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사건과 꽃 - 김대성 전남서부·중부·전북 취재부장
2025년 04월 01일(화) 21:30 가가
‘외로운 대지의 깃발 흩날리는 이녁의 땅/ 어둠 살 뚫고 피어난 피에 젖은 유채꽃이여/ 검붉은 저녁 햇살에 꽃잎 시들었어도/ 살 흐르는 세월에 그 향기 더욱 진하리/ (중략) / 아! 반역의 세월이여, 아! 통곡이 세월이여/ 아! 잠들지 않는 남도 한라산이여’
가수 안치환이 1987년 발표한 민중가요 ‘잠들지 않는 남도’의 노랫말이다. 제주 4·3사건을 담은 노래로 2018년부터 공식 추모곡으로 사용하고 있다. 이산하 시인의 ‘한라산’을 모티브로 만들어졌다고 하는데, 가사에 제주를 상징하는 한라산과 함께 유채꽃이 등장한다. 4·3사건으로 스러져간 제주 민중들을 유채꽃으로 의인화한 것이다.
유채꽃은 4·3사건을 다룬 동화책 ‘붉은 유채꽃’에도 나온다. 정도상 작가가 쓴 이 책은 1947년 3월 1일을 기점으로 해 1948년 4월 3일 발생한 소요 사태 및 1954년 9월 21일까지 제주도에서 발생한 무력충돌과 진압과정에서 주민들이 희생당한 4·3사건을 아이들의 눈을 통해 보여준다. 억울하게 희생된 제주도민과 그로 인해 부모와 집을 잃어버린 아이들의 아픈 이야기를 담고 있다. 책에 나오는 유채꽃은 평범한 노란 유채꽃이 아니라 강렬한 인상의 붉은 유채꽃이다. 어린아이들이 피에 젖지 않은 유채꽃을 찾아 미친 듯이 헤매며 노란 꽃을 모아 죽은 이의 얼굴과 가슴을 덮어주는 장면은 마음을 시리게 한다. 이처럼 유채꽃은 한라산과 함께 민족의 아픈 역사의 현장에서 희생된 이들을 기리는 제주 4·3사건의 상징물이 됐다.
한데 정작 4·3 관련 단체는 유채꽃보다 동백꽃을 4·3사건을 기리는 상징으로 여기는 듯하다. 동백꽃은 1992년 강요배 화백의 4·3사건을 다룬 연작 ‘동백꽃지다’가 세상에 알려지면서 이날을 기리는 상징으로 쓰이고 있다고 한다. 4·3 당시에 희생된 영혼들이 마치 붉은 동백꽃처럼 차가운 땅으로 소리 없이 스러져갔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데 배지나 수건 등 다양한 상품으로 제작 활용하고 있다.
광주도 제주 4·3사건을 모델 삼아 5·18민주화운동과 관련한 특별한 상징물을 고민해보는 게 어떨까 싶다.
유채꽃은 4·3사건을 다룬 동화책 ‘붉은 유채꽃’에도 나온다. 정도상 작가가 쓴 이 책은 1947년 3월 1일을 기점으로 해 1948년 4월 3일 발생한 소요 사태 및 1954년 9월 21일까지 제주도에서 발생한 무력충돌과 진압과정에서 주민들이 희생당한 4·3사건을 아이들의 눈을 통해 보여준다. 억울하게 희생된 제주도민과 그로 인해 부모와 집을 잃어버린 아이들의 아픈 이야기를 담고 있다. 책에 나오는 유채꽃은 평범한 노란 유채꽃이 아니라 강렬한 인상의 붉은 유채꽃이다. 어린아이들이 피에 젖지 않은 유채꽃을 찾아 미친 듯이 헤매며 노란 꽃을 모아 죽은 이의 얼굴과 가슴을 덮어주는 장면은 마음을 시리게 한다. 이처럼 유채꽃은 한라산과 함께 민족의 아픈 역사의 현장에서 희생된 이들을 기리는 제주 4·3사건의 상징물이 됐다.
광주도 제주 4·3사건을 모델 삼아 5·18민주화운동과 관련한 특별한 상징물을 고민해보는 게 어떨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