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도 출산정책] 지자체와 함께 낳고 길러요 … 행복한 출산 전남에서
2025년 04월 18일(금) 15:00
전남도, 2030년까지 출산율 1.5명 목표
첫째만 낳아도 첫만남 이용권 200만원
올해부터 출생기본수당 도입 18년간 지급
강진군, 첫 아이 출산에 매월 60만원
출산장려금 7년간 총 5040만원 지급
고흥, 3년 1080만원…진도, 7년 1000만원
간호사 등 출산가장 방문해 맞춤 건강관리

지난해 구례군에서 네자녀 다둥이 가정을 꾸린 조창근(47)ㆍ김슬지(38)씨 부부와 유하(왼쪽부터), 용훈, 서준, 예주. <조창근씨 제공>

‘아이 좀 낳으세요. 화끈하게 지원합니다.’

아이 울음소리 듣기 힘든 시골 지방자치단체가 내놓는 출산 정책을 듣고 있으면 남 일 인 듯 싶다가도 ‘한 번 (시도)해볼까’라는 생각을 갖게 할 파격적 지원책이 귀를 솔깃하게 한다.

솔직히 입이 ‘떠억’ 벌어질만한 장려금을 준다고 아이 낳겠다는 부부들이 얼마나 있을까. 기대만큼 출산율이 올라가지도 않고 다둥이 가정이 느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출산할 때 목돈 들어간다는 것, 경험한 부부라면 다 안다.

산부인과 수술비, 산후조리원 입원비, 도우미 비용, 신생아 물품 구매 등 이것저것 챙기다보면 출산 직후 들어가는 돈이 한 두달은 수백만원을 훌쩍 넘긴다. 아이가 쑥쑥 클 때마다 기저귀, 분유값, 예방접종비, 장난감 대여료. 도서구입비, 아이돌보미 비용 등 돈 들어갈 데가 넘쳐난다.

자치단체가 모를 리 없다. “감당하기 버겁네”라는 생각이 들까봐 알아서 챙겨준다.

강진은 첫 아이만 낳아도 출산장려금으로 매월 60만원씩 준다. 무려 7년(84개월) 간 지급한다. 총액 기준으로 5040만원이나 된다. 고흥은 30만원씩 3년 간 총 1080만원을 지급하고 산후 몸조리를 위해 쌀·소고기·미역·김도 보내준다. 진도에서는 첫 아이를 낳으면 300만원을 한꺼번에 주고 매년 100만원씩 7년 간 준다.

전남도는 첫째아만 낳아도 200만원을 ‘첫만남’ 이용권이라고 지급한다. 둘째아를 낳을 때는 300만원을 한꺼번에 준다.

여기에 올해부터 출생기본수당 제도를 도입해 전남에서 아이를 낳으면 성인이 될 때까지 18년 간 출생기본수당을 지급한다. 22개 시·군도 참여하는 정책이라 전남에 출생신고를 하고 부모와 함께 계속해 전남에 거주하면 전남도 수당과 시·군 수당을 합쳐 매월 최대 20만 원을 받는다.

임신을 해도 축하한다며 30만(영광)~50만원(여수·구례)의 지원금을 챙겨주고 1박 2일 일정으로 부부 태교여행(해남)을 보내주는가 하면, 아이 낳고 6개월 간 공영주차장을 무료(여수)로 제공한다. 태어난 지 100일이 되면 백일사진도 찍어주고(고흥) 수도요금(50%·강진)도 깎아준다. 신문에 축하 광고를 (해남) 내준다.

간호사 등 전문인력이 출산가정을 직접 방문해 맞춤형 건강관리 서비스를 펼치고 소득기준 제한 없이 모든 출산가정에 산모·신생아 건강관리 서비스 등도 제공한다.

자치단체들이 친정 엄마가 살피듯 살뜰히 챙겨주니 전남에 살면 그냥 받자. 그리고 잘 키우면 된다.

‘아이들 아프면 갈 데도 없지 않냐’는 부모들 걱정도 헤아려 영암·곡성은 보건소에서 소아청소년과를 운영한다. 5곳에서 운영중인 공공산후조리원도 여수·광양, 목포·영광(2026년)에 추가로 개원한다. 공공산후조리원 이용료도 깎아준다.

‘출산에 진심’이라고 할만한 39개 사업을 마련, 올해 615억원을 투입했다는 게 전남도 설명이다. 아이를 키우는 가정에 실질적 도움을 주겠다는 것으로, 희망출산율 1.5명을 오는 2030년까지 달성해보겠다는 각오다.

그래서인지 출산율도 올랐다. 65세 이상 어르신들 비율(27.2%)이 가장 많은 전남의 지난해 출산율은 1.03명. 세종과 함께 전국에서 가장 높다. 2022년·2023년(0.97명)이후 오름세다. 영광(1.71명·전국 1위), 강진(1.60명·〃 2위), 장성(1.34명·〃 4위), 함평(1.30명·〃 7위), 고흥(1.28명·〃 8위)은 합계출산율 전국 상위 10개 시·군·구에 올랐다.

전남도 관계자는 “임신·출산·양육 맞춤형 서비스 통합 제공으로 저출생 추세를 반등하는 흐름을 이어가도록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을 기자 dok2000@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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