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마가 부른 ‘방역 참사’ 다시는 없어야
2025년 03월 21일(금) 00:00
전남지역에서 91년 만에 구제역이 발생하면서 ‘구제역 청정지역’이란 이미지에 타격을 입게 됐다. 지난 13일 영암에서 처음 발생한 구제역은 19일까지 10건에 달하고 여전히 확산세다.

구제역이 발생한 데는 백신 접종과 방역을 소홀히 한 탓이 크다. ‘설마 별일 있겠어’라는 방역 당국과 농가의 안이한 생각과 백신 접종 매뉴얼과 구제역 긴급행동지침을 무시한 방역 불감증이 한우 살처분이란 참사를 낳았다고 할 것이다. 정부의 구제역 긴급행동지침에는 백신은 공무원을 통해 공급하고 가능하면 공수의사가 접종를 하되 농민이 직접 주사하는 자가접종을 하더라도 공무원 입회하에 하도록 했지만 현장에선 거의 지켜지지 않았다. 백신의 보관 관리와 접종법을 담은 관리 매뉴얼도 자가접종의 경우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7년째 한우를 사육중인데 구제역 백신 접종할때 공무원이 입회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는 함평지역 한 농민의 증언이 구제역 방역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다. 이번에 구제역이 발생한 농가 중 60%가 농장주 스스로 백신을 접종한 것으로 확인된 것도 공수의사 없이 접종이 무시로 이뤄진다는 방증이다.

전남도는 전남지역에 배치된 120명의 공수의사가 한우 63만 8000마리를 직접 접종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하지만 공수의사들은 10일 가량 집중 접종하면 가능하다고 말하고 있어 전남도의 안이한 대처가 사태를 키웠다고 볼 수밖에 없다.

방역 당국은 구제역 발생을 계기로 동물 방역 현장을 재점검 하길 바란다. 매뉴얼과 관리 지침이 없어서가 아닌 만큼 현장에서 제대로 지켜지고 있는지 상시 점검하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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