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 낙월도, 꿀벌 섬으로
2025년 04월 15일(화) 20:47
전남농기원, 28일 ‘꿀벌 자원 육성 품종 증식장’ 개소
여왕벌 키워 농가에 공급…도·농촌진흥청 24억 투입

/챗GPT 생성 이미지

전남 영광군 낙월도에 ‘꿀벌 섬’이 조성된다. 기후 변화로 집을 나갔다 돌아오지 못하거나 폐사하는 등 ‘꿀벌 실종 사태’가 잇따르면서 지자체가 직접 꿀벌을 키워 농가에 보급하는 ‘기지’ 역할을 하기 위해서다.

15일 전남도농업기술원에 따르면 기술원 곤충잠업연구소는 오는 28일 영광 낙월도에 ‘꿀벌 자원 육성 품종 증식장’을 마련, 개소식을 갖는다.

다른 꿀벌이 서식하지 않는 섬에 양봉사와 관리동 등을 갖춘 증식장(386㎡)을 조성한 뒤 농촌진흥청이 육종한 원종을 받아 질병과 환경 변화에 대한 저항성이 높은 슈퍼 여왕벌을 키워내 농가에 빠르게 보급하기 위한 것으로, 농촌진흥청과 전남도가 24억원을 투입했다.

특정 품종의 우수한 유전 형질을 보존하기 용이한 섬의 특수성을 고려해 선정됐으며 전국적으로 충남(보령 삽시도), 전남(낙월도), 경북 예천, 전북(군산 연도), 진도 등에 조성된다.

기후변화로 꿀벌 집단 실종과 폐사가 반복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양봉 농가와 수분을 돕는 꿀벌 등 꽃가루 매개 곤충을 필요로 하는 농가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게 곤충잠업연구소 설명이다.

조감도 <곤충잠업연구소 제공>
낙월도에서 키워내는 여왕벌은 신품종인 ‘젤리킹’으로 올해 100마리를 키워낸 뒤 총 500마리까지 보급을 늘려나가겠다는 게 농기원 계획이다. 젤리킹은 재래종 꿀벌 대비 로열젤리 함량(10-HDA)이 31.3%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기후 위기에 따라 꿀벌 실종 사태는 봄마다 반복되는 실정으로, 올 2월 기준 전남지역 양봉농가(3063호)가 키우는 30만 8000봉군의 14%가 돌아오지 못하거나 각종 질병으로 실종되는 등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전남도는 파악했다.

2023년만 해도 10만 1000봉군에 달했던 실종 사태는 지난해 4만 6000봉군으로 다소 줄었지만 매년 반복되는 형편이다.

작물로 보면 딸기(100%), 수박·참외(93%), 토마토(84%), 멜론(72%), 사과(20%) 등 27개 작물이 꿀벌, 호박벌 등 수정벌에 수분을 의존하고 있을 정도로 중요하다.

정원진 농업기술원 곤충잠업연구소 관계자는 “꿀벌 증식장이 국내 양봉산업 활성화와 전국 2만6686농가의 11%에 달할 정도로 많은 전남 양봉농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류빈 기자 rub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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