5·18자유공원, 5·18민주화운동기록관, 전일빌딩245, 양림동 역사문화마을 등을 둘러보게 된다. 보다 깊이있는 체험을 통해 5·18의 정신과 역사적 의미를 더 생생하게 느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광주와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SNS에는 “그때의 광주는 얼마나 무섭고 외로웠을까”라는 글들이 잇따라 올라오며, 당시를 직접 겪지 못한 세대들도 광주의 아픔에 공감하고 감사를 전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공연 ‘나는 광주에 없었다’ 속 한 대사가 깊은 울림을 전한다.
“1980년 5월, 우리는 광주에 없었습니다. 5월 18일부터 27일까지 열흘 간 광주는 차단되고 격리된 섬이었습니다. 완전한 고립 속에서도 의지를 굽히지 않고 민주화를 위해 싸운 숭고한 용기와 희생으로 이 땅에 자유와 민주주의가 자리잡을 수 있었습니다.”
/장혜원 기자 hey1@kwangju.co.kr
1980년 5월 27일, 최후까지 옛 전남도청을 지키며 산화한 시민군 고(故) 이정연 열사의 일기 속 한 구절이다. 당시 그는 만 20세, 이제 막 스무 살의 청년이었다.
그리고 45년의 세월이 흘러 2025년 대한민국을 지켜내는 힘이 됐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말한다. “우리는 5·18 광주에 빚을 졌다”고.
여전히 끝나지 않은 광주의 역사가 무대 위에 펼쳐진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의 5월 레퍼토리 공연 ‘나는 광주에 없었다’가 오는 15일부터 18일까지 예술극장 극장1에서 관객과 만난다. 연출은 2018 평창 동계패럴림픽 개·폐회식 연출을 맡았던 고선웅 감독.
이러한 연출 방식은 과거의 사건을 현재와 이어주기 위한 시도다. 5·18을 직접 경험하지 못한 세대는 무대 참여를 통해 그 시절의 감정과 분위기를 체감하게 되고, 당시를 기억하는 이들에게는 ‘아직 잊지 않았다’, ‘감사하다’는 위로와 연대의 메시지를 전한다.
ACC 5월 대표 레퍼토리로 자리잡은 이 작품은 2020년 초연 이후 관객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아왔다. 올해는 5·18민주화운동 45주년을 맞아 객석을 518석으로 확장하고, 무대와 객석 구조를 일부 조정해 무대 디자인의 완성도와 안정성을 한층 높였다.
또한 수도권 관객을 위한 ‘메모리얼 투어’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1박 2일 일정으로 진행되는 이번 투어는 15~16일, 17~18일 두 차례 운영된다. 참여자들은 공연 관람은 물론 국립5·18민주묘지, 5·18자유공원, 5·18민주화운동기록관, 전일빌딩245, 양림동 역사문화마을 등을 둘러보게 된다. 보다 깊이있는 체험을 통해 5·18의 정신과 역사적 의미를 더 생생하게 느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광주와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SNS에는 “그때의 광주는 얼마나 무섭고 외로웠을까”라는 글들이 잇따라 올라오며, 당시를 직접 겪지 못한 세대들도 광주의 아픔에 공감하고 감사를 전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공연 ‘나는 광주에 없었다’ 속 한 대사가 깊은 울림을 전한다.
“1980년 5월, 우리는 광주에 없었습니다. 5월 18일부터 27일까지 열흘 간 광주는 차단되고 격리된 섬이었습니다. 완전한 고립 속에서도 의지를 굽히지 않고 민주화를 위해 싸운 숭고한 용기와 희생으로 이 땅에 자유와 민주주의가 자리잡을 수 있었습니다.”
/장혜원 기자 hey1@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