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 신촌리 금동관’의 가치와 역사를 조망하다
2025년 04월 30일(수) 16:25
국립나주박물관 오는 7월 27일까지 특별 기획전 열어
108년 만에 금동관 전면의 X-ray 촬영 정밀 자료 확보

신촌리 금동관과 부장품들. <국립나주박물관 제공>

전시실 장면. <국립나주박물관 제공>
고분에서 발굴된 금동관(金銅冠)은 당대 최고 권력자나 정치체를 상징하는 의미 있는 유물로 평가된다. 일제 강점기 나주 신촌리 금동관(국보 제295호) 출토 이후 마한시대 금동관의 실재에 대한 부분은 학계의 중요한 관심사 가운데 하나다.

신촌리 금동관은 호남지역의 대표적인 금동관이자 한반도에서 최초로 발견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고대 한반도에서 활동했던 마한과 연관된 중요 유산으로 평가되며 1997년 국보로 지정됐다. 학계에서 금동관 등 위세품(威勢品)을 두고 논쟁이 벌어지는 이유는 지역 고대사와 연관되기 때문이다.

국보 신촌리 금동관의 가치와 역사를 조명하는 전시가 열려 눈길을 끈다.

국립나주박물관(관장 김상태)은 ‘국보 신촌리 금동관, 새로운 관점’을 주제로 기획특별전을 연다.

특히 발굴 108년 만에 금동관 전면의 X-ray 촬영을 토대로 정밀한 자료를 확보한 점이 특징이다. 3D 스캔을 활용해 금동관 구성 요소들을 자세히 볼 수 있게 한 점도 이채롭다.

오는 7월 27일까지 펼쳐지는 특별전은 ‘국보 나주 신촌리 금동관’의 가치와 역사를 들여다보고 향후 연구와 새로운 해석 가능성을 타진하는 방향으로 기획됐다.

박물관 측은 전시실 가운데에 신촌리 금동관을 비롯해 금동신발 등을 배치해 관람객 이목을 집중시키는 데 역점을 뒀다. 또한 금동관은 대관과 모관을 분리했으며, 금동관에 담긴 내용은 인포그래픽을 통해 제공, 정보에 손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전시는 모두 4부로 짜여져 있다.

전시실 한쪽에 마련된 영상실에서는 신촌리 금동관을 눈앞에서 보는 듯한 생생한 현장감을 경험할 수 있다. ‘시간을 넘어 마주한 영원한 빛’이라는 감상공간에서 3분의 영상을 시청할 수 있다.

1부는 지난 108년간의 연구 과정을 집약했다. 지난 1917년 발굴에 참여했던 일본 연구자들은 금동관을 ‘왜인’의 것이라 주장했다. 임나일본부설을 증명하기 위한 차원으로 조선총독부의 조선고적조사사업과 연관돼 있다. 그러나 광복 이후 자료와 연구의 진전에 따라 ‘백제’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수정됐으며 특히 대관은 마한·백제 관과는 유사성이 발견되지 않는 독자적인 것으로 인식됐다.

2부는 신촌리 금동관과 삼국시대의 여러 관들을 비교 분석했다. 지역별로 출토된 삼국시대 주요 관들의 위치와 특징 등을 그래픽을 통해 조망할 수 있게 했다.

새로운 해석의 가능성을 염두한 전시 공간도 있다.

3부는 신촌리 금동관과 유사한 형태를 지닌 11개 관련 유적들의 공통점과 차이점에 포커스를 맞췄다. 껴묻거리들을 집대성한 학술 자료 외에도 영암 내동리 출토 금동관편을 종합적으로 비교해 향후 연구 등 가능성을 포석한 것으로 풀이된다.

4부는 과학적 자료를 매개로 살펴보는 신촌리 금동관의 다양한 모습들이다. X-ray와 현미경 사진으로 금동관 안팎을 볼 수 있고 육안으로 보기 힘든 유리구슬 안쪽까지 자세히 가늠할 수 있다. 이색적인 것은 신촌리 금동관이 수리해 사용한 점인데, 당시 흔적들을 영상과 시각자료를 통해 접근할 수 있다.

김상태 관장은 “특별전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부분은 108년 만에 금동관을 X-ray 촬영해 과학적 접근을 한 것”이라며 “신촌리 금동관과 다채로운 자료 등을 매개로 당대 영산강 유역의 정치체와 다양한 문화 등을 감상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전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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